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말이 있다. 무엇이든 자기 마음에 들면 받아들이고, 내키지 않으면 거부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인생을 살다 보면 쓰지만,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쓰지만 삼켜야 할 때가 있다. 더군다나, '좋은 약은 입에 쓰다'라는 말도 있다. 다음은 쓰지만, 몸에는 좋은 약을 소개한다.

◇  쓴 맛의 3가지 효능

본디올 대치한의원의 최철한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쓴맛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고 했다. '쓴맛은 몸속의 습(濕)을 제거해준다. 습이 많으면 몸이 무거워지고 속이 울렁거리고 입맛도 없어진다.' 여기서 습이란, 우리 몸을 해롭게 만든다. 동의보감에서는 병의 10가지 중 8~9개는 이것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한다.

▶ 머리를 맑게 한다.

우리는 녹차와 커피를 마시면 졸음이 달아나고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받는다. 이는 쓴맛 덕인데, 쓴맛은 교감신경이 항진됐을 때 완화해준다. 상추에도 쓴맛이 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상추가 머리를 총명하게 만든다.

▶소화가 잘되게 한다. 쓴맛은 침을 분비하게 만들어서 소화를 돕는다. 침에는 아밀라아제 같은 소화효소가 있다.

최철한 원장은 이 예로 '숭늉'을 들었다. 밥을 살짝 태운듯한 누룽지에서는 약간 쓴맛이 난다. 이 쓴맛이 소화를 도와 예로부터 밥 먹고 난 뒤 '숭늉'을 먹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에서 식후 약간 쓴맛의 차를 마시는 습관이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 기운을 차리게 해준다. 인삼이나 홍삼, 봄나물이 대표적이다. 인삼과 홍삼은 쓴맛이 들다가 나중에는 단맛이 느껴진다. 이 둘은 피로 해소, 혈류개선 효과로 유명하다. 취나물, 곰취, 씀바귀, 왕고들빼기 같은 봄나물을 먹으면, 춘곤증이 달아나며 몸이 가벼워진다.

◇ 쓰지만 몸에 좋은 식품

▶ 녹차

녹차는 고유의 떫지만 깔끔한 맛을 가지고 있다. 녹차의 떫고 쓴 맛을 내는 것은 '카테킨'이라는 성분이다. '카테킨'의 유명한 효능은 체지방 감소다. 삼성서울병원의 건강정보에서 카테킨과 에너지 소모량의 관련성에 관한 연구를 소개했다. 하루 카테킨 90mg을 섭취한 그룹은 섭취하지 않은 그룹보다 약 3.5% 에너지 소모량이 더 많았다.

우리나라는 녹차를 건강 기능성 식품으로서의 하루 섭취량을 300~1,000mg으로 설정하고 있다. 녹차 한 잔에는 약 50~100mg 정도 들어 있음으로 하루 3~10잔 정도 섭취가 좋다.

이뿐 아니라 ▲녹차의 '에틸아민' 성분은 면역력 증진 ▲'타닌'성분은 니코틴 배출, ▲'데아닌' 성분은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 블랙커피

커피의 퀸산, 트리고넬린, 카페인 등의 성분이 미각세포의 수용체와 결합해 쓴맛을 유발한다. 커피의 쓴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설탕, 시럽, 우유를 넣지 않는 것이 좋다.

▶ 자몽

자몽은 쓴맛을 가지고 있어 호불호가 강한 과일이다. 그러나 자몽에 함유된 비타민C는 항산화 작용을 한다. 이뿐 아니라 엽산, 칼륨, 식이섬유, 칼슘, 비타민A 등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있다.

▶케일

쓴맛이 나는 채소 케일은 베타카로틴 함량이 높아 면역력을 증진한다. 또한 섬유소와 엽록소가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며 혈압을 조절한다. 체중 감량과 피부미용에도 좋아 사과와 함께 갈아 주스로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 사과와 케일이 만나면 단맛과 쓴맛을 조화롭게 즐길 수 있다.

다만, 쓴맛을 주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한동하 한의학 박사는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우울감이 심한 사람이 쓴맛을 먹으면 더 심해진다. 또한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사람은 쓴맛을 한 번에 너무 많이 먹으면 구토를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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