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지금까지 연구에 의하면, 성공적인 노화를 결정짓는 것은 유전적 요인이 15~3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후천적인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조건이 좌우한다고 한다.

미국의 노화방지의료협회 이사인 조지프 마룬 박사도 곱게 늙기 위해서는 식습관을 비롯해 부지런히 움직이는 생활습관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였다.

특히 나이 들면서 습관이 중요한 것은 노년의 위기에서 안전장치가 되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노화에 따른 우울증,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뇌경색과 같은 신체적 질병, 배우자의 죽음에 따른 상실감 등 많은 위기가 찾아올 확률이 점점 높아진다.

실제 그런 위기 상황에서 자신을 지켜주는 것은 병원 같은 외부적 환경보다 평상시의 좋은 습관 같은 내적 환경이 더 중요하다.

그러나 나이 들수록 중요해지는 좋은 습관은 하루아침에 형성되지 않는다. 좋은 습관은 하루라도 일찍 길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것이 성공적으로 나이 들어가는 지름길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좋은 습관을 만들기는 힘들어진다. 오히려 살아오면서 덕지덕지 내 몸에 붙어있는 나쁜 습관들이 나이를 먹을수록 부메랑이 되어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한다.

그런 만큼 중노년기에는 젊었을 때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마부가 말을 순하게 길들여 원하는 방향으로 마차를 끌고가듯이 좋은 습관을 길들여 자신의 인생 수레바퀴를 몰고가야 한다. 그러할 때 고대 그리스 스토아학파 철학자인 에픽테토스(55~135)가 말한 것처럼, 훌륭한 습관들이 인생을 즐겁게 할 수 있다.

장수하는 사람의 공통된 특징은 긍정적인 사고, 감사하는 삶, 감동적인 삶, 삶에 대한 보람 등이라고 한다. 이런 특징은 당연하고 쉽게 체득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런 몸과 마음의 근육을 단련하려면 여러 긍정적인 습관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늘 스트레스 받고 있는데 긍정적인 사고는 불가능하며, 늘 불만이고 화를 내는 사람이 감사하는 삶을 살 수 있겠는가? 오감이 죽어 있는 사람은 매사 감동하는 삶을 살 수 없다.

“마음은 없다. 그러나 마음은 있다. 있는 마음은 습이다.”

이 말은 마음이 무엇인지 답을 찾다 내린 결론이다. 사람의 마음 작용과 행동 패턴은 오래 전부터 알게 모르게 만들어져 굳어진 습관이 좌지우지한다.

◇ 뇌과학자 웬디 우드의 책 '해빗 HABIT' 
◇ 뇌과학자 웬디 우드의 책 '해빗 HABIT' 

실제 세계 최고의 습관 연구자인 웬디 우드는 그의 명저 '해빗(HABIT)'에서 평상시 하는 행동의 43%가 무의식적으로 하는 자동화된 습관이라고 하면서 습관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

따라서 나이 들면서 유쾌하게 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면, 수년에 걸쳐 소소하면서도 좋은 행동을 통해 좋은 습관을 가급적 많이 만든다. 소소한 작은 일상의 습관들이 노년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삶이 습관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된다.

다행히 인간은 습관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시간이 흐르면서 강하게 굳어진 습관은 젊은이들의 습관보다 바꾸기가 결코 손쉽지 않다. 그 만큼 습관의 근육이 강고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인들이 똥고집을 부리거나 완고하고 고집불통인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러나 월리엄 제임스의 말처럼 습관만 바꾸어도 자신의 인생을 확 바꿀 수 있다. 그의 말은 사실이며, 나이 먹은 누구에게나 가능한 진리이다. 습관을 바꾼다는 것은 곧 자신의 삶의 가치, 지향점, 태도 등을 바꾸는 것으로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니체의 말처럼 기존의 가치를 전복시키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것으로, 그 구체적인 삶의 표현이 습관이다.

이미 굳어진 생활습관은 몸과 마음을 경직되게 만들고 삶을 반복된 일상으로 만들어 재미없고 지루한 나날의 연속이다. 그와 반대로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정신과 삶의 자세로 살면 나쁜 습관은 발 붙일 틈이 없게 되고 하루하루 새 날이 이어진다.

습관을 바꾸어 새로운 인생을 열어가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푸코가 말한 삶의 기술로서의 자기 배려이자, 최고의 자기 돌봄이다.

문제는 나다. 내가 달라지지 않고 늘 반복된 일상을 습관적으로 살아가다 보니, 세상이 달라져 보이지 않는다. 과거 그 자체는 바꿀 수 없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내 눈이 달라지면 어둡던 과거도 얼마든지 아름답게 보일 수 있다.

그러면 오늘 하루하루가 새로운 길이 되어, 정말 선물 같은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고 날마다 인생이 즐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계속>

글 | 김양식 객원논설위원

충남 천안 출생. 단국대학교 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전공은 한국근현대사. 국사편찬위원회, 단국대학교 동양학연구소를 거쳐 충북연구원 충북학연구소장을 다년간 역임한 뒤, 현재 청주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교수로 있다. 요가명상에도 관심을 기울여 현재 사단법인 한국요가문화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전공서적 외에 ‘지리산에 가련다’, ‘새야새야 파랑새야’, ‘충북 하늘 위에 피어난 녹두꽃’, ‘청주학 이야기’ 등을 펴냈고, 최근에는 노년학에 관심을 기울여 ‘나이듦 가슴뛰는 내일’(2020)을 펴냈다.

저작권자 © 마음건강 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