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넷째 주 92~100일: 내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바깥을 바라보고 남을 따라가는 삶을 살다보면 한없이 작아지고 힘겹습니다. 이 시대는 특히 ‘나는 나대로 가치 있는 삶을 살겠다’는 결심이 필요하지요. 부처라 하더라도, 성인이라 하더라도 그는 타인일 뿐입니다. 

그 가르침을 통해서, 그 자취를 통해서 오직 내 길을 가야 합니다. 불교는 부처를 믿는 종교가 아닙니다. 스스로 부처가 되는 길입니다. 

《임제록臨濟錄》에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住 立處皆眞)’이란 말이 있습니다. 즉, 언제 어디서나 주체적일 수 있으니 있는 곳 모두 참된 곳이라는 뜻입니다. 이 말은 어디서나 주인 노릇을 하라는 것입니다. 

소도구로서, 부속품으로서 처신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어디서든지 주체적일 수 있다면 그곳이 곧 진리의 세계라는 뜻입니다.

연꽃은 진흙에서 자라지만 아름다운 꽃을 피웁니다. 상황을 불평하고 불만을 가질 게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낼 때 나만의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내 삶의 주인공은 나입니다. 아무도 내 인생을 대신해주지 않습니다. 내가 하는 행동, 내가 하는 말, 내가 하는 생각은 나의 미래가 됩니다. 

아빠, 엄마, 남편, 아내, 직장인 등 지금 이 순간 맡은 배역, 지금 이 순간 내가 맡은 그 일을 피하지 않고, 어려워하지 않고 능히 해낼 때 나는 행복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 92일차 화두: 고요

명상할 때 우리는 조용하고 잠잠한 상태인 ‘고요’를 경험합니다. 무조건 마음속에 꾹꾹 눌러 담아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상태는 고요가 아닙니다. 고요는 마음의 평온함입니다. 

마음속에서 일어났다가 가라앉고 휘몰아치듯 솟아났다가 사라지는 파도의 모든 과정을 지그시 바라보는 것입니다. 

고요를 이루려면 ‘알아차림’ 수행이 필요합니다. 순간순간 올라오는 생각과 감정을 알아차려야 바로 흘려보낼 수 있습니다. 

흘러가는 생각과 감정이 내 것이라 집착하지 않을 때 우리는 자유로워지고 편안한 고요 상태에 이를 수 있습니다. 

부처님은 《법구경》에서 말씀하셨습니다.

몸이 고요하며 말이 고요하고 마음이 고요하며 마음을 잘 가라앉히고 세속적인 것들을 버린 비구는 참으로 ‘평화로운 사람’이라고 불리네. 

세속적인 것들이란 바로 집착을 말합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하는 생각, 말, 행동을 바라보며 알아차림 하십시오. 

언제 어디서든지 잠시 눈을 감고 숨을 깊이 들이쉬고 내쉰 다음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내가 지금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지 바르게 보려고 노력하십시오. 거기에 고요가 깃들어 있습니다.

◎붓다의 말

고요함을 밖에서 찾지 말고 자신의 안에서 찾으라. - 《숫타니파타》

<계속>

글 | 마가스님

사단법인 자비명상 대표. 한신대학교 종교문화학 석사를 마치고 중앙승가대학교 포교사회학 박사과정을 밟았다. 1982년 도선사 현성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수지했고 법주사 복천암을 시작으로 5안거 수행했다. 따뜻한 불교를 강조하며 치유와 행복을 위한 '자비명상' 프로그램 보급에 앞장서왔으며 사회 소외계층에게 봉사와 나눔활동을 지속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제15회 대한민국 사회공헌대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저서는 《내 안에서 찾는 붓다》,《내 마음 바로보기》,《마가스님의 100일 명상》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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