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페라 그룹 '일 디보'(Il Divo)/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연합뉴스
팝페라 그룹 '일 디보'(Il Divo)/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연합뉴스

"2012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관객 중 한 명이 무대 위로 올라와 함께 춤을 췄던 순간은 정말 멋졌어요. 한국 팬들이 우리와 우리의 음악을 얼마나 즐기는지 보여주는 에피소드죠."

세계적 팝페라 그룹 '일 디보'(Il Divo)의 멤버 데이비드 밀러는 내한 공연에서의 추억을 이같이 회상했다. 그는 2007년 처음으로 내한한 뒤 2016년까지 총 네 차례 한국 팬들의 열광적 반응을 누렸다.

일 디보 내한공연 포스터/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연합뉴스

지난 7년간 한국 팬들이 그리웠다는 일 디보는 오는 11월 21∼22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가수와 팬이 서로를 기다려온 무대인 셈이다.

일 디보를 대표해 10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를 한 밀러는 "한국은 아시아에서 공연하기 좋아하는 곳 중 하나"라며 "한국 팬들은 세계에서 가장 열정적인 팬 중 하나다. 한국에서 보낸 시간을 아주 좋게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어로 '하늘이 내린 목소리'라는 뜻의 일 디보는 2004년 데뷔해 3천만 장이 넘는 앨범 판매고를 올린 다국적 그룹이다. 테너 데이비드 밀러(미국), 세바스티앙 이장바르(프랑스), 우르스 뷜러(스위스)와 바리톤 카를로스 마린(스페인)으로 팀을 꾸려 크로스오버 1세대로 활동해왔다.

2021년 카를로스 마린이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숨을 거두며 그룹 활동의 변곡점을 맞이했다. 바리톤 스티븐 라브리가 마린의 빈자리를 채우는 객원 멤버로 활동했고 지난 8월 팀의 일원이 됐다.

밀러는 "카를로스와 같은 사람은 다시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놀라운 목소리, 악동 같은 유머 감각, 중후한 스타일의 매력과 음악적 감각까지 독보적인 재능을 갖춘 가수였다"고 회고했다.

이어 "일 디보는 항상 4개의 목소리로 노래하기 때문에 바리톤 없이는 활동을 지속할 수 없었다. 스티븐은 환상적인 목소리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멋진 사람이다. 목소리가 필요한 순간에 곁에 있어 주었고, 어려운 시기에 개인적으로도 우리를 도와줬다"고 말했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멤버를 추모하는 분위기에서 공연을 진행했다면 올해부터는 공연의 분위기를 밝게 바꿀 예정이다. 팀이 좋아하는 곡과 팬들이 사랑하는 노래를 선택해 긍정적이고 기분 좋은 느낌을 살릴 계획이다.

"기존 곡을 들어도 새롭게 업데이트한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한국 관객에게 놀라움을 주기 위해 준비하고 있으니 공연을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한국에서 크로스오버 음악은 TV 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 방영을 계기로 인기를 끌고 있다. 크로스오버 그룹 1세대인 밀러 역시 '팬텀싱어'가 인기리에 방영 중이라는 사실을 반겼다.

그는 "크로스오버 음악이 한국에서 큰 감동을 주고 있다는 것이 영광"이라며 "어쩌면 일 디보가 특별 심사위원으로 나와 대형 보컬 그룹과 듀엣 무대를 꾸밀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일 디보는 크로스오버 음악의 매력으로 새로움과 익숙함의 조화를 꼽았다. 팝, 클래식, 뮤지컬곡 등 다채로운 매력으로 사랑을 받아온 이들은 머라이어 캐리의 '히어로'를 리메이크해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2021년에는 스티비 원더를 배출한 흑인음악의 산실 모타운 레코드 60주년을 기념한 앨범 '포 원스 인 마이 라이프'(For Once In my Life: A Celebration of Motown)를 발매했다.

밀러는 원곡의 장르와 관계없이 새롭고 진정성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본의 느낌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크로스오버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겠죠. 즐기면서 노래할 수 있는 음역의 곡을 고르는 것이 유일한 장애물이에요. 나머지 모든 것은 새로운 것을 창작하는 과정의 일부일 뿐입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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