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홈술’(집에서 술 마시기) 트렌드가 확산하며 ‘푸드 페어링’(Food pair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페어링은 짝을 맞춘다는 뜻으로, 푸드 페어링은 마실 것과 음식의 조합(궁합)이 좋은 것을 말한다.

기존의 푸드 페어링은 주로 와인을 마실 때 활용하는 개념으로 한정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한국인들이 일상적으로 즐겨 마시는 맥주에서도 페어링 열풍이 돌고 있다. ‘미식’ 트렌드가 맥주에도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트렌드의 초기 단계인만큼 인기 페어링은 쉬우면서도 간편한 조합이다.

쉽게 시도할 수 있는 맥주 페어링 방법들을 소개한다.

◆ 가장 쉬운 방법은 ‘맥주 색깔’에 음식 맞추기

맥주에 ‘푸드 페어링(Food Pairing,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의 조합)’ 개념을 최초로 정립한 개릿 올리버(Garrett Oliver)는 푸드 페어링의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맥주 색깔에 음식 맞추기”를 언급한 바 있다.

예를 들어 짙은 갈색을 가진 맥주는 진한 갈색인 커피가 들어간 빵이나, 초콜릿이 들어간 브라우니 등과 어울리는 식이다.

맥주 전문가들에 따르면 맥주의 색은 맥아(싹 틔운 보리)를 강한 열에 오랫동안 구울수록 어두워진다. 태운 맥아를 활용해 짙은 색을 내는 스타우트류의 맥주는 커피나 초콜릿 등의 풍미가 강해 브라우니처럼 짙은 색류의 디저트가 어울린다.겨울 석화와도 궁합이 좋다. 성대한 아일랜드 굴 축제의 주요 후원사가 아일랜드 흑맥주 기네스인 이유이기도 하다.

페어링의 ‘3C’ 법칙 

색깔 뿐 아니라 맛의 강도를 맞추는 것도 방법이다. 글로벌 공인 맥주 전문가 자격증(certified cicerone)을 보유한 김성원 제주맥주 마케팅교육 매니저는 ‘3C’로 요약되는 3 가지 팁을 소개했다.

① 대비 (Contrast)

대비는 서로 다른 강한 맛을 가진 음식과 맥주를 페어링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동시에 맥주 또는 음식이 서로의 맛을 덮어버릴 정도가 되면 안 된다. 

‘대비’ 페어링은 조합에 따라 다른 두 가지의 맛이 만나 한 맛이 강조되거나, 둘 다 맛이 상승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좋은 예로는 굴과 스타우트가 있다. 굴의 강한 바다향은 스타우트의 풍부한 질감과 초콜릿향과 잘 어울린다.

② 보완 (Complement)

보완하는 맛을 찾는다는 것은 곧 비슷한 맛을 가진 음식과 맥주를 먹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풍부한 맛을 가진 음식을, 역시 또한 무겁고 풍부한 맛을 가진 맥주와 페어링하는 것이다. 

또는 가벼운 맛을 가진 음식과 가벼운 라이트 비어와 페어링할 수도 있다. 

③ 정화 (Cleanse)

정화’라는 단어가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쉽게 말해 음식 또는 맥주를 맛본 후 그 맛을 씻어내줄 수 있는 조합을 말한다. 쓴 약을 먹고 달콤한 사탕을 먹는 식으로 생각하면 된다. 

예컨대 맛이 굉장히 강한 향신료가 듬뿍 들어간 음식 또는 기름진 튀김 음식이라면 차갑고 라이트한 맥주로 그 정도를 살짝 덜어내는 것이다. 한국의 치맥이 대표적인 예이다. 

반대로 IPA와 같은 맥주의 쓴 맛을 덜기 위해 기름진 프렌치 프라이나 견과류를 조합할 수도 있다. 

◆ 크래프트 맥주는 단독으로? NO!

크래프트 맥주(craft beer, 수제 맥주)는 라거보다 맛과 향이 강하기 때문에 단독으로 마셔야 한다는 것 또한 선입견이다.

국내 크래프트 맥주를 이끌고 있는 제주맥주 관계자는 “크래프트 맥주는 맛과 향이 천차만별인만큼, 어울리는 음식 또한 매우 다양하다”고 했다. 

개릿올리버가 레시피 개발에 참여한 ‘제주 위트 에일’은 감귤 향의 끝 맛이 제주도 향토 음식인 흑돼지구이나 방어회 등 묵직한 음식과 잘 맞는다고 한다. 

‘제주 거멍 에일’의 경우, 스테이크처럼 짙은 풍미의 고기요리와 어울린다고 말했다. 

◆ 에일 맥주는 품목별로 페어링

에일 맥주는 품목별로 페어링하면 좋다. 

위트에일류는 특유의 부드러운 맛으로, 기름지고 묵직한 음식과 어울린다.

페일 에일류는 홉의 진하고 쌉쌀한 맛이 특징으로, 진한 맛과 비슷한 강도를 가진 두루치기나 한치물회, 회무침 등 매운 맛이 제격이다.

이스트IPA(India Pale Ale, 홉을 많이 넣은 에일 맥주)는 균형감있는 쌉싸름함이 특징으로, 멕시칸 푸드나 떡볶이 등 매콤한 음식과 균형이 잘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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