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주의 작은 마을에서 벌을 키우며 살아가는 애덤(제이슨 스테이섬 분)은 언뜻 평범한 중년 남자처럼 보인다.
민머리에 챙모자를 눌러 쓰고 수염을 기른 외모는 시골 어디에서나 볼 법한 농부의 모습이다.
그는 지저분한 포드 트럭을 몰고 다니며 부지런히 벌들을 돌본다. 큰 덩치와는 어울리지 않게 이웃 할머니 엘로이즈에게 꿀을 가져다주는 다정한 면모도 있다.
그러나 엘로이즈가 보이스피싱 사기로 자선단체 기금을 모두 날린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애덤의 본모습이 드러난다.
그는 중앙정보국(CIA)이나 연방수사국(FBI)도 건드리지 못하는 비밀기관 비키퍼(beekeeper) 요원으로 일하다 얼마 전 은퇴했다. 총으로 무장한 사내 대여섯쯤은 맨몸으로 때려눕히는 '인간 병기'가 그의 정체다.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이 연출한 할리우드 영화 '비키퍼'는 애덤이 엘로이즈를 비롯한 서민의 돈을 가로채는 범죄조직을 소탕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어마어마한 괴력의 남자가 약자를 괴롭히는 악당을 처단하는 스토리는 우리나라 인기 시리즈 '범죄도시'를 떠올리게 한다. 스테이섬은 과묵해진 마동석 같다.
액션의 강도만 보자면 스테이섬이 한 수 위다. '범죄도시' 속 마석도가 '나쁜 놈은 맞아도 싸다'는 신념을 가졌다면, 애덤은 '나쁜 놈은 죽어도 싸다'는 생각으로 자비 없이 악당을 제거해나간다.
갖가지 기발한 방법으로 죄를 뉘우칠 줄 모르는 범죄자들을 처단하는 모습은 통쾌함을 안긴다. 맨몸 액션의 비중이 커 타격감도 상당하다. 묵직한 주먹질이 만들어내는 소리 때문에 악당들이 느끼는 고통이 스크린 바깥까지 전해진다.
애덤의 복수는 조직의 말단에서 시작해 중간책을 거쳐 윗선으로까지 향한다. 그를 막기 위해 FBI와 기동대, 용병이 개입하면서 판은 더 커지고, 본격적인 총기 액션이 이어진다.
액션에 치중한 작품인 만큼 스토리의 개연성이나 현실성은 '흐린 눈'을 하고 보는 게 좋다.
조직 최상단에 위치한 인물이 누구인지 드러나면서 다소 맥이 빠지는 데다 애덤을 움직이게 하는 동기도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시원한 액션 영화 한 편을 보고 싶은 관객에겐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북미에서 올해 1월 개봉한 이 영화는 전 세계에서 1억5천만달러(약 2천억원)의 수익을 올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4월 3일 개봉. 105분. 청소년 관람 불가.(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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