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한 여성이 임신을 하면 자손의 간암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제네바 대학과 대학병원 연구팀은 쥐 실험을 통해, 산모의 비만이 간 질환 및 간암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암컷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분석했다.
설탕과 지방이 풍부한 먹이를 섭취해 비만인 한 그룹과, 정상적인 먹이를 먹은 대조군을 비교했다.
반면, 암컷 쥐의 자손들은 ‘모두’ 정상적인 먹이를 섭취했고, 과체중이거나 비만이 아니었다.
분석 결과, 비만 쥐의 자손은 정상적인 먹이를 섭취했음에도 불구하고, 태어난 지 40주가 되자 간 건강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는, 간 지방 침착이나 섬유증, 염증 등과 같은 ‘간암 위험 요인’이 증가했다. 비만 쥐 자손의 간암 발병 위험은 80%였던 반면, 대조군은 20%였다.
연구를 주도한 비트 모에클리 박사는 “산모의 비만은 자손이 태어난 뒤에도 오랫동안 영향을 미친다”며 “자손은 자신의 생활습관에도 불구하고,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미생물군을 물려받아 간암 발병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비슷한 연구결과는 지난 2020년에도 발표되었다.
지난 2020년 6월, 의학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저널 오브 헤파톨로지’에는 중국 우한대와 화중과학기술대, 미국 센터럴 미시간대 연구팀의 공동 연구결과가 실렸다.
연구팀은 고지방식을 먹어 비만이 된 생쥐에게 간암 유도물질인 디에틸니트로사민(DEN)을 투여한 뒤 RNA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이는, 마이크로RNA의 변화를 파악하고 세대를 거쳐 전달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분석 결과, 간암이 발병한 비만 생쥐들에게서는 마이크로RNA 중 하나인 ‘miR-27a-3p’가 증가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또, 연구팀은 비만한 임신 생쥐들의 간에서도 해당 마이크로RNA가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새끼와 그 자손, 2대에 걸쳐 종양을 억제하는 유전자가 줄어들었다는 사실도 관찰했다.
종양을 억제하는 유전자가 줄면, 악성 간종양이라고도 불리는 ‘간세포암종’(hepatocellular carcinoma)이 쉽게 발생하게 된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간암발병확률은 자식보다 손자대에서 더 높았다는 사실이다. 쉽게 말해, 할머니가 비만이었다면 그 자식보다도 손자대에서 간암 위험이 높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산모가 비만해지면, 신체가 암 유발물질에 쉽게 노출되도록 바뀌며, 이 같은 암 감수성이 세대에 걸쳐 점점 누적되면서 세대가 내려갈수록 간암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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