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성격이 변한다. 곰도 때려잡을 법한 남편이 드라마를 보며 눈물을 흘린다. 벌레 한 마리도 못 잡던 아내는 성격이 터프해지고, 서운할 정도로 '쿨(cool)'해진다. '호르몬 박사'로 유명한 강남세브란스 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 교수는 중년 이후 성격 변화의 원인을 호르몬이라고 설명했다.

◇ 60대 이상 이혼 상담 건수 증가

최근 20년간 60대 이상 남녀의 '황혼이혼' 상담 비율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2019년 상담 통계'에 따르면, 1999년 60대 이상 여성의 이혼 상담 비율은 3.5%에 그쳤으나, 2019년에는 25.3%로 7.2배 증가했다. 남성의 이혼 상담 비율은 과거 4.8%에서 43.5%로 늘어났다.

주창훈 변호사는 유튜브 '법률방송'에서 황혼이혼을 결심하는 대부분의 경우는 '성격 차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중년 부부의 성격 차이는 어떻게 나타나는 것일까?

◇ 중년의 변화

중년 부부의 싸움이 잦아지는 이유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 교수는 '호르몬 변화'와 '인지기능 저하'를 들었다.

▶인지기능 저하

전홍진 교수는 중년이 되면서 점점 계산능력과 기억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꼽았다. 이 부분에 있어서 서로 답답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특히 남성의 경우 화를 내는 경우가 많아 갈등으로 이어진다.

▶ 남성과 여성의 호르몬 변화

여성은 중년이 되면 활동적으로 변하며, 성격도 더 야무져진다. 이때, 여성의 폐경이 다가오면 여성호르몬 '에스트로젠' 분비가 줄어든다. 상대적으로 남성호르몬이 많아지기 때문에 성격이 활동적으로 변하는 것이다.

이런 호르몬 변화는 성격뿐 아니라, 신체적 변화도 유발한다. 주부우울증, 골다공증 등의 질병이 그 예다.

남성도 마찬가지로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줄고 상대적으로 여성호르몬이 많아진다. 이 과정에서 잔소리가 많아지고, 성격이 소심해진다. 가끔 TV 드라마를 보다가 갑자기 우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40대 초반부터 남성 갱년기를 겪는다.

서울아산병원 건강정보에 따르면, 신체의 변화는 성생활과 관련된 것으로 먼저 나타난다. 성욕 감퇴, 발기 부전, 성관계 횟수 감소 등이다.

◇ 중년 부부의 갈등 개선 팁

전홍진 교수는 대화를 할 때,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과 관련된 대화 말고 함께 아침에 일어나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하라고 추천했다. "지금 몇 걸음 걸었지?", "어디까지 갈까?", "오늘 아침에 어떤 운동 했었지?" 등의 부드러운 대화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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