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4월 태국 왓 루앙의 불교 수도원에서 행해진 위빠사나 명상.  *사진=Shutterstock
◇ 2019년 4월 태국 왓 루앙의 불교 수도원에서 행해진 위빠사나 명상.  *사진=Shutterstock

명상은 단순히 조용히 앉아 있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명상은 자세, 마음, 감정, 호흡, 침묵, 고요, 집중, 알아차림, 초월, 영성, 깨달음 등과 직결되어 있는 통합적 개념으로, 신체, 마음, 정신 등과 연계된 고차원의 정신운동이다.

명상하는 방법은 상당히 많은 종류가 있으나, 기본적인 원리는 두 가지이다.

첫 번째 명상의 원리와 기법은 집중명상이다. 이 방법은 한 대상에 주의집중하는 것으로, 전통적인 사마타(Samatha) 명상이다. 한자로는 ‘止 ’ 또는 ‘定 ’이라 한다.

이 명상법은 분산된 의식을 한 곳에 집중함으로써 마음을 고요하게 하고 심신의 이완을 가져온다. 또한 집중력을 키워 잠재력을 계발하고 외부 대상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통해 인지능력을 키울 수 있다.

두 번째 명상의 원리와 기법은 통찰명상이다. 이 방법은 대상을 타자화하여 생각없이 바라봄으로써 대상의 본질을 알아차리는 방법이다. 전통적으로는 위빠사나(vipassana) 명상으로 알려져 있다.

한자로는 ‘觀 ’또는 ‘慧 ’라 한다. 고려시대 불교계에서 논쟁이 있었던 정혜쌍수(定慧雙修)는 바로 사마타와 위빠사나 명상법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통찰명상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 관찰자가 되어 마음과 머리에 일어나는 감정과 생각을 보다 객관화하여 바라보고, 그를 통해 늘 깨어있는 상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지혜의 명상법이다. 석가모니가 이 명상법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으며, 최근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마음챙김 역시 크게 보면 통찰명상에 속한다.

이와 같이 명상은 기본적으로 집중과 통찰로 요약된다. 집중이란 특정한 대상에 주의력을 기울여 하나에 몰두하는 것이고, 통찰이란 자신을 타자화하여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마음의 움직임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명상은 삶을 좀 더 가치 지향적으로 살아가도록 도와주고 건강과 행복을 증진시켜 삶의 질을 높이고 보다 고차원의 삶으로 이끄는 수단이자 기술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종교에서는 깨달음과 마음의 평안에 중점을 두고 명상법을 활용하고 심리상담자는 명상의 심리학적 효과에 주목하고 의사들은 명상의 치료효과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일반인은 스트레스 경감을 통해 보다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도구로 활용하거나, 잠재된 능력을 개발하고 창의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명상을 활용한다.

명상이 널리 활용된 데에는 과학적인 연구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명상에 대한 임상 연구는 실제 미국 학계 주도로 1950년대부터 이루어졌다.

특히 1970년대초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의 집중명상에 관한 임상 연구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고 1980년대에 들어와서는 미국 매사츄세츠대학교 메디컬센터의 행동의학 교수로 있던 존 카밧진을 중심으로 활발한 과학적 연구가 진행되었다. 그 결과 최근 명상이 가지고 있는 치유 메카니즘이 어느 정도 규명되고 있다.

명상의 뇌과학적 치유원리는 명상을 하면 뇌의 기능과 활동이 긍정적으로 바뀌는데 있다. 명상은 알파파와 세타파와 같은 뇌파를 자극하여 이완과 각성을 촉진하고 일산화질소(nitricoxide; NO)를 분출한다.

이러한 뇌파와 기체성 물질은 좌측 전전두피질을 자극하여 부정적 정서가 긍정적 정서로 바뀌고, 기억력, 감정 조절, 연민과 공감능력 등도 좋게 하여 몸과 마음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한다. <계속>

글 | 김양식 객원논설위원

충남 천안 출생. 단국대학교 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전공은 한국근현대사. 국사편찬위원회, 단국대학교 동양학연구소를 거쳐 충북연구원 충북학연구소장을 다년간 역임한 뒤, 현재 청주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교수로 있다. 요가명상에도 관심을 기울여 현재 사단법인 한국요가문화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전공서적 외에 ‘지리산에 가련다’, ‘새야새야 파랑새야’, ‘충북 하늘 위에 피어난 녹두꽃’, ‘청주학 이야기’ 등을 펴냈고, 최근에는 노년학에 관심을 기울여 ‘나이듦 가슴뛰는 내일’(2020)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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