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어렸을 때의 행복과 무한한 평화, 걱정·근심 없는 세계를 잃어버리고 지금 이토록 삶의 무게에 힘들어하는 실낙원失樂園의 세계에 빠져버리게 되었을까요?

그것은 세상이 변한 게 아니라 우리 마음이 변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마음이 아무 분별을 하지 않던 그때로부터 분별의 세계 속으로 깊이 빠져들었기 때문이지요.

생각은 분별을 만드는 재료이며, 분별은 끝없는 탐진치와 비교·걱정·근심을 일으키는 프로그램입니다.

사실 생각은 우리 주인이 아닙니다. 생각의 본질은 우리가 부리는 하인입니다. 그 어떤 생각도 우리가 이건 아니다, 하며 힘을 뺏는 순간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생각은 오직 우리가 먹이를 줄 때만 강성해져서 마지막에는 오히려 그 창조자인 우리를 지배합니다.

생각은 하면 할수록 에너지를 많이 소진합니다. 그래서 생각을 많이 할수록 머리가 아프고 마음이 무거워지는 겁니다.

그렇다고 생각을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닙니다. 생각은 살아가는 데 분명 필요한 마음의 도구지만 문제는 그것이 가진 부작용이 너무 크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는 살아 있는 생명 자체로서 물질 몸에 깃들어 태어났지만 지금도 우리는 살아 있는 생명이고 정신 의식체이지 몸이 우리는 아닙니다. 산 정신 의식이 떠나가버린 죽은 육체는 땅에 묻어야 할 유기체 물건일 뿐입니다.

지금 눈앞에 보이는 대상물에게서 생각의 산물인 이름을 한번 제거해보세요. 그러면 내 앞에서 태초의 본래적 신비를 되찾고 거듭나게 됩니다.

가령 지금 눈앞에 빨간 사과 하나가 놓여 있다고 해봅시다. 나는 그걸 아침식사 대용품으로 바라볼 수도 있고, 우주 자연이 물질 차원에 창조한 경이로운 존재로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어떤 관점과 생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마음 차원이 펼쳐집니다.

비단 사물만이 아니라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지금 누군가에게 지극히 사랑받거나 의지되는 존재들입니다. 설사 그들이 무슨 치우친 생각을 하거나 좀 부족하더라도 그 본질은 조금도 더럽혀지거나 손상됨 없이 경이로운 존재로서 빛나고 있습니다.

지금 눈을 들어 세상의 그런 측면들을 다시 주의 깊게 살펴보세요. 종전까지 당신이 빠져 있었던 ‘모두 다 아는 것들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벗어나 일체를 어린아이처럼 경이로운 모름의 차원에서 다시 마주할 때 세상은 나의 시선을 통해 완전히 새롭게 빛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새로워진 마음을 통해 세상은 경이롭게 거듭나고 바뀝니다. 그것은 내 마음이 지금 다 안다는 관념의 죽은 세계에서 벗어나 이 순간 실재하는 생명의 세계로 거듭나고 그런 안목을 가진 존재로 변했기 때문입니다. 눈앞의 세상을 변화시키는 생명의 힘은 절대 생각 속에 있을 수 없습니다.

그것은 살아 있는 힘인 데 반해 생각은 죽은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태도와 관점으로 세상과 대상을 다시 바라볼 때 당신의 마음이 변성變性하며, 그 변화의 순간 속에 마음을 깨닫는 깨달음의 비밀도 같이 숨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깨달으면 매 순간이 새롭다는 것입니다. 재미있게도 기독교에서도 영혼의 늘 깨어 있음을 강조하며 구원받은 자에겐 모든 게 새롭고 감사하다고 가르친다는 것입니다.

지금 내 안에서 나를 지배하고 있는 모든 생각 체계를 한번 부정해보세요. 그런다고 세상이 무너지거나 큰일 나지 않습니다. 생각은 우리가 그것에 힘을 실어주지 않는 한 죽은 개념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거듭나고 변화하기 위해 진정 해야 할 일은 내 생각 이전의 어렸을 때 살아 있던 그 생명체 자체의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의식과 생명 에너지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그것은 쉽거나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 다만 망상을 쉬고 본래의 성품대로 존재하는 습관의 문제일 뿐입니다.

그것은 지금 여기 이미 나 자신으로 있습니다. 단지 살면서 쌓아온 복잡한 내 생각과 그것이 만들어낸 분별들이 지금도 내 눈을 가리고 자기가 더 주인 노릇을 해야 한다고 설쳐대기 때문에 우리는 생각 이전의 아름답고 경이로운 태초의 세계를 잃은 것입니다. 내가 가진 생각 보따리가 바로 나를 가둔 감옥입니다.

글 | 김연수 한양특허 대표

서울대학교 미대를 다니다가 진리를 얻기 위해 출가했으나 세상으로 돌아와 전문 직업을 구해 변리사가 되었다. 지금은 직원 백 명이 넘는 <한양특허법인>의 대표 변리사로 수십 명의 변리사, 변호사와 함께 글로벌 기업들의 지적재산권 업무를 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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