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뉴스
*사진=SBS 뉴스

<다이하드>, <식스센스>, <아마겟돈> 등의 주연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져 있는 할리우드 스타 브루스 윌리스가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더 이상 연기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치매 병세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영화배우가 경력을 마치고 사랑하는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간 모습에 대중들은 아쉬움과 응원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언론에 소개된 브루스 윌리스의 인생 스토리는 이렇다. 

◇ 말더듬증 소년

어린 시절 브루스 월리스는 심한 말더듬증을 앓았다. 이로 인해 항상 또래들에게 놀림을 받는 것에 지쳐있던 그는 어느 날 자신의 단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활용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의 더듬거리는 말투를 오히려 과장해 개그 소재로 사용한 것이다. 

이를 통해 그는 학교에서 놀림의 대상이 아니라 항상 주변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유쾌한 친구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친구들 사이에서의 그의 인기는 날로 높아져 학생회장까지 하게 되었다.

◇ 배우의 꿈

또래들과의 관계는 회복했지만 그는 여전히 고쳐지지 않는 말더듬증에 좌절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그가 말을 더듬지 않는 유일한 장소가 있었다. 바로 무대 위였다. 희한하게도 그는 연극을 할 때만은 말을 더듬지 않았다. 무대에서 말을 또박또박 내뱉는 그 몇 분간이 그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브루스는 배우를 꿈꾸게 되었다. 그는 배우가 되겠다는 열정으로 매일 집 근처 공중전화로 한시간이 넘게 캐스팅 에이전시에 연락을 돌리곤 했다. 그러던 중 그는 과거 탐정 조수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험을 어필하여 한 사립탐정 역할을 뽑는 오디션에 나가게 된다. 30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된 그 오디션에서 제작진은 브루스 월리스의 까칠하면서도 여유있는 연기에 매료되어 무명인 그를 전격 캐스팅했다.

◇ 데뷔작의 성공과 결혼

이 드라마는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며 무려 4년이 넘게 방영이 된 전설적 드라마, <블루문 특급>이었다. 코믹 로맨스물 장르의 선구적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드라마에서 그는 까칠하고 허세 넘치지만 유머러스하고 매력이 넘치는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드라마계의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인 에미상에서 남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이전까지 바텐더 일을 하면서 하루 하루 근근히 살아가던 그의 인생은 이제 송두리째 바뀌었다.

이후 그는 영화 <사랑과 영혼>으로 큰 인기를 얻은 스타배우 데미무어와 사랑에 빠져 드라마가 한창 인기 절정일 때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 연이은 흥행

데뷔 드라마부터 큰 히트를 거둔 그는 액션 영화 <다이하드>로 첫 영화 역시 대박을 터뜨린다. <다이하드> 전까지 액션 영화라고 하면 실베스터 스탤론, 아놀드 슈워제네거로 대표되는 초인적 마초스러운 분위기의 주인공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다이하드>는 특별한 능력 없는 직장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면서도 그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아내를 구출하는 모습을 통해 새로운 액션 영화의 전형을 보여줬다. 사람들은 기존 액션 영화의 틀에서 벗어난 인간미 넘치는 주인공에 열광했다.

이후 그는 액션배우로서만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을 피해 출연료까지 자체 삭감하며 실험적인 영화에 뛰어들었다.

바로 지금은 세계적인 거장 감독으로 꼽히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초기작 <펄프 픽션>이다. 이 영화는 제작비의 25배라는 어마어마한 흥행수익을 기록했으며 아카데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 위기

이처럼 승승장구를 거듭하던 브루스 월리스는 한 차례의 위기를 겪게 된다. 바로 디즈니로부터 200억 규모의 소송을 당한 것이다.

당시 디즈니는 한 영화의 주연과 제작을 모두 브루스에게 맡기겠다고 제의해왔고 브루스는 기쁘게 승낙했다.

그러나 촬영 과정에서 브루스와 감독의 불화가 발생했다. 단순히 배우가 아니라 제작까지 맡았던 그는 제작진들의 실력을 못마땅하게 느꼈고, 급기야는 절반에 가까운 제작진을 해고하기도 했다. 새 감독이 합류했지만 이미 프로젝트는 걷잡을 수 없이 망쳐진 상태였다.

결국 이미 절반이 넘는 예산이 소요된 시점에서 영화 제작이 전면 취소되었다. 디즈니는 총괄자인 브루스에게 해당 책임을 물었다. 이로 인해 그는 앞으로 디즈니가 제작하는 3편의 영화에 출연료를 대폭 삭감하여 무조건적으로 출연하겠다는 계약에 서명하게 된다. 

◇ 기사회생

그러나 디즈니와의 계약으로 인해 억지로 출연한 세 영화는 오히려 그에게 어마어마한 행운을 가져다준다. 첫 영화 <아마겟돈>부터 대흥행을 거두더니 두 번째 영화에서는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잡은 수작을 만들어냈다. 

바로 지금까지도 반전의 아이콘으로 회자되는 호러 스릴러 <식스센스>이다. <식스센스>는 그 해 전세계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하며 아카데미 6개 부문에서 후보로 올랐다. 세 번째로는 따뜻한 감성의 가족영화 <키드>로 역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 이혼과 재혼

가족애를 강조했던 영화 내용과 달리 세 번째 영화를 찍을 당시 브루스 윌리스는 아내 데미무어와 불화를 겪고 있었다.

나날이 승승장구하는 브루스와 달리 데미 무어는 배우로서의 입지를 잃어가고 있었던 것이 문제의 시작이었다. 데미무어는 청춘스타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과감한 이미지 변신을 꾀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브루스 월리스는 데미무어가 배우 생활을 접고 가정과 육아에 전념하기를 바랐으나 데미 무어는 배우 커리어의 회복을 위해 아이들로부터 몇 개월을 떠나서 촬영해야 하는 영화를 수락했다. 

이로 인해 둘은 이혼했으며 데미무어는 16살 연하의 배우 애쉬튼 커쳐와 재혼했다. 브루스 역시 데미무어의 재혼으로부터 4년 후 23살 연하의 배우 엠마 허밍과 재혼했다. 

그러나 그들은 각자의 재혼 이후에도  각별한 우정을 유지했다. 이로 인해 각자의 새 배우자와 함께 더블 데이트를 즐기는 기묘한 광경도 종종 보여주곤 했다. 

◇ 깊어지는 병세와 대중의 조롱

그는 2000년대에 들어서도 <언브레이커블> 등의 활발한 작품활동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언브레이커블의 마지막 시리즈 글래스 촬영 이후 그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인다. 

3년 동안 무려 25편의 졸작들에 출연한 것이다. 그 작품들 중에는 영화관에 올릴 수 없을 정도로 수준이 떨어지는 것들도 많았다. 이에 일간에서는 그가 누군가에게 협박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사실 그는 뇌 손상에 의한 실어증을 겪고 있었다. 인지능력과 기억력이 현저하게 떨어져 대본 외우기조차 어려웠다. 결국 이어폰으로 대사를 한줄씩 들으며 연기를 했는데 그마저도 못하여 중간에 잘리고 배우가 교체된 적도 있었다. 심지어 그는 촬영장에서 때때로 “대체 내가 왜 여기에 있냐”며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브루스 월리스의 이러한 상황을 모르는 언론과 대중들은 그의 감퇴된 연기력과 이해할 수 없는 언행들을 조롱하기에 바빴다. 결국 그의 현부인과 전부인이 자신들의 sns를 통해 그가 실어증과 인지능력감소로 연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을 전하며 그의 은퇴를 선언했다. 

◇ 매니저의 수상한 행적

대중들은 이제야 알게 된 그의 안타까운 사연에 유감을 전했다. 동시에 그가 아픈 상황에서도 닥치는대로 촬영에 임한 것을 의아하게 여겼다. 누가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릴 수 없는 그를 이용해 금전적 이득을 챙긴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었다. 

이후 브루스와 오랜 세월을 함께 한 매니저의 수상한 행적들이 드러났다. 그는 아픈 브루스를 보살피며 촬영장에 데리고 다닌 대가로 촬영 편 당 최대 2억 4천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또한 에이전시 팀원 중 한 명은 브루스의 대사를 이어폰으로 전달해주는 단순 작업을 하며 일주일에 무려 500만원을 받아간 것으로 밝혀졌다.

◇ 가족의 품으로 

브루스는 이제 영화계를 떠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최근 공개된 그의 일상 사진들 속에서 그는 여전히 밝고 순수한 미소를 보여주고 있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저작권자 © 마음건강 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