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필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따로 정해져 있을까? 이에 대한 주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카이스트 생명과학 김대수 교수는 tvN ‘어쩌다 어른’에 출연하여 과학적으로 외도 가능성이 높은 유전자가 따로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들쥐에 두 종류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가정을 꾸리지 않는 외도형 들쥐가 있고, 한 암컷에 충실하며 가정적인 들쥐로 나눠진다. 

두 쥐의 뇌를 꺼내 단면을 비교한 결과, 가정적인 들쥐의 시상하부의 복층 창백이라는 특수 부위에서 ‘바소프레신’ 수용체가 많이 보였다. 

바소프레신은 사람의 신혼기에 많이 방출되는 화학물질이고, 정을 만들어내는 데에 큰 역할을 한다. 원래 바소프레신은 항 이뇨 호르몬으로 알려졌었지만, 추후 연구를 통해 친밀감 증가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 또한 밝혀졌다.

 ‘사랑'의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는 미국의 헬렌 피셔 교수는 사랑의 3단계를 욕정, 끌림, 애착으로 보았는데, 애착 단계를 거치면서 바소프레신과 옥시토신이 많이 분비된다. 

애착 단계는 보통 사랑의 설렘이 끝나는 1년 3개월 후부터 시작된다. 사랑의 형태가 정으로 바뀐다는 뜻이다. 이 단계에서 바소프레신은 바람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로 인해 실제로 뜨겁게 사랑하기 바쁜 미혼 남성의 뇌와 중년 기혼 남성의 뇌는 신경 회로 자체가 달라져 있다. 

그러한 바소프레신의 신호를 받는 바소프레신 수용체가 가정적인 쥐의 뇌에서 많이 발현되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바소프레신 수용체를 외도형 쥐의 뇌에 넣는 실험도 이어졌는데, 이럴 경우 외도형 쥐 역시 가정적으로 변하는 놀라운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은 두개골에 구멍을 뚫어 주입해야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에게는 윤리적으로 적용되기 어렵다.

또한 인간의 입장에선 상대에게 바람기가 있는지 뇌를 들여다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김 교수는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는 다른 특징적인 방법을 제안했다. 

외도형 쥐들이 가진 눈에 띄는 특징이 하나 더 있다. 길을 잘 찾는다는 점이다. 

매력적인 이성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녀야 하고, 어디에 어느 이성이 있는지 위치를 잘 찾아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길을 잘 찾지 못하는 남편이나 남자친구를 너무 탓하지 말라며, 오히려 가정적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덧붙이며 김 교수는 방청객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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