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당 두부마을에는 가정집의 한쪽 벽면에 두부를 만드는 과정에 대한 귀여운 벽화가 그려져 있다. 그래서 마을길을 따라 걸으면 두부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안지은 기자
◇초당 두부마을에는 가정집의 한쪽 벽면에 두부를 만드는 과정에 대한 귀여운 벽화가 그려져 있다. 그래서 마을길을 따라 걸으면 두부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안지은 기자

강릉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 중 하나는 두부이다. 여행의 적지 않은 몫이 미식이라고 생각하거나 강릉의 두부 맛을 제대로 즐기기를 원한다면 초당 두부마을을 가야 한다. 

조선의 최고 문호이며 <홍길동전>을 집필한 허균과 조선 대표 여류시인으로 여겨지는 허난설헌의 아버지인 허엽선생이 초당 두부마을의 시초라고 볼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집앞 물맛이 좋아 두부를 만들어 먹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바로 앞에 바다도 있어 바닷물을 길러와 응고시키는 데에 사용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두부가 널리 유명해지면서 허엽선생의 호인 ‘초당’을 따서 초당 두부가 만들어졌다. 허엽선생은 위대한 문인들을 자녀로 두었을 뿐만 아니라 더불어 맛좋은 두부까지도 만들어낸 셈이다. 

실제로 초당 두부마을 바로 건너편에는 허균, 허난설헌 생가가 있어 함께 둘러보기도 좋다. 

초당 두부마을은 잘 꾸며진 관광지의 느낌은 아니다. 시골길에 실제로 주민들이 살고 있는 낮고 정겨운 집들이 듬성듬성 있고, 집의 벽면이나 담에는 초당 두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벽화로 그려놓은 정도이다.  

날씨가 좋다면, 마을 가운데에 난 길을 여유로이 걸으며 정취를 느끼는 것도 좋다. 길을 걷다보면 애써 찾지 않아도 그 사이에 유명 맛집들과 카페들이 보인다.

두부가 어떻게 메인 요리가 될 수 있는지 궁금증이 들 수도 있지만, 초당 두부마을에서는 평소에 먹던 두부 맛을 생각하면 안 된다. 

대부분 두부를 매일 직접 만들기 때문에 두부 자체만 먹어도 원래 알던 두부 맛과는 고소함 자체가 다르다. 심지어 두부에서 은은한 단맛을 느낄 수도 있다. 

1. 초당토박이할머니순두부

◇초당 두부마을의 두부찌개에는 대부분 고기가 전혀 들어가지 않지만,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두부와 약간의 채소만으로 깊은 국물 맛이 난다. 
◇초당 두부마을의 두부찌개에는 대부분 고기가 전혀 들어가지 않지만,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두부와 약간의 채소만으로 깊은 국물 맛이 난다. 

초당 두부의 맛이 어떤지 알고 싶다면, 가장 기본에 충실한 ‘원조’ 집을 찾아가는 것이 좋다. 1976년부터 3대째 두부를 만들고 있는 초당토박이할머니순두부가 그 주인공이다.

40여 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전통 방식 그대로를 고수하고 있어 두부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tvN ‘노포의 영업비밀’에 출연하며 관광객들에게도 많이 알려졌다. 

대표 메뉴는 순두부전골, 두부전골, 두부조림이다. 순두부전골이나 두부전골은 시원한 국물맛이 특징이며, 빨간 국물이지만 맵지도, 짜지도 않아 아침 식사로 제격이다. 보다 매콤한 맛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두부조림이 입맛에 더 맞을 것이다. 

하지만 이 메뉴들은 2인 이상부터 주문이 가능하다. 따라서 혼자 온 손님이라면 가게에서 직접 만든 것으로 끓인 청국장을 먹으면 된다. 

메인 메뉴를 먹고도 조금 부족한 것 같다면 따끈한 두부에 강릉 막걸리를 한 잔 곁들이는 것도 좋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순두부만을 끓인 것을 ‘초두부’, 네모로 굳혀서 그대로 자른 ‘모두부’도 팔고 있는데, 이렇게 하얀 두부만을 먹으면 초당 두부의 맛을 제대로 더 즐길 수 있다. 

2. 짬뽕 순두부

◇강릉 초당 두부마을 '동화가든'의 짬뽕 순두부
◇강릉 초당 두부마을 '동화가든'의 짬뽕 순두부

초당 두부마을을 걷다보면 ‘짬뽕 순두부’라는 메뉴를 내건 식당들을 많이 마주치게 된다. 조금 낯설게 느껴질지 몰라도, 맛이 없을 리가 없는 조합에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끈다. 

초당 두부의 맛에 더해 보다 얼큰한 국물이 먹고 싶은 날에는 짬뽕 순두부를 택하면 된다. 많은 맛집들 중에 가장 유명한 곳은 짬뽕 순두부를 처음 선보이고, 특허까지 낸 ‘동화가든’이다. 

일명 짬순이의 원조집으로 알려져 성수기가 아닐 때에도 번호표를 뽑고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많이 매운 정도는 아니지만, 적당히 얼큰한 국물에 원래 짬뽕에 들어가는 채소와 해산물이 듬뿍 있어 밥 말아 먹으면 밥이 술술 사라진다. 

짬뽕에 들어가는 순두부 역시 초당 두부로 만들어져 특유의 고소함과 단 맛이 느껴지는 두부이다. 두부의 고소함이 짬뽕의 얼큰함을 중화시켜 주기도 한다. 

3. 순두부 젤라또

강릉에서만 먹어볼 수 있는 디저트도 있다. 순두부 젤라또를 파는 곳들 역시 초당 두부마을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아이스크림에 순두부가 들어간다는 것이 먹기 전에는 잘 상상이 되지 않지만, 원래 알고있던 아이스크림 맛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달콤한 아이스크림에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 조금 더해진 정도이다. 

순두부 젤라또를 사들고, 맛집 웨이팅을 하거나 초당 두부마을을 걸어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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