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에서 자유로워지려면 항상 이 한 가지 원칙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은 절대 상대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것입니다. 상대에게 뭔가 바라는 게 있으면 그 순간 본래의 자유를 잃게 됩니다.

가족이나 친척, 친구 모두에게 마찬가지입니다. 빨리 그렇게 할수록 지혜롭고 자유로워집니다. 모든 관계에서 이해타산과 바람을 빼면 그 존재에 대한 감사함 하나만이 남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어떻게 그렇게 팔자 좋게 살아요?” 반문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내 말뜻은 아무것도 안 하면서 그냥 편하게 지내란 게 아닙니다. 자기 할 일에 최선을 다하되 그 결과를 담담하고 무심하게 받아들이란 말입니다.

이것을 ‘진인사대천명’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나는 ‘대천명’까지도 버리란 것입니다. 그냥 ‘진인사(盡人事, 내가 할 일을 끝까지 성실하게 다 하는 것)’만 할 뿐입니다.

삶을 바꾸려면 이런 태도가 필수입니다. 자식에게도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라거나 “자식이라면 이 정도는 해야지”라는 자신의 주관적 잣대를 들이대지 마세요. 외롭다고 너무 친구에게 매달리거나 이익을 보려고 지나치게 잘하지도 말고, 섭섭하다거나 원망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그러면 정말로 모든 관계에서 평안과 자유함을 얻게 됩니다. 몇 년에 한 번 봐도 어제 본 친구와 다름이 없을 정도로무심하면 좋습니다. 가까울수록 의무와 해야 할 도리가 생겨나면서 그게 문제를 만들 때가 많습니다.

불교에 “오는 사람 막지 말며 가는 사람 붙잡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인간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하면 도 닦기틀렸단 말입니다. 언뜻 생각하면 너무 무미건조하지 않나 싶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부담이 없고 자유로울 때 오히려 아이처럼 천진난만한 에너지가 넘치게 됩니다. 인간관계가 아무 부담 없으면서 재미있을수록 오히려 더 서로 가까워질 수도 있습니다. 자유로운 태도가 그 사람의 장점이자 특별함이 되기도 합니다.

그것을 흉내 내란 말이 아닙니다. 진심으로 그렇게 살아보란 것입니다. 내 속에서 정해진 내가 없을 때 상대는 자연의 품에 안기듯 평화를 느끼며 나란 존재 자체를 감싼 열린 정신과 기운을 더 좋아할 것입니다.

서로 편안하고 좋아야 관계가 오래갑니다. 내 관점에서 상대에게 잘하거나 어쩌려는 것은 피곤한 계획이 될 뿐입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바라지 말며 다만 인연 속에서 최선을 다하란 것입니다.

인간관계도 살아 있는 것이라 좋음이 계속되면 반드시 꽃에 해당하는 것이 피어나는데, 그 이름이 바로 신의와 존중에 입각한 ‘우정’이 아닐까 합니다.

글 | 김연수 한양특허 대표

서울대학교 미대를 다니다가 진리를 얻기 위해 출가했으나 세상으로 돌아와 전문 직업을 구해 변리사가 되었다. 지금은 직원 백 명이 넘는 <한양특허법인>의 대표 변리사로 수십 명의 변리사, 변호사와 함께 글로벌 기업들의 지적재산권 업무를 대리하고 있다.

저작권자 © 마음건강 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