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은 좌식생활에 익숙해져 있어 척추 질환이 많은 편이다. 이른바 ‘양반 다리’가 척추에 좋지 않다. 일반적으로 목·허리 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환자가 많다. 그런데도 병원에는 잘 가지 않고 침-뜸 등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척추는 신체에서 가장 민감한 부위 중 하나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거동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의학기술이 발달했지만  척추 질환은 노년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다.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지는 않지만, 아픈 상태로 고통받는 고령층이 늘고 있다.

그중 60대에 접어들면 조금만 무리해도 척추관협착증이나 추간판탈출증(디스크) 같은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급격한 퇴행성 변화로 척추가 굳어지거나 약해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척추 명의'로 알려진 김성민 서울바른병원장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척추 질환은 치료 시기와 의사의 숙련도가 치료 성적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김 병원장은 목·허리 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같은 일반적인 척추 질환 치료부터 치료가 까다로운 요부 후만증 및 측만증 등 척추변형까지 전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척추센터장, 신경외과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30년간 7000건 이상의 고난도 척추 수술 경험을 보유한 김성민 병원장의 척추 질환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소개한다. 

Q. 척추 질환 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심한 통증, 저림, 마비 등으로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또 회복될 때까지 오랜 시간과 비용이 들 수 있다. 족하수 등 하지 신경마비가 있는 환자가 치료 시기를 놓치면 평생 절뚝거리거나 달릴 수 없는 후유증이 생기기도 한다.

Q. 내원 해야 하는 적절한 시기는 언제인가.

허리 통증이나 불편감이 3주에서 한 달 이상 지속하고, 일상생활이 힘들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척추전문의의 신경 및 이학적 검사와 MRI, CT 등 정밀검사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우선이다.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환자의 90% 이상은 양호한 치료 결과를 보인다.

특히 허리와 엉덩이뼈 주변이 아프고 다리가 저려 잘 걷지 못하는 등 수술이 꼭 필요한 환자가 있다. 이들 가운데 불필요한 시술만 여러 차례 받아 증세가 악화하는 안타까운 사례가 많다. 이런 경우는 마비가 심해지면 수술을 해도 신경이 금방 돌아오지 않아 예후가 좋지 않다. 그러니 치료 시기를 놓치지 말고 전문의 의견을 믿고 따라야 한다.

Q. 일반적인 척추 질환은 꼭 수술할 필요가 없다고 들었다.

척추 질환의 경우 안정치료 및 통증완화제, 근 이완제 등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운동요법, 경막외 주사 혹은 신경근 차단술 등 주사치료를 먼저 시행한다. 90% 이상 환자가 이 같은 보존적 치료로 회복된다. 일부 환자는 시술 치료(신경 성형술, 고주파 열응고술 등)를 시행해 볼 수 있다. 수술 치료까지 진행하는 환자는 전체의 5%에 불과하다.

Q. 어떤 경우에 수술이 필요한가.

보존적 치료와 시술 치료를 3개월 이상했는데도 통증, 저림 등의 증상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경우 수술을 고려하는 게 좋다. 마비가 진행돼 걸음이 불편하거나 식사를 하는 등 기본적인 동작이 어려운 경우, 소변 줄이 가늘어지거나 대변 보기가 어려운 경우 반드시 이른 시일 내 수술 치료를 해야 한다. 통증이 너무 심해 진통제를 먹어도 참을 수 없는 경우도 포함된다.

Q. 많은 환자가 척추 수술을 두려워한다.

척추 수술은 ‘큰 수술’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치료를 미루는 환자가 많다. 하지만 디스크의 경우 대부분 수술 치료가 필요 없다. 보존치료 후 3개월이 지나서 디스크 부위의 상태가 좋으면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

증세가 심해 수술을 하게 되더라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흔한 허리 디스크, 협착증 등 척추 질환은 전신마취 없이 부분마취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수술 부위의 상처도 작고 입원 기간도 짧다. 수술 후 일주일 정도 지나면 회복된다. 그러니 최소 두 명 이상의 전문의가 수술을 권한다면 제때 치료를 받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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