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높은 기온과 습도로 인해 세균과 바이러스가 증식하기에 매우 좋은 환경이다. 이러한 세균이나 독소가 음식물을 통해 들어오면 식중독을 일으키게 된다. 

때문에 여름철에는 음식을 만들거나 섭취할 때 보다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식중독에 대해 분당 서울대병원 신철민(소화기내과)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여름철 불청객 식중독, 원인은?

 식중독은 깨끗하지 않은 손으로 음식을 다루면서 음식이 오염되고, 그 속에서 번식한 균이 독소를 분비해 발생한다.

이미 만들어진 독소를 먹어 증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음식을 섭취한 후 수 시간 내에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에는 황색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비브리오균 등이 대표적이다.

우선 사람이나 동물의 피부, 점막에 분포하는 황색포도상구균은 손에 종기 같은 화농성 상처가 있는 사람이 준비한 음식을 통해 오염되는 경우가 많다. 오염된 음식을 섭취한 후 수 시간 이내에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2~3일 내에 저절로 낫는 것이 특징이다. 이 균의 위험 식품으로는 육류, 어육, 유제품, 김밥 등이 있다.

살모넬라 식중독은 오염된 달걀, 우유 등을 섭취했을 때 일어날 수 있다. 달걀 껍데기에 육안으로는 보기 힘든 미세한 균열이 생기면 닭의 배설물 안에 있던 살모넬라균이 달걀에 들어가 증식해 식중독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살모넬라 식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음식물의 보관방법이 중요한데, 달걀과 육류는 5℃ 이하의 저온에서 보관해야 한다. 

어패류 섭취로 인한 비브리오 식중독도 위험하다. 이는 생선회, 조개 등의 해산물을 날 것으로 섭취했을 때 생길 수 있다. 비브리오균은 염도가 높은 젓갈에서도 살 수 있기 때문에 젓갈 섭취도 조심해야 한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비브리오균 중에서도 비브리오 패혈증균에 감염되기 쉬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비브리오균을 보유한 어패류를 섭취하거나 상처난 피부가 오염된 바닷물에 접촉될 때 감염되기 쉽다. 감염되면 온 몸에 물집이 생기며 괴사가 일어나고, 특히 간질환을 앓고 있거나 당뇨병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치사율이 매우 높아져 주의해야 한다. 비브리오균을 사멸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식품을 가열한 후 섭취하는 것이 좋다. 

 ◇ 식사전 손씻기가 70% 예방 

 음식을 조리할 때도 주의해야 하지만 개인위생도 철저히 지켜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식사 전 손 씻기. 평소 올바른 손 씻기 실천만으로도 감염성 질환의 70%를 예방할 수 있는 만큼, 손바닥, 손가락, 손톱 밑과 손등까지 꼼꼼하게 씻어 줘야 한다. 

​또한 식재료 구입은 가급적 1시간 이내에 마치되 냉장·냉동 식품은 마지막에 구입하는 것이 좋으며 표시 사항을 잘 확인해 신선한 식품을 구입하도록 한다.

냉장·냉동 시설이 부족한 캠핑지 및 휴가지에서는 음식물 보관에 특히 주의해야 하는데, 햇볕이 직접 닿는 곳이나 자동차 트렁크 안에 보관하는 것은 금물이다. 

​아이스 박스와 아이스 팩을 이용해 식재료를 운반하고, 과일, 채소는 고기나 생선의 육즙이 닿지 않도록 분리해 보관하는 것이 좋다.

끓인 음식이라도 식으면서 세균이 번식할 수 있어 음식을 조리할 때는 뜨겁게 조리한 후 즉시 먹는 것이 좋다. 또한 냉장고에 넣어둔 음식이나 재료도 안전하다고 방심하면 안된다. 

 ◇ 만약 식중독에 걸렸다면…

 보통 식중독이 발생하면 12시간~72시간 후 구토, 구역, 설사, 복통에 시달리게 된다. 심하면 열이 나고 몸이 떨리기도 한다. 성인은 보통 1일~3일 내에 자연 치유될 수 있지만, 영유아, 노약자, 만성질환자들은 설사가 지속되면서 탈수 증상이 올 수도 있다. 

​이때는 탈수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따듯한 물을 마신 뒤 신속하게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자연치유가 가능한 성인이더라도 24시간 이상 증상이 지속될 때, 발열과 함께 복통이 동반될 때, 집단 식중독이 의심될 때는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식중독으로 설사를 한다면 이온음료나 과일주스처럼 전해질이 들어있는 음료로 수분을 보충해 주어야 한다. 여의치 않다면 끓인 물에 소금과 설탕을 조금 타서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커피나 우유는 피해야 한다. 카페인 성분은 장운동을 빠르게 해 설사를 유발하고, 우유가 함유된 유제품은 소화흡수가 안돼 설사가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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