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하는 사람들은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인간관계를 중시하고 활기차게 생활하며 유머를 잊지 않는다.    /셔터스톡
장수하는 사람들은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인간관계를 중시하고 활기차게 생활하며 유머를 잊지 않는다.    /셔터스톡

80세에 이르러 미국 최대 통곡물 식품 공급자가 된 사업가, 98세에 젊은이들의 구루(정신적 지도자)로 활동하는 랍비, 온종일 걸려오는 전화를 받느라 분주한 106세 노인…. 남들은 일생을 마감했을 나이에 ‘전성기’를 누리며 늦은 나이까지 활기찬 노년을 보내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미국 노인의학 전문의와 야생생물학자가 함께 쓴 책 <살아가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가(원제 The Gift of Aging, 웨일북 펴냄)>는 그 비결을 추적한 종합보고서입니다.

두 사람은 질병과 치매 없이 100세 이상 장수하며 진취적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많은 이탈리아 사르데냐 섬과 그리스 이카루스 섬 등 ‘블루존(Blue Zone)’을 1년 동안 심층 취재했습니다.

“침상에서 회한에 잠기는 노인이 있는 반면, 노년기에 삶을 꽃피우는 노장도 있다. 이 차이를 가르는 것은 무엇일까?”

두 전문가는 세 가지에 주목했습니다.

①목적성: 매일 아침 침대에서 일어날 이유. “단순히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 책임감을 갖고 타인의 삶에 영향을 미칠 때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②적응력: “젊음의 문이 닫히는 순간, 노년의 문이 열린다. 닫힌 문 앞에서 서성일 필요는 없다. 지나온 날들과 잘 결별하고 다가올 날들을 받아들일 때, 우리 앞에는 늘 새로운 문이 열릴 것이다.”

③계획성: “오늘을 준비한 자만이 내일을 가질 수 있다.”

이 중에서도 ‘적응력’에 대한 설명이 눈길을 끕니다. 노인들은 크게 두 부류, 부정론자와 현실론자로 나뉘는데 ‘현실론자’가 돼야 한답니다.

“부정론자는 지금껏 해온 일을 앞으로도 계속 할 수 있고, 해내야 한다고 믿는다. 결국 심각한 문제가 생기면 아무런 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그 결과를 고스란히 받아들여야 한다.”

현실론자는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사람입니다. “사건·사고가 닥치기 전에 미리 일상을 바꾸는 방식으로 통제력을 유지한다. 아직 변화를 감당할 수 있을 때 개방적이지만 단호한 사고방식으로 생각을 실천에 옮긴다.”

“기력이 떨어지는 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는 94세 릴리 코언의 말이 대표적 예입니다. 몸이 약해져서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들면 ‘아직 할 수 있는 일 중 가장 즐거운 것’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들면 신체 능력이 예전과 같을 수 없다. 퇴행성 질환이나 통증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사의 말이 야속하지만, 용감하게 적응력을 발휘해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시선(視線)을 자기 자신에서 타인으로 돌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스로를 안쓰럽게 여기기 마련일세. 자신에게 연민을 느끼는 거지. 하지만 그래서는 안 돼.”

98세의 랍비 조시 스템퍼는 “자기중심적인 태도가 불행의 주요인”이라고 말합니다.

“스스로에게 집중하면 타인과 멀어지고, 자신의 필요와 욕구에만 사로잡히면 불안하고 초조해진다네.”

그가 제시하는 해결방법은 간단합니다. “스스로에게서 벗어나면 된다네. 그 시간에 타인에게 선을 베푸는 게 훨씬 낫지 않겠나. 다른 사람의 삶을 개선할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하게.”

장수촌으로 유명한 그리스 이카리아섬 수도인 아기오스 키리코스 마을 /셔터스톡
장수촌으로 유명한 그리스 이카리아섬 수도인 아기오스 키리코스 마을 /셔터스톡

전문가들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누리는 행복의 40%는 유전자에 의해서 결정되고 15%는 환경의 영향을 받지만, 40%는 개인의 노력에 달려있답니다. 유머감각도 중요합니다.

“오래도록 잘 사는 데는 유머감각이 무척 중요하다. 삶의 우여곡절을 견뎌내는 힘이 되어준다.”

웃음은 영혼에 유익하며, 더불어 즐겁게 살아가는 법을 먼저 배워야 한다는 게 ‘블루존’ 노인들의 공통 경험담입니다. “인생이라는 길을 걷다 보면 웃어넘기는 게 유일한 해결책일 때가 있다.”

노화를 대하는 긍정적인 태도는 기대수명을 7년 늘린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우리는 아주 어릴 때부터 걸어온 길에 노화라는 이름을 붙이고 계속 걸어갈 뿐이다. 노화는 젊음이 아니다. 그렇다고 늙음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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