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트레스와 부정맥의 인과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근육이 수축할 때는 전기 작용이 일어나는데, 심장의 수축에 필요한 전기 신호가 스트레스에 의해 교란되어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정맥은 심장 내 전기전달체계가 변해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는 질병이다.

지난 8일 국제 학술지 ‘몰레큘러 셀'(Molecular Cell)’에 게재된 이 연구는 심장 내 상호 연결된 두 단백질이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에 어떻게 오작동해서 부정맥을 유발하는지 밝혀냈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의 연구원인 필립 반 피트젬(Filip Van Petegem)은 보도 자료를 통해 “스트레스 신호가 심장수축에 중요한 심장근육의 단백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것이 이번 연구의 목표였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장 단백질에는 칼슘을 통과하도록 돕는 다른 단백질이 따라 붙는다. 이 작용은 심장수축을 유도한다. 그러나 단백질들이 너무 오래, 너무 자주 붙기도 한다. 이는 심장의 전기신호를 교란시켜 부정맥을 유발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부정맥은 발전하고 더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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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부정맥의 가장 흔한 유형은 심방 세동(심방이 무질서하게 매우 빠르고 미세하게 떨리면서 불규칙한 맥박을 형성하는 질환)인데, 이는 미국에서 610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한국에서도 심방 세동은 흔한 부정맥 질환 중 하나다. 심장이 힘 있게 펌프질을 하지 못하면 혈액이 느려져 심방 속에 고인다. 고인 혈액이 응고되어 혈전이 되는데, 혈전의 일부가 떨어져 나와 대동맥을 타고 뇌로 올라갈 수도 있다. 이는 뇌경색을 유발한다.

뇌졸중의 원인 중에서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부정맥이다. 전체 뇌졸중 환자 중 심장 질환으로 인해 뇌졸중을 겪는 비율은 20% 정도다.

부정맥의 대표 증상으로는 두근거림, 맥 빠짐, 어지러움, 가슴 통증, 호흡 곤란, 급사 등이 있다. 부정맥은 증상이 분명할 때에 심전도를 잡지 않으면 혈액 검사,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서도 진단하기 어려운 질병이다. 최근에는 손톱보다 작은 칩으로 된 ‘이식형 심전도기’를 몸에 심어서 부정맥을 진단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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