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세상에서 힘들게 일한 후 돌아가 편하게 쉴 곳을 원합니다. 그것을 우리는 물리적인 주택이 아닌 집이라 부릅니다. 언젠가 TV에서 세월호 관련 방송을 보는데 한 엄마가 바다를 향해 돌아오지 않는 아이 이름을 부르며 “같이 집으로 가자!”고 눈물 흘리면서 절규하던 가슴 아픈 기억이 납니다.

이처럼 집은 우리에게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마지막에 돌아가 쉴 곳입니다. 그래서 종교에서는 그 집을 천국이라 부르며, 집으로 가는 것을 구원 또는 깨달음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예수, 석가 같은 인류의 성현들은 한결같이 그 집은 먼 하늘나라에 있는 게 아니요, 바로 우리 마음속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마음속에 있다고 하지만 사실 참 알쏭달쏭한 얘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것을 찾아가는 여정이 인생이기도 하지만 정신 차리고 살지 않으면 화살같이 빠르게 흐르는 세월 속에 우리는 일상에 떠밀려 살다가 홀연히 죽음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왜 홀연히란 말을 하냐면 누구도 자기가 죽는 때를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바쁜 일상을 사는 중에도 늘 ‘영원한 집으로 가는 길’에 대한 주의와 관심을 놓지 않는 깨어 있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죽으면 그만이지”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은 삶이라는 이미지로부터 온 경이로운 선물에 대한 자기만의 독단적이고 무례한 해석입니다.

삶이란 어쩌면 인간이 영적인 것을 탐구하는 게 아니라 본래 영적인 존재가 잠시 인간을 체험하는 여정일 수도 있습니다. 타고르의 시처럼 삶은 아이들이 세상이란 바닷가에서 모래성을 쌓으며 정신없이 놀다가 저녁이 되면 다 같이 엄마 품으로 돌아가 안기는 하루 여정이라 보는 게 더 아름답고도 타당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 집으로 가는 길이 나에겐 명상이며 마음공부입니다. 불교인에겐 화두참선이나 위빠사나이며 기독교인에겐 신앙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기 기준으로 어느 길이 더 과학적이고 옳으냐를 다투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실제로 내 마음이 그 길을 통해 지금 진짜 집에 도착했느냐입니다.

10여 년 전 깨어남이란 현상을 체험한 이후 나는 줄곧 이 길에 대해 말과 글로 얘기해오고 있습니다. 그곳이 피올라 마음학교입니다. 이제는 작지만 이매진이란 회사를 만들어 영성독서클럽과 인성교육사업 그리고 마음관리와 치유힐링에 대해 동영상과 오디오북을 제작해 세상에 전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더 많은 돈과 더 멋진 패션과 자태와 건강을 위해 오늘도 저렇게들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갑니다만 대체 알맹이 없이 겉사람 중심으로만 살아서 결국 무엇을 얻자는 것인가요? 세상적 삶의 허무한 모습에서 깨어나 결국 내 영혼이 가야 할 이 길을 지금부터라도 찾아 나서야 할 때입니다.

불교에선 사람 몸 받기가 너무나도 어려우니 몸 받아 태어났을 때 자기의 참 본래 면목을 찾지 않으면 끝없는 윤회의 수레바퀴 속에서 언제 다시 구제받을지 모른다고 합니다.

돈 벌고 출세하고 즐기고 노는 것은 언제 어느 생에서든 다 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자기 마음을 밝혀서 존재의 본질을 알고 생명의 비밀을 깨닫는 것은 바른 선지식과 도반들을 만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지금이 바로 그때라고 판단된다면 더 이상 망설이지 말아야 합니다.

글 | 김연수 한양특허 대표

서울대학교 미대를 다니다가 진리를 얻기 위해 출가했으나 세상으로 돌아와 전문 직업을 구해 변리사가 되었다. 지금은 직원 백 명이 넘는 <한양특허법인>의 대표 변리사로 수십 명의 변리사, 변호사와 함께 글로벌 기업들의 지적재산권 업무를 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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