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술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의 음주율은 계속 올라가고 있다. 질병 관리청 만성질환 건강통계에 의하면, 전 국민 대상 2010년  ‘고위험 음주율’은 11.5%였지만 2018년 15%까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로 이어지고 있다. 아마도 지나친 경쟁, 불안, 갈등과 대립적 사회 환경이 술을 더 부추기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술문화가 코로나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로 한동안 수그러들었다가 최근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다시 번성하고 있다. 그러나 적당한 음주가 아니라 ‘고위험 음주’가 계속 된다면 간질환, 각종 대사질환은 물론 뇌건강과 정신적 측면에서도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자칫 삶이 망가질 수도 있다. 

당신이 술을 좋아한다면 어느 정도인지 체크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고위험 음주군인지, 아니면 잠재적 알코올 중독자인지 살펴보기로 하자. 

 

◆고위험 음주군이란?

질병관리청 만성질환 건강통계에서는 남성의 경우 술자리에서 7잔 이상(맥주로는 5캔), 여성의 경우 5잔 이상(맥주로는 3캔)을 주 평균 2회 이상 마시는 사람들의 경우를 ‘고위험 음주군’으로 분류했다.

좀 더 자세한 분류를 이용할 때는 알코올 의존검사(AUDIT-K)가 널리 이용된다. 아래의 검사표를 기준으로 8점 이상은 주의가 필요한 정도이고,12~19점은 알코올 중독 전단계이며,  20점 이상은 전문가의 치료가 필요한 수준의 위험군(알코올 중독)으로 분류된다.

*사진=네이버 백과사전

◆간 말고도 고위험음주군이 가진 문제

1. 당뇨병

흔히 알코올을 많이 섭취하면 간에 무리가 갈 것을 걱정한다. 하지만 강남 세브란스 병원 가정의학과 강희택 교수는 간뿐만 아니라 당뇨병을 포함한 각종 대사증후군의 위험을 높인다고 주의했다. 체내 염증 반응과 혈당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강 교수가 진행한 연구에서 특히 남성의 경우 저위험 음주군과 중간위험 음주군의 혈당 차이가 별로 없었지만, 고위험 음주군에서만 눈에 띄게 혈당이 높아졌다. 즉, 고위험 음주군 남성은 저위험 음주군에 비해 1.5배 높은 당뇨병 위험을 가지고 있다. 

2. 근감소증

용인세브란스 병원과 충북대 병원에서 폐경 여성 2천여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고위험군의 폐경 여성은 근감소증 유병률이 급증한다고 발표했다. 저위험군에 비해 3배 넘게 높은 수치이다. 

폐경 후엔 성 호르몬이 줄어들면서 근 감소와 체지방 증가가 동시에 일어나는데, 고위험 음주군은 이 과정을 더 악화시킨다. 이로 인해 대사증후군, 심혈관질환의 위험도 커진다. 

3. 자살

자살 시도의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술을 마신 상태였다는 보건복지부의 발표 자료가 있다. 실제로 고위험 음주군은 비음주군에 비해 1.93배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자살 위험이 높다고 헤럴드경제가 보도했다. 

오랜 기간 과음이 이어지면 뇌가 알코올의 자극에 익숙해져 오히려 우울감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오히려 더한 폭음으로 이어지고, 그럼에도 우울감이 해소되지 않아 자살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자살과 음주는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다사랑중앙병원 김태영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이 말했다. 

 

우리나라는 잦은 술자리나 과음에 사회적으로 관대한 편이다. 음주 문화에 대해 관대한 사회에 맞서 개인이라도 당장 음주에 대한 경각심을 더 키워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강희택 교수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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