◆ 88일차 화두: 충만 

‘충만’한 상태는 어떤 것일까요? 모든 것이 가득 차 틈도 없이 빽빽한 것일까요? 텅 비어 있는 그 공간의 충만함을 느끼는 것일까요? 오늘 화두는 ‘텅 빈 충만’입니다. 

아무것도 없이 텅 빈 상태와 가득 차 있는 충만은 반대의 의미 같지만, 이처럼 어울리는 조합도 없습니다. 

텅 비어 있기에 충만할 수 있습니다. 내려놓을수록 우리는 우리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알아 갈 수 있습니다. 

텅 비어 있기에 충만하다는 건 이와 같은 이치입니다. 겨울 동안 묵은 습과 욕심을 내려놓고 비울 때, 봄의 나무들은 곱고 어여쁜 꽃을 피워냅니다. 

봄의 만개한 꽃은 결국 겨울 앙상한 가지의 텅 빈 충만함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숨을 깊이 들이쉬고 내쉬며 음미해 봅니다. 

‘텅 비어 있기에 충만합니다.’ 

이 명상을 통해 우리가 어떤 마음을 충만하게 채워나가야 하는지 또 그러한 충만의 결과로 어떻게 행복과 평정을 얻을 수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오늘은 텅 빈 충만을 경험하는 하루를 만들어보시기 바랍니다. 

나는 무엇을 내려놓아야 할까? 

나는 어떤 고집을 비워야 할까?

나는 무슨 욕심을 비워야 할까? 

깊게 사유하는 시간 가져보십시오.

◎붓다의 말

부처님 가르침에 대해 희열과 믿음으로 충만한 비구는 조건 지어진 것들이 정지된 상태, 최상의 행복과 평정을 얻게 되리니. - 《법구경》

<계속>

글 | 마가스님

사단법인 자비명상 대표. 한신대학교 종교문화학 석사를 마치고 중앙승가대학교 포교사회학 박사과정을 밟았다. 1982년 도선사 현성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수지했고 법주사 복천암을 시작으로 5안거 수행했다. 따뜻한 불교를 강조하며 치유와 행복을 위한 '자비명상' 프로그램 보급에 앞장서왔으며 사회 소외계층에게 봉사와 나눔활동을 지속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제15회 대한민국 사회공헌대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저서는 《내 안에서 찾는 붓다》,《내 마음 바로보기》,《마가스님의 100일 명상》등이 있다.

저작권자 © 마음건강 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