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은 두통의 여러 종류 중 하나로 우리나라 인구의 약 8~10%가 갖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흔히 편두통이라고 하면 이름의 '편(偏)'자 때문에 단순히 머리가 한 편으로만 아픈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편두통은 한쪽으로 치우치는 통증뿐만 아니라, 머리에서 맥박이 뛰는듯한 박동성 통증이 일정 시간 이상 지속되고, 구역이나 구토 등의 위장 증상을 동반하는 두통을 통칭하는 개념이다.환자들은 대개 편두통 증상을 '쿵쾅쿵쾅 울린다', '깨질 것 같다' 등으로 표현한다. 통증은 반복되면서 좌우로 발생 위치가
오래전 오류동 도로변에 있는 영등포교도소에서였다. 메마른 금속음이 들리는 녹슨 철문을 통과 해서 들어가면 우중충한 장방형의 낡은 건물들이 들어차 있었다.입구 광장의 왼쪽 끝에 축사 같은 길다란 건물이 스산한 느낌을 풍기면서 웅크리고 있었다. 늙은 교도관 한명이 담당하는 변호인 접견실이었다. 나는 흉악범인 강도와 마주 앉아 있었다.당시는 CCTV도 없었고 갑작스런 흉악범의 공격에서 나를 지켜줄 철창이나 칸막이도 없었다. 교도관도 둘을 놔두고 어딘가 가버렸다. 흉악범인 그가 나를 보자마자 당당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공소사실중 강도죄
목월은 6·25때 부산까지 피난을 갔었다. 1950년 혹은 1951년 경, 전쟁 초기였을 것이다. 이 부산에서 한 여인을 사랑하였다. 그의 고백이다.“그 쓰라린 생활 속에서도 나는 사람을 사랑했었다. 절망을 발에 밟고 사는 생활로 말미암아 누구를 사랑하지 않고는 배겨낼 수 없는 절박한 것이 그녀와의 인연을 맺게 한 것일까. 미소 짓던 그녀의 모습이 불현듯 바다 가득히 퍼졌다. (중략) 그녀는 항상 내 속에 살고 있고 영원히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그녀와 함께 나는 호흡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보수동(寶水洞)으로 접어드는 골목길에서 나
털털거리는 낡은 버스는 스산한 겨울 풍경을 담고 굽이굽이 휘어지는 산길을 달렸다. 차창으로 햇빛에 반사되는 얼어붙은 강이 보였고 서걱대는 마른 갈대가 지나가기도 했다.장과 내가 버스에서 내렸을 때 주변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깜깜했다. 마을 입구의 작은 가게의 알전구만이 주변의 어둠을 조금씩 녹이고 있었다.장과 나는 가게에 들어가 양초를 사서 헌 신문지로 똘똘 말았다. 거기에 불을 붙이면 산길을 밝힐 간이횃불이 됐다. 우리는 산 짐승 소리가 멀리 들리는 눈 덮인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다.장과 나는 장학재단에서 일 년간 고시공부를
# 행복한 장수를 위해 건강한 식단, 규칙적 운동, 스트레스 관리와 함께 ‘활발한 사회적 교류'가 필수라고 한다.세계적인 장수촌 그리스 이카리아, 이탈리아 사르디니아, 과거 일본의 오키나와 등에 사는 백세인들의 공통점은 이웃·친구·가족 등과 긴밀하게 교류하며, 공동활동·사교모임·의식에 자주 참여한다는 점이다.이를 통해 강한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고 실질적인 지원을 주고받는 것이다.하버드생을 대상으로 1938년에 시작되어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는 하버드 대학의 ‘Grant and Glueck’ 연구는 수십 년에 걸쳐 참가자들의 인생을
탤런트 송승환 씨가 눈이 안 좋다는 기사를 봤다. 시력을 많이 잃었는데도 여전히 무대에 서고 방송일을 계속하고 있다. 주변의 우려에 대해 그는 “안 보여도 형체는 알아볼 수 있다 안 보이면 안 보이는 대로 한다. 안 보이면 열심히 들으면서 하면 된다”고 했다. 대단한 집념이 엿보인다. 성실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게 그에 대한 평가였다.나도 눈이 상해 보니까 그의 마음을 알 것 같다. 나도 한 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녹내장 말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시야가 극도로 좁아져서 거의 보이지 않는다. 다행히 다른 쪽 눈이 남아있다
하느님을 알게 된이 놀라운 행복을온 몸으로 태우며 살고 싶어요그분이 주시는 매일매일을새해 첫날처럼 새로운 마음으로언제나 설레이며 살고 싶어요하늘 향해 타오르는이 뜨거운 불꽃의 기도가나 혼자만의 것은 아니도록이웃을 위해서도 조국을 위해서도닫힌 마음 열겠어요좁은 마음 넓히겠어요내 키가 작아 드는 아픔을내 몸이 녹아드는 아픔을두려워하지 않겠어요하얗게 물이 되는따스한 물이 되는겸손한 마음으로 살고 싶어요흔들리는 바람에도똑바로 눈을 뜨며떳떳하게 살고 싶어요이해인(1945~), 대한민국의 수녀, 시인촛불은 심지에 불이 닿으면 계속 촛농을 녹이
"도전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어요. 성공을 내년에 하느냐, 10년 뒤에 하느냐의 문제에요. 이루어진다는 믿음으로 하면 못할 건 없어요."미스코리아 선, 대한민국 여군 소위 최초 특전사 근무, 카바디 국가대표 선수 등 불꽃처럼 도전을 거듭한 우희준(30) 씨는 20대 시절 경험에서 느낀 것을 이렇게 요약했다.에세이집 '순간을 산다'(봄빛서원) 출간을 앞두고 19일 연합뉴스와 만난 우씨는 "어떤 선택을 하든 허들 이미지가 떠올랐다"며 "넘거나 못 넘고 넘어지겠지만 해봐야 아는 것"이라고 지론을 폈다.ROTC 장교이자 카바디 선수그
「이별의 노래」가 여대생 H양과의 이별을 노래한 것이란 소문은 오래 전부터 있었던 모양이다. 목월도 그러한 소문에 대해 듣고 있었던 것 같다. 자신의 책 『구름에 달가듯이』(1973년, 1979년 삼중당)에 「이별의 노래」를 짓게 된 동기를 써 놓았는데 다소 추상적이다.그렇더라도 이 글을 통해 보건대, 이것이 완전한 픽션이 아니라면 노래의 주인공이 H양이 아님은 분명해 보인다. ‘그녀는 오래 전부터 알던 사람이며, 전쟁 중에 우연히 재회해 그 후 다시 만나기 시작했고, 병실에서 하룻밤을 간호하며 지낸 적도 있으며, 결국 세상을 떠났
겨울에서 봄으로 바뀐 시기의 자연을 느긋하게 관조하고 싶다면 이곳을 떠올려 봐도 좋을 것 같다.번잡함이 덜해 산과 강의 계절 풍경을 호젓하게 바라볼 수 있다.전남 곡성의 섬진강 기차마을에서 덜컹거리는 증기기관차에 올라 차창 밖 섬진강과 주변의 자연을 살피다 보면 뜻하지 않게 상념에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곡성의 자연환경구례군 바로 옆에 위치한 곡성군은 주변 자연환경이 뛰어나 조용히 둘러보기가 좋다. 곡성팔경도 대부분 산과 강의 풍경을 담고 있다.구체적으로는 동악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해돋이 풍광(동악조일), 산자락에 있
4월엔 그대와 나알록달록 꽃으로 피어요빨강꽃도 좋고요노랑꽃도 좋아요빛깔도 향기도 다르지만꽃가슴 가슴끼리 함께 피어요홀로 피는 꽃은 쓸쓸하고요함께 피는 꽃은 아름다워요인연이 깊다 한들출렁임이 없을까요인연이 곱다 한들미움이 없을까요나누는 정베푸는 사랑으로생각의 잡초가 자라지 않게불만의 먼지가 쌓이지 않게햇살에 피는 꽃은바람에 흔들려도기쁨의 향기로 고요를 다스려요꽃잎 속에 맑은 이슬은 기도가 되지요4월엔 그대와 나알록달록 꽃으로 피어요진달래도 좋고요개나리도 좋아요이채(1961), 시인여기저기서 피어나는 봄꽃들의 아름다운 자태가 새로운 활
천구백 칠십칠년 일월의 어느 날이었다. 하얗게 눈이 덮인 가야산 원당암의 새벽하늘은 아직 어두웠다. 둔탁하고 묵직한 목탁 소리가 몇 번을 울렸다. 아침 공양을 하라는 소리였다.나는 청계천시장에서 산 얇은 싸구려 이불을 덮고 방 안에 가득 찬 냉기를 견디고 있었다. 방안이나 밖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지난 저녁 장작 세 가치를 땐 온돌방은 식어 있었다. 간신히 일어나 암자 뒤쪽에 달아맨 창고 같은 어둠침침한 방으로 갔다.베니어를 잘라 만든 길다란 사각의 상 위에 음식이 담긴 몇 개의 양재기가 놓여 있었다. 그 안에는 밀쌀을
버리게 하소서지금 높은 것들은그 높음의 살들을지금 어두운 것들은그 어둠의 뼈들을지금 울고 있는 것들은그 울음의 피들을利己(이기)의 잠들을탐욕의 꿈들을그리하여보이게 하소서지금 부는 바람은봄으로 가는 바람이니지금 반짝이는 별은홀로 하늘을 끌고 가고 있으니보이게 하소서어둠 속의속의 빛차가운 눈이 품고 있는 저 탄생들끝내는 흐르게 하소서처음과 끝이 하나 되어흐르게 하소서일어서흐르게 하소서강은교(1945~), 현대문학가, 시인세상의 억압이나 억울한 희생자의 소멸을 바라며, 동시에 하찮게 여겨지는 가치들의 혁명을 꿈꾸는 필자의 좌절 섞인 열망
"전 좀 '이단아'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거든요. 왜 음악을 하는데 해소되지 않은 감정이 느껴지지? 나 음악 만들어야 하는 사람인가? 라고 생각했죠."송소희는 11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미니음반 '공중무용' 청음회에서 소리꾼으로서의 정체성을 잠시 내려놓고 싱어송라이터의 길로 들어선 계기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그는 "세어보니 20년 넘게 민요를 했더라. 민요라는 클래식은 정답을 향해 가야만 하는 장르여서 정해진 틀이 있는데, 그 틀 안에서는 저를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이어 "서양 음악을 공부하면서 미디(작곡 프로
아직 이 자리에 깨어나지 못한 분은 [이미, 절로, 생각 없이] 있는 이것의 특성을 밀밀하게 잘 살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법신자리는 이 세 가지의 특성을 동시적으로 갖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이건가?]하는 소식이나 체험이 온다면 이세가지에 부합하는지 한번 맞춰보시면 되겠습니다.첫째로 [이미]란 나에게 이미 전부터 늘 갖춰져 있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이번에 새롭게 생겨난 느낌 감각이라면 아무리 삼빡하다 해도 그건 진리가 아닌 거지요. 법신자리는 전에부터 나란 현상으로서 나와 분리할 수 없이 항상 같이 있었다는
먼 친척 한 사람이 노숙자가 됐다고 한다. 대학 건축과를 졸업하고 평생 건설회사에 다니던 성실한 사람이었다. 퇴직을 하고 자기 방에서 우울하게 생활하더니 어느 날 집을 나갔다는 것이다. 누군가 그를 을지로역 앞에서 봤다고 했다.형제들이 그를 찾으러 갔다. 그는 집으로 돌아가기를 거부하고 다음날 사라졌다고 했다. 더 이상 그를 찾을 수 없었다. 영혼의 자유를 찾아 길을 나선 건 아니었을까.캐나다 토론토시의 새벽 거리를 걷다가 길가에서 띄엄띄엄 자고있는 노숙자들을 봤었다. 슬리핑 백으로 얼굴을 가리고 자는 옆에는 지난밤에 읽다가 만 작
고등학교 시절, 교실 정면의 칠판 위에 교훈(校訓)이 걸려있었다. 자유인‧문화인‧평화인… 3년 내내 교실을 드나들며 무심히 바라보곤 했던 글귀가 두터워지는 나이테와 함께 점점 더 또렷한 깨달음으로 다가온다. 자유 없이 문화 없고, 문화 없이 평화 없다.자유는 두렵다. 자유 앞에는 스스로 그리고 홀로 책임져야 하는 적막한 광야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자유와 권리는 개인성이 강하고, 책임과 의무는 공공성이 무겁다.자유가 지나치게 강조되면 공공의 책임은 등한시되고, 서로의 탐욕이 부딪치는 상쟁(相爭)으로 치닫게 마련이다. 자유와 함께 책임
요즘 마스터 8기 과정이 한창 진행 중에 있으며 벌써 몇 분이 깨어나셨습니다. 하지만 똑 같은 얘길 들으면서도 아직도 못 깨어난 채 자꾸 생각으로 이거다 저거다 규정하고 그 내용만 되새기면서 알긴 알겠는데 체험이 안 온다는 분들이 많습니다.공부인이 빨리 쉽게 깨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비교적 간명합니다. 가장 큰 첫째 이유는 공부하며 뭐라고 스스로 자꾸 규정하기 때문입니다.[알겠다! 이거구나! ]하는 그 규정이 바로 자기 생각이며 그런 생각이 재빠르게 앞장서는 한 그 생각이 본래의 성품자리를 가리므로 절대 깨어날 수가 없습니다.모든 생
수전 오코너 박사의 말처럼 한국은 확실히 “정신적 고통이 만연한 나라”인 것 같다. 그것은 심각한 빈부의 격차, 대학입시와 출세 및 성공 등을 위한 치열한 경쟁, 이념적 대립으로 인하여 사회에 만연된 증오심, 지나치게 남과 비교하여 느끼는 상대적 빈곤감, 성공지상주의, 물질만능주의 등으로 비롯된 결과라고 여겨진다.그러나 이러한 성공·출세지상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우리에게 가져다 준건 참으로 아이러니컬하게도 행복이나 풍요가 아니라 극단적 이기주의와 초조함, 절망, 외로움 등의 불행한 마음이었다.다행스럽게도 정부와 뜻있는 인사들이 이런
매년 봄이 되면 남부 지방에서부터 계절을 알리는 개화 소식이 들려온다. 그중 한 곳이 전남 구례다.노란 산수유 꽃축제가 열리고 파스텔 색조의 붉은 매화꽃이 피는 곳이다. 구례는 해마다 봄의 전령을 맞이하는 상춘객들로 붐빈다.◇ 경쾌하고 밝은 노란빛기온이 올라가니 자꾸 주변의 자연을 둘러보게 된다. 따뜻한 기운에 풀냄새까지 더해지는 계절이다.올해는 봄꽃 소식이 예년보다 일찍 들리고 있다. 화사한 이미지의 꽃을 보게 되면 마음의 베일도 벗을 수 있을 것 같다.꽃의 빛깔은 저마다 개성적인 매력이 있다. 노란빛은 경쾌하고 밝고 긍정적인 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