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용 생쥐.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제공, 연합
실험용 생쥐.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제공, 연합

생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고지방 식단이 염증 조절 단백질 발현을 억제, 장에서 간을 거쳐 뇌로 이어지는 염증반응을 초래하면서 당뇨병과 알츠하이머 유사 증상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칼리지 스테이션 소재 텍사스 A&M대 나렌드라 쿠마르 교수팀은 23~26일 샌안토니오에서 열리는 미국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회 연례 회의(Discover BMB)에서 생쥐 실험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는 당뇨병 환자에게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킬 수 있는 분자 수준 메커니즘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제2형 당뇨병과 알츠하이머병 간 연관성을 보여주는 연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일부 과학자들은 알츠하이머병을 '제3형 당뇨병'으로 부르기도 한다. 또 당뇨병과 알츠하이머병은 모두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건강 문제로 꼽힌다.

쿠마르 교수는 "당뇨병과 알츠하이머병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뇨병을 예방하거나 개선하는 조처를 하면 알츠하이머병의 치매 증상 진행을 예방하거나 적어도 상당히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식단은 당뇨병 발병과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이 연구에서 식단이 당뇨병 환자의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생쥐 실험을 통해 장내 특정 단백질이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추적했다고 설명했다.

먼저 고지방식이 생쥐에서 면역과 염증을 조절하는 효소 중 하나인 야뉴스키나 제3(Jak3) 발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유전자 조작을 통해 전신 또는 일부 조직에 Jak3이 결핍된 생쥐 모델을 만들어 그 영향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 고지방 식단을 먹은 생쥐에게서는 Jak3의 발현이 억제됐고, 이 단백질이 없는 쥐는 장에서 시작해 간을 거쳐 뇌로 이어지는 일현의 염증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쥐들은 뇌에서 치매 원인 물질로 알려진 베타 아밀로이드(Aβ)와 과인산화된 타우(τ) 단백질이 과도하게 발현되는 등 알츠하이머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였고 인지 장애도 나타난 것으로 밝혀졌다.

쿠마르 교수는 "이 연구에서 음식이 Jak3의 발현에 영향을 미쳐 장누수증후군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는 결국 만성 염증, 당뇨병, 뇌의 독성물질 제거 능력 저하, 알츠하이머병 유사 증상 등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소식은 건강한 식단으로 혈당을 조절하면 이런 염증 경로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당뇨병 전단계에 생활 습관 변화를 통해 당뇨를 관리하면 당뇨병 진행을 예방하고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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