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엘리엇(T. S. Eliot)은 장시(長詩) 의 첫 구절을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읊었다."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망각의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풀뿌리로 약간의 목숨을 남겨 주었다.“·죽은 땅에서 고통스럽게 꽃나무를 키워내야 하는 4월은 잔인한 계절이다. 차라리 마른 풀뿌리를 눈으로 덮었던 겨울철이 오히려 따뜻한 시절이었다. 그렇지만 그 잔인한 4월이 새 생명을 움트게 한다. 생명은 산고(産苦
목월은 세월이 한참 흐른 후 그 여인을 만났다. 어느 겨울날 그녀의 집을 방문한 것이다. 그녀는 결혼을 했고 어린 아들도 있었다.목월은, “30년 가까운 세월의 저편 끝에서 찾아오는 한 사람의 나그네 같은 심정이었다”고 ‘종말의 의미’란 그의 글에서 그 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적고 있다.“내가 그녀를 방문한 것은 눈발이 내리는 날이었다. 백발이 되면 죽기 전에 한 번쯤 만나보고 이승을 하직하려니 하고 젊은 날에 마음 속으로 다짐하던 그녀를 찾아가게 된 것이다. 물론 내가 벼르던 만큼 백발이 된 것은 아니다.…… 문이 열렸다. 30년
사람들은 누구나 어느 정도의 사회적 불안이나 수행 불안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정도가 심각하여 사회적 상황들을 반복적으로 회피하고 심각한 불안을 느낄 경우 대인기피증으로 진단한다. 사람을 대하기가 두렵고 시선을 마주치기가 힘들며 누군가 쳐다보고 있으면 긴장이 되어 아무것도 못 할 것만 같은, 말 못할 고민을 안고 있는 이가 100명 중 10명 이상이라고 한다.최근에는 매년 약 2만 명의 환자가 대인기피증으로 진료를 받는 것으로 집계가 될 정도로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이종격투기 선수 최홍만(43)이 대인기피증으로 은둔 생활 중
우여곡절 끝에 박목월이 H양과 이별하던 날, 목월과 가깝게 지내던 양중해 선생이 부두까지 동행했다. 당시 양중해 선생이 그 애절한 이별의 장면을 보고 쓴 시가「떠나가는 배」라는 얘기가 있지만, 사실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 같다는 점을「떠나가는 배」에서 기술한 바 있다.목월의 부인 유익순 여사의 제주행이 사실인지의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H양의 아버지가 제주에 와서 딸을 설득해 데려갔다는 이야기는 여러 증언들이 일치하는 것 같다.이러한 이별의 아픔을 겪은 뒤에 목월 시인에 의해「이별의 노래」가 지어졌으며, 부두에서의 이별의 장면
나는 서울 한남동 주변 맛집을 좋아한다. 한남동 오거리나 순천향병원 근처다.값은 좀 비싸지만 신선하고 맛있는 해산물을 파는 ‘제주식당’, 포차 형식 메뉴로 젊은 층과 연예인들에게 인기 있는 ‘한남 북엇국’, 일반치킨과 비교 안되는 장작구이 ‘한남동 한방통닭’….그제는 지인들의 초청으로 순천향병원 건너편 ‘한남동 암소갈비집’에 갔다. 괜찮은 편.식사자리에서 처음 만난 대기업 중역은 몸에 군살이 없고 호리호리하며 건강하게 보였다.그는 달리기 매니어다. 30대 초반에 심근경색을 겪고 난 뒤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 달리기에 전념하게 됐다고
목월은 H양과의 이별 후 제주에 좀 더 머물다 1955년 초봄 서울로 돌아왔다. 그러나 원효로의 집으로 직행하지 못하고 효자동 종점 부근으로 하숙을 들어간다. 그 무렵 지은 시로 「효자동」「뻐꾹새」등이 있는데 당시 목월의 심경을 읽을 수 있다.효자동(孝子洞)숨어서 한철을 효자동에서살았다. 종점 근처의 쓸쓸한하숙집.이른 아침에 일어나꾀꼬리 울음을 듣기도 하고간혹 성경을 읽기도 했다.마태복음 5장을, 고린도 전서 13장을.(후략)뻐꾹새잠이 오지 않는 밤이 잦다.이른 새벽에 깨어 울곤 했다.나이 들수록한은 짙고새삼스러이 허무한 것이또한
이별의 노래박목월 작시 김성태 작곡기러기 울어예는 하늘 구만리바람은 싸늘 불어 가을은 깊었네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한낮이 끝나면 밤이 오듯이우리의 사랑도 저물었네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산촌에 눈이 쌓인 어느 날 밤에촛불을 밝혀두고 홀로 울리라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한 유명 시인이 사랑했던 아름다운 여대생과의 헤어짐의 아픔을 노래한 시가 「이별의 노래」라는 이야기는 1980년대에 나온 박목월 평전·시선집 『자하산 청노루』(이형기 편저, 문학세계사, 1986년)에서 이 스토리를 정면으로 다룸으로써 세간에 기정 사실로 알려져왔
양중해 시인을 아는 제주의 많은 분들은 그를 가리켜 제주의 마지막 선비였다고 회고한다. 양 시인을 그처럼 기억하는 것은 그분이 인격적으로나 학문적으로나 전 생애를 통하여 주위 사람들에게 많은 감화를 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양중해 시인은 박목월(1916~1978) 시인과 친분이 있었다. 양 시인을 문단에 추천한 것도 목월이었다.목월이 작고하기 전 해인 1977년 6월 어느 날, 양중해 시인이 도쿄대학으로 연구차 나가게 되었을 때, 목월 선생을 원효로 자택으로 찾아간 적이 있었다. 이때 목월은 대학노트에 있던 초고를 원고지에 옮긴「
1984년 9월 어느 날, 제주대의 양중해 교수가 관덕정 근처에 있던 제주MBC에 들어왔다. 양 교수는 당시 프로그램 출연 차 일주일에 한번 가량 방송국에 들렀다.제주 MBC엔 양 교수가 과거 오현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재직할 때의 제자인 아나운서 출신 김순두 씨가 라디오 편성부장을 하고 있었다. 김순두 씨는 제주 최초의 TV 아나운서로 제주에선 이름이 널리 알려진 분이다.김 부장은 편성국으로 들어오는 양중해 교수를 반갑게 맞았다. 출연에 앞서 양 교수와 차를 한잔 나누고 있는데, 가 라디오에서 흘러 나왔다.양 교수가 불
의 경우 시가 먼저인가 곡이 먼저인가에 대한 의문도 있다고 했는데, 앞서 조명철 원장의 증언도 있었지만, 원시(原詩)를 보면 시가 먼저임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제주시 탑동해변공연장 안의 시비에 적혀있는 원시는 다음과 같다.떠나가는 배(원시)저 푸른 물결 외치는거센 바다로 떠나는 배내 영원히 잊지못할님 실은 저 배야.야속해라.날 바닷가에 홀로 버리고기어이 가고야 마느냐.터져 나오라, 애달픈 추억이여!한의 바다여!아련한 꿈은 푸른 물에아프게 사라지고나만 홀로 외로운 등대와 더불어수심뜬 바다를 지키련다.저 수평선을 향하
마침내 2010년 8월 초, 이 시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내용을 가장 잘 알고계신 분 중 한 분과 연락이 닿았다. 2002년 양중해 시인이 생존해 계실 때『삶과문화』라는잡지에「시인 양중해의 삶과 예술」이란 글을 쓴 제주의 저명한 수필가 조명철 씨다. 당시 제주문화원장이셨다.조 원장께 전화로 필자에 대한 소개를 하고 궁금한 내용들을 물어보았다.필자 : 왜 세 권의 양중해 시집에 그의 가장 유명한 시(詩)인「떠나가는배」가 실려있지 않은지요조 원장 : 저도 양 선생께 그에 대해 물어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분은 제 질문에 대해“시인으로
떠나가는 배양중해 작시 변훈 작곡저 푸른 물결 외치는 거센 바다로 떠나는 배내 영원히 잊지 못할 임 실은 저 배는 야속하리날 바닷가에 홀 남겨두고 기어이 가고야 마느냐.터져나오라 애슬픔 물결위로 한된 바다아담한 꿈이 푸른 물에 애끓이 사라져 나홀로외로운 등대와 더불어 수심뜬 바다를 지키련다.저 수평선을 향하여 떠나가는 배 오! 설운 이별.임 보내는 바닷가를 넋 없이 거닐면 미친 듯이울부짖는 고동 소리 임이여 가고야 마느냐.비행기 여행이 대중화된 요즘 시대에서 볼 때, 는 그야말로 옛날식 이별의 상징이다. 옛 사람들은
3.1절이 금요일이 되면서 휴가를 주말과 이어 붙여 사용하는 직장인들이 많다. 연휴 기간 동안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은 무려 15만 3000여명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여행 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 중 하나는 비행기다. 수많은 사람들이 머무는 공간인 만큼 위생적인 부분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미국 매체 뉴욕포스트는 20년 가까이 비행기를 오르내린 전직 승무원 제이 로버트가 소개하는 ‘위생적으로 비행기 타는 법 5가지’를 소개했다.1. 아침에 출발하기로버트는 “비행기는 하루 종일 가벼운 부분 청소를 수행할 시간만 있다”며
옛것이 주는 포근함과 정겨움이 있다.돌담 사이로 난 올레 끝에 마주하는 초가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품처럼 따스한 가장 제주다운 것 중 하나다.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돌과 흙, 나무, 풀을 이용해 지은 초가집을 보면 산천초목뿐만 아니라 사람도 자연을 거스르기보다 자연에 순응해 살았음을 알 수 있다.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과 함께 제주의 가옥과 마을, 그 속에 담긴 역사와 문화를 3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새 베고 집줄 놓고 초가지붕 새단장지난 1월 16일 제주성읍민속마을.아침 일찍부터 국가민속문화재 제68호로 지정된 '객주집'에서 '
추운 날씨 속에서도 생명력 있는 식물들을 볼 수 있고 한겨울의 정취마저 느낄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국립세종수목원의 대형 온실에서는 화려한 빛깔의 꽃과 다양한 나무를 접할 수 있고, 야외에 있는 한국전통정원에선 계절의 운치와 정원문화도 느낄 수 있다.◇ 온실 문을 열면 밀려오는 향긋함세종시 도심에 있는 국립세종수목원은 2020년 개원했다. 국내 최대 규모를 표방하는 사계절전시온실은 이곳의 볼거리 중 하나로 꼽힌다.붓꽃을 모티브로 디자인된 사계절전시온실은 지중해온실, 열대온실, 특별전시온실 등 3개로 나뉜다.먼저 지중해온실 문을 열었
제주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 우도. 제주도 최동단에 있는 '소섬'은 '작은 제주도'로 통한다.에메랄드빛 바다, 검은 돌담, 굽이치는 유채와 억새, 드넓은 용암대지가 빚는 풍경이 제주도의 축소판인 양 수려하고 정겹다.◇ 용암이 조금만 더 흘렀더라면 …제주도에서 가장 큰 섬인 우도는 본도에서 지척이다. 서귀포시 성산포에서 2.2㎞,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에서 2.8㎞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제주 본도와 우도 사이 바다의 수심은 15∼20m에 불과하다. 섬머리인 쇠머리 오름에서 분출한 용암이 3㎞만 더 흘렀더라면 본도와 소섬은 연결
원초적 적막감과 아득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듯한 제주의 아름다움은 화산 활동에서 왔다. 제주도는 약 180만 년 전에 생성됐다는 게 정설이다.◇ 제주 탄생의 비밀…불과 물의 격렬한 만남제주도 일대는 원래 얕은 바다였다. 깊숙한 지하에서 올라온 뜨거운 마그마가 바닷물을 만나 강력한 폭발을 일으키면서 더는 물에 잠기지 않는 높이의 지형이 형성됐다.해수면 위로 육지가 드러난 뒤에도 화산활동은 계속돼 마그마가 분출했고, 분출한 마그마는 용암 대지와 수많은 오름을 만들어냈다.화산활동은 약 1천 년 전까지 계속됐을 정도로 제주도는 젊은 화산
"내 사정을 네가 알아주어 외롭지 않아"‘추운 날엔 옷을 입어야지’ 한 겨울, 집에서 춥다 툴툴 대는 반바지 차림 중년남에게 선비같은 아버지가 건넨 말이다. 인간은 모든 환경에 적응하기 마련이라는데, 모든 환경에 맞추어 불평하는 놀라운 재주도 있는 것 같다.‘추운 날’ 이란 그림이 있다. 추사 김정희(1786~1856)의 세한도(歲寒圖)(1844, 국보 180호)다. 추사는 55세에 제주도로 억울한 유배를 당했다.명문가의 금수저였던 그는 정쟁으로 겨우 사형을 면하고 9년간 귀향살이를 했다. 당시 제주도로 가는 배 위에서 그의 심정은
제주를 배경으로 한 지창욱과 신혜선의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22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30분 JTBC가 방송한 '웰컴투 삼달리' 최종회는 12.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하루 전 방송분이 기록한 종전의 자체 최고 시청률 10.4%보다 높다.마지막 방송은 조삼달(신혜선)이 후배에게 '갑질'을 했다는 누명을 벗고 첫 개인 전시회를 제주에서 성공리에 여는 과정이 그려졌다.제주 사람들의 얼굴을 사진에 담은 삼달의 전시회는 크게 호평받
15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리 노리매공원에 매화가 피기 시작해 탐방객 눈길을 끌고 있다.(서귀포=연합뉴스)[End_m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