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 카르마 법칙에 대해서 얘기해보겠습니다. 힌두교나 불교에서 나오는 사상인데 ‘지금 내가 겪는 경험은 과거 내 행동의 결과이고, 지금 내 행동이 미래 내 경험이 된다’, 이는 우리 삶과 우주의 준엄한 법칙이자 질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네, 카르마 법칙은 인과응보(因果應報)입니다. 작용과 반작용, 원인과 결과죠, ‘눈에는 눈, 이에는 이’입니다. 나쁜 짓을 하는 등 우주운행 질서를 거스르면 카르마는 예외 없이 작용하죠.

우리가 죽어서 영계에 들어가면 자신이 생전에 이해 못 했던 사건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모두 자신이 풀어야 할 카르마들이었죠. 만약 제대로 풀었다면 그것은 소멸되는 것이고, 제대로 풀지 못한다면 다시 환생해 풀어야 합니다.”

― 우리가 뭘 조심해야죠?

“우리의 생각이나 말, 행동입니다. 모두 영혼 속에 저장됩니다. 따라서 살면서 나쁜 카르마를 만들지 않아야 합니다.”

― 카르마 법칙은 누가 주재합니까.

“흔히들 브라만, 신(神)이란 표현을 쓰지만 저는 최고 지성(Supreme Intelligence), 최고 의식에 의해 움직인다고 봅니다.”

― 환생은 어떻게 결정되나요.

“마스터라고 불리는 고급 영들이 상의해 환생을 결정한다고 합니다. 환생은 자신의 카르마를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죠. 제가 보기에 보통 사람들은 그냥 자기의 업보에 따라 밀려 내려오는 것 같아요.”

◆ 박정희와 김일성, 김정은의 영혼은…

◇ 박정희 전 대통령(1917~1946)
◇ 박정희 전 대통령(1917~1946)

― 다시 태어나서 카르마는 어떻게 해소하죠?

“인간은 자유의지가 있기 때문에 그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도 바뀝니다. 예컨대 전생(前生)에 살인을 저질러 그 업을 소멸하기 위해 이 생에 태어났다고 반드시 살인 같은 비극을 당하는 것은 아니죠.

만약 그가 철저히 회개하고 다른 선업을 쌓았다면 이미 카르마는 소멸됐을 수 있습니다. 제일 안 좋은 것이 운명예정론이에요. 그런 결정론은 카르마 법칙의 본질이 아닙니다.”

― 박정희 전 대통령 같은 이의 영혼은 어떤가요.

“별로 안 좋겠죠. 여러 사람을 힘들게 했으니까.”

― 북한 김일성은?

“아이고, 그 과보(果報)는 엄청나죠. 제가 안 봐도 알아요.”

― 그 손자 김정은은?

“그놈은 도대체 무슨 과보를 어떻게 받을 건지, 뭐 수백 생을 그냥 살아가면서 고생해야지. 저렇게 안 살아도 되는데 바보같이….”

― 카르마 법칙에 따르면 지혜로운 사람은?

“사실 카르마 법칙은 항상 우리를 돕기 위해 존재합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해소할 수 있는 상황을 항상 만들어주죠. 혹시 지금 갑자기 엄청난 비극, 고통, 병이 찾아온다고 해도 이는 내가 지은 카르마를 해소할 수 있는 기회라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사실 그렇고요.

하늘은 지금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각자 견딜 수 있을 만큼의 고통만 줍니다. 기독교나 맹자 책에도 나와 있지 않나요? 때문에 지혜가 밝은 사람은 자신의 인연이나 카르마가 어떤 것인지 잘 살피고 그 카르마의 법칙을 거스르지 않고 같이 흘러가는 사람입니다.”

― 그렇다면 자살은 정말 안 좋은 것이네요.

“정말 안 좋죠. 법칙에 따라 가야 하는데 옆으로 빠진 것 아닙니까. 결국은 다시 가야 합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힘들겠어요. 자살을 저지르고 살아난 사람이나, 꿈에 자살자가 나타나 얘기하는 것을 종합해보면 영혼이 굉장히 어둡고, 너무 절망적이며 음침한 곳에 있다고 합니다. 정말 있기 싫다고 하는데 아무도 돌보지 않고, 끝도 모르는 기약할 수 없는 시간에 계속 있어야 한다니 얼마나 큰 형벌입니까.”

“직전 生은 동학, 강증산과 관련이 있었던 것 같고…”

◇ 최준식 교수(1956~)
◇ 최준식 교수(1956~)

최 교수는 1956년 서울 중구 신당동에서 태어났다. 5남 2녀 중 하나로 단칸방에서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자연히 사춘기 때 내향적이고 염세적(厭世的)인 성격이 됐다. 당시 최고 명문 경기중·고를 마치고 서강대에서 사학을 공부하면서 불교와 강증산 사상에 빠졌다. 결국 종교학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 유학을 갔다. 박사 학위를 받고 귀국해 교수가 됐다.

― 신비체험을 한 적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 본인의 전생은 어떤가요.

“종교와 정치 쪽을 왔다 갔다 한 것 같습니다. 직전 생은 동학, 강증산과 관련이 있었던 것 같고, 아주 예전 생에선 이집트 사제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대학을 정년퇴직한 후 생활은 이렇다.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남산으로 간다. 차를 안중근 기념관 밑에 주차해두고, 남산순환도로를 한 바퀴 돌고 남산타워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면 대략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자연 속의 명상 생활이랄까.

― 걸을 때 어떤 생각을 하세요.

“잡생각이 늘 나죠. 그냥 내버려 둬요. 이전에 뭐 당했던 일이 생각나 울화가 치밀 때도 있고, 또 섭섭한 것도 생각나고, 어떤 날은 또 다른 생각이 나고…. 하여간 생각이 안 없어지더군요. 그래서 그냥 생각나면 나는구나 내버려 둡니다.”

― 이후 일상은?

“오전에 책 쓰고 점심 먹고 돌아다니다 저녁때 소주나 막걸리 등 술 마시고, 집에 들어와 잡니다.”

― 돌아보는 인생은 어떻습니까.

“지금은 좋아요. 카르마니 뭐니 생각 좀 안 하고, 아무 생각 안 하고 사는 게 최고죠. 노력해봐야 되는 게 아니니까. 어떻게 하면 아무것도 안 하고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있을 수 있을까….”

― 지금 어느 정도 행복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우울하진 않죠.”

― 이번 생에 카르마 많이 극복하셨나요.

“아유, 참 카르마 많이 또 만들었구나. 후회 막급하죠.”

― 어떤 거로?

“인간관계에서 미숙한 것이 많죠. 제가 자폐증 같은 게 있어요. 난 모르는 사람 거의 안 만나거든요. 이제 와서 극복하겠다는 마음은 없어요. 노력해도 안 되더라고요.”

“죽음은 해방의 날이자 방학식”

어쩌면 이런 순응이 카르마라는 인생의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게 아니라 함께 흘러가는 지혜로운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 지금 21세기 상황, 영적으로 어떻게 보십니까.

“세계적으로 볼 때 19세기 말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사람들의 의식이 깨어 있죠. 그런데 환경문제로 거꾸러질 것 같아요. 굉장히 비관적입니다. 큰 환란들이 올 수 있습니다. 인간이 너무 욕심을 부려가지고.”

― 한국은 어떻습니까.

“영적 에너지는 굉장히 풍부한데 높지는 않습니다. 한국 교회만 봐도 외형상 세계 10대 교회 중 네 개가 있다고 하는데 거기 목사나 설교 수준은 어떤가요.”

― 칠순을 앞둔 지금 죽음을 어떻게 보시나요? 새로운 여행이나 원래 있던 곳으로 되돌아가는, 그런 긍정적으로 보시나요?

“네, 죽음은 해방의 날이죠. 방학식입니다. 지구학교 다니다가 학기 끝나고 쉬러 가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늘 학생들에게 말했듯이 ‘죽음은 인생 마지막 성장기회다’ ‘깊은 삶을 위해 죽음을 공부하라’고 생각합니다.”

― 만약 내일 죽는다면 지금 뭐하시겠어요?

“똑같죠. 더 살겠다 뭐다 이런 마음 하나도 없습니다.”

― 안락사(安樂死)는 어떻게 보세요. 그것도 자살인데.

“늙어서 하는 것인데 일반 자살과는 다르지 않겠어요? 카르마가 그다지 쌓인다고 보지 않습니다. 다만 스위스까지 갈 필요가 있나요? 여기서도 밥 안 먹고 그러면 되는데.”

― 고승들이 자신이 죽는 때를 알게 되면 곡기를 끊는다는데.

“근데 밥 끊을 수 있는 장소가 마땅히 없죠. 집에서 그렇게 하면 좋은데 가족들이 놔두지 않을 테니. 훈련이 필요합니다.”

― 일반 사람들에게 바람직한 죽음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늙으면 자연과 가깝게 지내다 가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그래야 마음도 순화되고 몸도 깨끗해지죠. 또 중환자실에서 죽음을 맞는 것은 피하라, 연명치료도 피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가장 좋은 임종의 모습은 영혼이 몸에서 벗어나기 전까지 의식을 갖고 가족들과 좋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겠죠.”

글 | 함영준 마음건강 길 대표

22년간 신문 기자로 일했다. 스스로 신문사를 그만둔 뒤 글을 썼고 이후 청와대 비서관 등 공직 생활도 지냈다. 평소 인간의 본성, 마음, 심리학, 뇌과학, 명상 등에 관심이 많았으며 마음건강 종합 온라인매체인 마음건강 ‘길’(mindgil.com)을 2019년 창간해 대표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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