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되면 우리는 눈앞에 펼쳐진 세상 즉 나의 의식 세계 안으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그것은 생명력 없이는 존재하거나 나타날 수가 없습니다. 이 생명에 의지해 나타나 있는 의식 세계를 O라고 하면, 세상의 모든 대상과 일은 다 O자리 위에서 나타나고 일어나는 것들입니다. 그래서 일체가 다 이것 하나뿐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이라고 이름을 붙여서 이 몸과 세상을 구분하고 분별하지만 사실 이 둘은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항상 하나로 붙어 다니며, 이 둘이 같이 나타나는 자리가 바로 내 의식이자 마음자리입니다. 이것이 유일한 우리의 의식 세계이며, 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세상이란 생명의식의 활동 현상입니다.

모든 이들은 제각각 자기 앞에 펼쳐진 이 의식 세계(O)를 삽니다. 얼핏 생각하기엔 다 다른 것 같지만 실은 의식 자리 안에 비쳐서 나타난 풍광이 다를 뿐 그 바탕인 ‘유일한 의식’ 자리는 누구에게나 다 똑같습니다.

여기서 관점을 바꿔 한번 생각해봅시다. 우주 전체에 유일한 생명의식 자리(우주 의식)가 하나 있는데 그 자리가 사람들에게 생명의식 현상을 일으켜 자기 앞에 펼쳐진 세상을 보고 느끼며 그 의식 안에서 활동하게 하고 있다면 어떨까요?

즉 내가 의식을 갖고 사는 게 아니라 그 생명의식 자리가 나란 몸과 마음의 활동 현상을 일으킨다고 거꾸로 보는 것입니다.

진정한 자기 자신에 대해 깨어난다는 것은 이제까지 늘 존재했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존재할 유일한 생명 현상이자 순수한 우주 의식인 자신을 알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이 바로 참나이며 하나님 의식, 부처님 자리입니다. 오직 유일한 의식뿐이니 여기엔 크기나 방향도 없습니다.

세상이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작동한다는 것은 다 이 자리 안에서의 지엽적인 일들입니다. 한 그루의 나무에 많은 가지와 꽃이 달려 있듯 이 의식 안에선 모두가 하나입니다.

겉모습은 다양하지만 진정한 속모습은 다를 수가 없습니다. 속모습이란 이렇게 삼라만상의 생멸함조차 있게 하는 생명 의식인 것입니다.

마치 바다에 파도가 치듯이 모든 형상은 생사를 넘나듭니다. 하지만 모든 파도의 본질이 물임을 볼 때 파도의 생멸은 물이 움직이며 만들어낸 환영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모든 물질 현상은 나타나고 사라지지만 그 본질은 생명의식입니다.

이것을 이론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보고 직관해야 합니다.내가 아는 일상 의식도 생명의식 표면에 나타난 기능에 해당할 뿐입니다. 이 의식은 깊은 밤 우리를 무의식중에도 숨 쉬고 잠을 유지하게 합니다. 이것이 있고 난 이후에야 태어나고 죽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생사일여 자리라고도 합니다. 이 자리의 다른 이름을 생명, 불성, 우주의식, 참나, 본래 면목이라고도 할 뿐입니다.

중요한 건 지금 여기에서 이것을 역발상으로 한번 보는 것입니다. 진실을 말하자면 이것 하나가 우주를 창조했으며 모든 것의 배후에 존재합니다. 이것이 살아 있기에 보고 듣고 느끼며 이 형상을 유지한 채 살아갑니다. 그래서 나 중심이 아니라 이 자리 중심으로 지금 여기의 ‘나란 현상’을 돌아봐야 합니다.

오온으로 만들어진 허상의 내가 공부하는 게 아니라 나를 치워내고 본래 존재인 이것만이 드러나게 해야 합니다. 생명 의식 자리를 발견한 사람은 이것에 에고가 녹아들며 그 앞에서 경이로움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것이 나의 태어남과 죽음 전후로도 여전히 그대로 존재할 것임을 알게 됩니다. 이렇게 직접 보고 알아야 참으로 생사일여가 되는 것입니다.

글 | 김연수 한양특허 대표

서울대학교 미대를 다니다가 진리를 얻기 위해 출가했으나 세상으로 돌아와 전문 직업을 구해 변리사가 되었다. 지금은 직원 백 명이 넘는 <한양특허법인>의 대표 변리사로 수십 명의 변리사, 변호사와 함께 글로벌 기업들의 지적재산권 업무를 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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