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 피부는 다른 피부의 약 2분의1 정도로 얇아 건조한 날씨에 쉽게 트고 갈라진다.     /셔터스톡
입술 피부는 다른 피부의 약 2분의1 정도로 얇아 건조한 날씨에 쉽게 트고 갈라진다.     /셔터스톡

30대 직장인 A씨는 "건조한 날씨 때문인지 입술이 메마르더니 위아래가 다 터서 몇겹이나 벗겨졌다"며 "너무 아프다"고 호소했다.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입술 건조함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

입술은 피부를 보호하는 땀샘과 피지선이 없어 찬바람에 손상되기 쉽다.

특히 입술 피부는 다른 피부의 약 2분의1 정도로 얇아 건조한 날씨에 쉽게 트고 갈라지는데, 이때 침을 발라 입술을 촉촉하게 하려는 경우가 많은데 문제는 입술이 더 건조해진다는 것이다.

침은 유분기가 없어 공기 중으로 금방 증발해 입술에 있던 수분까지 빼앗아 간다.

여기에 입술 각질을 억지로 뜯으면 수분 보호막이 사라지고 상처가 생겨 세균이 침투하기 쉬워진다.

위와 같은 행동들로 입술이 심하게 건조해지면 박탈성 구순염 등으로 악화할 수 있다.

한별 의정부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박탈성 구순염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침을 바르거나 입술 각질을 뜯는 등 입술 건조를 유발하는 행동"이라며 "또 흡연하는 경우 담배 연기나 유해 물질에 노출될수록 입술 염증이 유발되면서 각질이 벗겨지는 박탈성 구순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적인 박탈성 구순염 증상은 입술 표면이 건조하고 갈라지고 각질이 두꺼워지는 것"이라며 "심하면 균열이 생겨 피가 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건조한 입술을 계속 방치할 경우 입술이 얇아질 수 있다.

실제로 나이가 들면 입술 두께가 얇아지는 경향이 있는데요. 입술 표피와 진피의 두께가 줄어들고 피부의 콜라겐이나 섬유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한별 교수는 "입술이 건조하게 되면 표피와 진피의 두께가 얇아지는 속도가 가속화돼 해부학적으로 입술이 얇아질 수 있다"며 "또 염증 후 저색소증이 생길 수 있는데, 입술의 경계가 불분명해져 시각적으로 얇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입술 상태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선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평소 바셀린 성분이 많은 립밤을 수시로 발라주는 것이 좋고 유분기가 많은 영양 크림이나 꿀도 보습에 도움이 된다.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잘근잘근 씹거나 화학 성분이 과도한 립스틱을 바르는 행동도 입술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요즘처럼 건조한 날에는 가습기를 사용해 적정 습도를 유지하고 입술이 메마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입술 각질은 저절로 탈락하도록 두는 것이 가장 좋다.

만약 신경 쓰인다면 샤워나 세안 후 입술 각질을 살짝 문질러 없애거나, 립밤을 충분히 바르고 랩을 씌워 불린 후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

한별 교수는 "얼굴에 로션 바르는 것처럼 입술에도 보습제나 립밤을 잘 바르는 게 입술 건강을 유지하는 데 가장 좋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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