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왜 자꾸 다투게 되는 걸까.

함께 있고 싶고 영원히 서로의 편이 되어주고자 평생을 약속했지만, 이상하게 눈만 마주치면 싸우게 된다. 물론 싸우지 않는 부부는 없다. 다만 ‘잘’ 싸워서 위기를 해결해나가는 부부가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해 참담한 끝을 보는 부부도 있다.

부부치료사 최성애 박사는 “싸움에도 룰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혼하는 부부들이 대개 ‘성격 차이’를 이유로 들지만 실제로는 ‘싸우는 방식’ 때문에 헤어진다고 보았다. 

 

◇ 부부 싸움, ‘잘’ 싸우기 위한 방법 10

1. 이기려 하지 말고 ‘합의’해라

부부 싸움에는 이기고 지는 ‘승자’와 ‘패자’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싸움을 하다 보면 감정이 상해 상대방을 이기려는 마음이 생긴다. 문제 해결을 위해 시작한 대화에서, 결국엔 ‘내가 옳다’는 것이 입증되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것이다. 그러나 싸움의 궁극적 목적은 ‘함께 잘 살자’로 귀결되어야 한다.

부부간 싸움을 ‘다툼’이 아닌 ‘치열한 대화’로 인식하면 서로 이기려고만 하지 않고, 상대방을 논리적인 설득으로 이해시키려는 마음이 든다. 이로써 분쟁이 해결되는 것이다.

2. 논쟁은 주제에서 벗어나지 마라

다투다 보면 대화의 요지로부터 벗어나 이런저런 문제들이 다 튀어나오고, 쌓아둔 감정이나 과거의 일까지 다 끄집어내게 된다. 그러나 이는 매우 좋지 않은 대화법이다. 되려 서로 상처만 남기게 될 가능성이 크다.

최소한 문제의 발단이 된 주제에 집중하고, 예전에 있었던 일을 들추거나 논쟁 외의 문제를 끌어들이지 말아야 한다. 특히 성격, 집안, 능력 등 이미 정해져 있는 부분을 공격해서는 안 된다.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이혼하자”, “헤어지자”라는 말을 내뱉는 것도 피해야 한다.

3. ‘타임아웃’과 ‘포인트’를 잡아라

상대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시간과 노력의 투자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싸움의 순간, 지나치게 화가 나서 감정을 추스르기 어렵다면 생각할 시간과 여유를 두고 싸움이 이유가 무엇인지 되돌아보도록 한다.

또한 문제의 포인트를 잡는 노력을 하면 다툼을 훨씬 줄일 수 있다. 급격하게 화가 나고 분노가 느껴지며 언성이 높아지는 순간에 그 강도를 조절해 잠시 시간을 두고 상황을 식힌다면, 다툼의 횟수와 수위를 훨씬 줄이고 낮출 수 있다.

4. 규칙만 만들어도 다툼이 현저히 줄어든다

부부는 평생 서로 맞춰나가야 하는 사이다. 부부 싸움 역시 서로 마음만 먹으면 그들의 문화를 만들 수 있다. “싸울 때는 존댓말 쓰기”, “절대 각방 쓰지 않기” 등 싸우더라도 하지 말아야 할 최소한의 규칙들을 세우는 것이다. 이러한 규칙을 정해놓음으로써 부부 싸움 후에도 냉전기를 확실히 줄일 수 있다.

5. 아이 앞에서는 싸우지 마라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이들의 분노 조절은 학습능력을 통해 얻게 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부모라고 한다. 부모가 아이 앞에서 싸우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는 결국 화를 다스리지 못하게 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한 연구 조사 결과, 아이 앞에서 부부 싸움을 자주 목격한 아이들에게서 우울증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심지어 아이를 때리거나 방치할 때보다도 우울증 발병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 싸움을 둘 사이의 문제로만 여기고 이를 지켜보는 자녀들은 고려하지 않는다면, 자녀들에게 큰 심리적 충격과 상당한 정신적 외상을 남길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6. 다름을 인정하라

전혀 다른 생활방식으로 살던 남녀가 만나 가정을 꾸리게 되었으니, 사사건건 부딪히는 부분이 나타나기 일쑤다. 사람은 생김새가 다르듯 마음도 다름을 이해해야 한다.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서로 다른 부분을 이해하고 존중한다면 감정적 대치는 줄어들 것이다.

7. 긍정적인 단어를 사용하고 호응하라

조롱, 빈정거림, 욕설 등 부정적인 말투는 절대 금지다. 긍정적인 단어 사용과 호응은 긴장감을 완화하고 서로의 친밀도를 높여 타협점을 보다 빠르게 찾아낼 수 있도록 돕는다.

8. 감정을 조절하라

보통 부부 싸움은 감정 다툼으로 번지며 실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감정을 조절하고 합리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최선의 결과는 적절한 정서 상태에서 도출된다.

9. 유연성을 발휘해라 말머리에 “당신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 말도 맞지만” 등의 ‘미사여구’ 한 마디만 넣어도 상대방의 기분은 어느 정도 풀리게 되어 있다. 남녀 관계에 있어서도 유연성은 필요하다.

10. 같은 곳을 보며 함께 걸어라

나와 상대방의 시선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좋다. 시야가 많이 겹칠수록, 즉 같은 곳을 바라볼수록 뇌에서 경험하는 세상이 같아지며 생각도 통할 수 있다. 반면 부부 싸움을 할 때 대부분은 좁은 공간에서 마주 보며 대화를 시작한다. 마주 보면 나와 상대방의 시야는 달라진다. 내가 보는 것을 상대방은 보지 못하게 되며, 이렇게 눈에 보이는 세상이 다르면 뇌에서 경험하는 세상 또한 달라지고, 결국 공감대를 찾지 어렵게 된다.

같은 곳을 보며 같은 시야를 공유하면 깊은 대화가 이루어진다. 함께 발맞춰 걸어보자. 숲길이나 강변, 호숫가를 걸어도 좋다. 자연 속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며 걸으면 대화가 훨씬 잘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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