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촌호수에서의 러버덕 전시는 10월 3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사진=안지은기자
◇ 석촌호수에서의 러버덕 전시는 10월 3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사진=안지은기자

8년만에 서울로 돌아온 반가운 손님이 있다. 그 주인공은 석촌호수 위에 떠있는 거대한 노란 오리, 러버덕이다.

러버덕 프로젝트는 일상 속 소재를 극대화시켜 보는 이로 하여금 행복과 재미를 경험하도록 여러 시도를 하는 네덜란드 출신의 공공미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이 디자인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2007년 프랑스 전시에서 시작되어 아직까지도 전 세계 주요 도시들을 돌아다니고 있다. 

2014년 우리나라 석촌호수에 처음 전시되었을 때 러버덕을 보러온 사람들은 500만명이나 되었다. 

그리고 지난 9월 30일부터 몸집을 약 1.5m 정도 키워 더 거대한 오리가 되어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호수에 떠있는 거대한 러버덕을 보기 위해 석촌호수는 요즘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그렇다면 러버덕은 왜 두 번째인데도 여전히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걸까?

산책하기 좋은 가을 저녁, 러버덕을 보기 위해 석촌호수로 향했다. 석촌호수는 동호와 서호 나눠지는데, 서호는 롯데월드가 차지하고 있다. 러버덕을 보려면 동호로 가야 한다. 잠실역 2번 출구에서 나와 롯데타워만 지나면 바로 석촌호수가 보인다. 

호수를 따라 이어진 산책로를 걷다 보면 거대한 노란 형체가 보여 러버덕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청명한 하늘과 초록색 잎으로 둘러싸인 러버덕도 좋지만, 밤에 가도 그 귀여움은 여전히 즐길 수 있다. 조명까지 설치해 놓았기 때문에 어둠 속에서 노란 러버덕이 더 눈에 띄고, 호수 건너편 야경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노란 러버덕 표면에는 나뭇잎들의 그림자가 지는 것도 밤에만 볼 수 있는 포인트이다. 

늦은 저녁 시간에도 러버덕과 함께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근처가 북적였고, 러버덕과 마주보는 정면 계단에는 아예 앉아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았다. 

*사진=안지은기자
*사진=안지은기자

호수 위에 떠있는 러버덕의 귀여움 덕에 제작자인 호프만의 의도대로 잠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노란 덩어리에 눈과 입이 박혀있는 아주 단순하지만 거대한 모양은 복잡한 생각도 잊게 해준다. 

원래 러버덕은 아이들이 목욕할 때, 욕조에 띄우는 노란 고무 오리 장난감이다. 이것의 크기를 극대화시켜 호수를 욕조 삼아 거대한 러버덕을 띄운 셈이다. 

실제로 호프만도 SBS 뉴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두 지구라는 큰 집에 함께 사는 가족이다. 전 세계인의 욕조인 만큼 거대한 오리가 필요할 것 같았다”고 말하며 호수를 욕조로 여겨 거대한 러버덕 장난감을 띄운 것으로 자신의 작품을 해석했다. 

어린 시절 욕조 위에서 가지고 놀던 오리의 모양과 똑같지만, 이제 그 작은 오리로는 성에 차지 않을 정도로 커버린 어른들에게 러버덕 프로젝트는 잃어버린 동심을 찾게 해준다. 

석촌호수에서의 러버덕 전시는 10월 3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주말, 가을과 마지막 러버덕을 만나러 석촌호수에서의 산책을 계획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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