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술 사랑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2014년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의 44개국 음주량 조사 결과 한국이 1위를 차지했다. 한국 성인은 일주일에 평균 술을 13.7잔 마시는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소주 약 2병에 해당된다.

한국인은 음주량이 많은 만큼 간 건강에도 관심이 많다. 간 영양제 ‘밀크씨슬’이 늘 인기 영양제로 꼽히는 이유도 그것이다. 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간 센터 김순선 교수는 유튜브 채널 <아주대병원TV>를 통해 간 건강관리와 간염 예방에 대해 설명했다.

1. 피로는 정말 간 때문인가

“피로는 간 때문이야~"하는 광고 때문에 이렇게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피로는 간질환의 중요한 증상이긴 하다. 하지만 피로하다고 간질환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간질환이 있다고 모두 피로한 것도 아니다. 피로함은 단순 과로나 암 질환, 내분비질환 등 여러 가지 질환에 의해 나타날 수 있는 비특이적 증상이기 때문이다. 피로하다고 해서 무조건 간 질환을 의심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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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A, B, C형 간염의 차이는

간염 바이러스에는 A형, B형, C형, D형, E형이 있다. 이 중 A와 E는 급성 간염을 일으키고 음식물을 통해 전염된다. B, C, D형 바이러스는 급성 간염과 만성 간염을 모두 일으킬 수 있고 주로 혈액을 통해 전염된다. 과거에는 수혈 중에 감염되는 경우도 많았고 오염된 침이나 주삿바늘 등으로 인해 감염될 수도 있다.

이 중 예방접종이 가능한 것은 A형과 B형 간염이다. A형은 백신을 맞으면 100%에 가까운 확률로 예방이 가능하다. B형 백신은 보통 신생아 때 맞는다. 성인이 되었는데 B형 간염에 대한 항체가 없다면 세 번에 나눠 다시 맞는 것을 권하고 있다. 1차 접종 후 1개월 후 2차 접종, 2차 접종 후 5개월 후 3차 접종을 하면 된다.

3. 술을 적게 마셔도 얼굴이 붉어지면 간에 문제가 있는 건가

술 한 잔만 먹어도 얼굴이 쉽게 붉어지는 것은 유전적인 영향으로 알코올 분해효소가 부족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런 체질의 사람 중에는 음주를 거의 하지 않아 간이 오히려 더 건강한 경우가 많다. 술에 잘 취하지 않는다고 해서 간 손상이 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실제 임상에서는 술을 잘 먹는 사람이 과음을 해서 간 손상이 발생한 경우가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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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조금씩 매일 음주 vs 일주일 한 번 과음, 어떤 게 더 낫나

나눠서 마시든, 한 번만 마시든 일주일에 섭취하는 알코올 총량이 더 중요하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하거나 취하기 위해 술을 마시는 행위를 ‘빈지 드링킹(Binge Drinking)’이라고 한다. 한 달에 한두 번 음주하더라도 소주 5~6병씩 먹는 것이 한 예다. 빈지 드링킹은 간 건강을 심각하게 해친다. 즉 폭음은 횟수가 적더라도 위험한 행위다.

5. 간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

두부, 치즈, 콩, 흰 살 생선 등에는 간에 필요한 분지쇄아미노산(BCAA)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간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권장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다.

만성 간 질환이나 간경변증이 있는 경우에는 비브리오 패혈증 위험이 있는 날생선, 해산물은 삼가는 게 중요하다. 음식이든 약이든 한 번 간으로 대사(代射)가 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간 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건강식품이나 한약 등 농도를 높게 만든 약이 간에 독성을 보일 수 있다.

간은 좋은 것을 해야 하는 장기가 아니라 나쁜 행동을 하지 않는 게 중요한 장기이다. 무엇보다 간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음식이나 약품에 의존하는 것보다는 체중 관리와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등 건강한 습관을 유지하는 게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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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건강에 관심이 있다면 자신이 A형 간염, B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갖고 있는지 확인하는 게 우선이다. 2019년 질병관리본부의 조사에 따르면 A형 간염은 30~4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는데, 그 이유가 항체 양성률이 낮았기 때문이다.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20대의 A형 간염 항체양성률은 12.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만큼 간염 항체양성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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