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아무래도 덥고 습한 날씨탓에 건강과 관련되 속설이 많다.

상처가 덧날 수 있으니 가급적 수술을 피해야 한다거나 선풍기 틀어놓고 자면 산소가 부족해져 죽을 수도 있다는 등의 속설이다. 상당수가 의학적 근거가 없다. 

중앙일보를 통해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대균 교수와 함께 잘못 알려진 여름철 건강 속설 7가지를 팩트체크로 짚어본다.

 1. 선풍기 틀어놓고 자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X

 선풍기를 틀어놓고 자면 저산소증이나 저체온증이 발생해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른다는 속설은 의학적 근거가 없다. 저체온증으로 사망하려면 몸속 체온인 심부 체온이 8~10도 갑자기 떨어져야 하는데 더운 여름철에 선풍기를 아무리 강하게 틀어도 2~3도 이상 체온을 낮추기는 어렵다.

이런 속설은 무더운 날씨가 심장에 부담을 줘 여름에 돌연사가 종종 발생하면서 환자가 우연히 선풍기를 켜놓았기 때문에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 여름철 돌연사의 주요 원인은 뇌경색이나 부정맥 등 질병 때문이다. 선풍기를 켜놓는 것과는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다.

또 선풍기 사용으로 산소가 소모되는 것이 아니므로 밀폐된 공간에서 선풍기 사용 때문에 질식할 우려 역시 근거가 없다. 다만 수면 중 선풍기 바람에 장시간 노출된 코와 기관지의 점막이 건조해져 여름철 감기에 취약해질 수 있다. 선풍기를 가까운 거리에 두거나 고정한 채 바람을 계속 쐬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2. 자외선 차단제 지수 높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O

 1~50까지 숫자로 표기되는 자외선 차단지수(SPF·Sun Protection Factor)는 자외선B 차단 강도가 아닌 차단의 지속시간을 의미한다. SPF 수치가 높아질수록 차단력이 높아지긴 하지만 SPF30 이상에서는 그 차이가 미미한 수준이다.

 자외선 차단제는 땀과 물에 쉽게 지워진다. 아침에 바른 자외선 차단제의 효과는 오후엔 남아 있지 않으므로 자주 사용하기 편한 제품을 선택해 덧발라야 효과적이다. 자외선 차단제는 마스크 착용 부위에도 발라야 한다. 특히 마스크의 반사광을 흡수할 수 있는 눈 주변과 광대뼈, 목·귀까지 골고루 펴발라야 한다.    3.산후조리 시 땀 많이 흘리면 좋지 않다 O

산후조리를 할 땐 찬 바람을 맞지 않는 것이 좋지만, 너무 더운 공간에서 산후조리를 하면 오히려 감염 위험이 커진다. 실내 온도가 높으면 땀을 비롯한 분비물의 배출이 많아지고, 이에 따른 감염·탈수의 위험이 증가한다.

따라서 더운 여름에 두꺼운 내복을 입을 필요는 없다. 통풍이 잘 되고 땀 흡수가 잘 되는 옷을 입는 것이 좋다. 두꺼운 이불을 덮고 난방까지 하는 것도 권하지 않는다. 실내 온도는 24~26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4. 시력교정술을 받으면 감염 가능성이 높다  X

여름철 시력교정술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감염과 회복 시기에 대한 고민 때문이다. 하지만 시력교정술은 기본적으로 계절과는 무관하다. 덥고 습한 여름 날씨가 세균 감염을 유발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수술실은 일정한 온도·습도를 유지하는 항온·항습 장치가 있다. 1년 내내 같은 환경에서 수술을 받을 수 있다.     5. 임플란트를 하면 상처가 덧나기 쉽다 X

 여름에 임플란트 시술을 받으면 상처가 덧나기 쉬울 거라 생각하지만 오해다. 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에도 입안 온도는 체온과 마찬가지로 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여름이라고 임플란트 시술 후 문제가 더 많이 생기거나 시술의 난도가 올라가지 않는다. 

 중요한 건 계절의 문제가 아니라 적절한 시기에 임플란트 치료를 받는 것이다. 수영 등 물놀이는 수술 부위에 오염된 물이 들어갈 수 있으므로 자제하고, 얼음을 씹어 먹는 습관도 잇몸에 충격을 주므로 피해야 한다. 알코올은 혈관을 확장하므로 최소 3주 이상 금주해야 한다.

 6. 여름에 성형 수술로 염증 잘 생길 수 있다 X

 여름에 성형수술을 받으면 높은 기온과 습한 날씨 때문에 염증이 잘 생길 수 있으며, 부기가 잘 빠지지 않아 회복 기간이 길어진다는 얘기가 있다. 그러나 성형수술은 계절과 상관이 없다. 의학 기술과 항생제의 발달로 특정 시기와 관계없이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오히려 여름철에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부기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7. 땀 탓에 모발 이식 시 생착률떨어진다 X

여름엔 덥고 습한 환경 때문에 모낭이 약해지고 땀까지 많이 나 모발 이식 시 모낭 생착률이 떨어지지 않을까 염려한다. 하지만 모낭 생착률은 계절과 별 상관이 없다. 모발 이식은 피부 표면이 아닌 피부 지방층에 모낭 뿌리를 넣어주는 시술이다. 여름에 땀이 많이 난다고 해서 생착률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또 땀의 대부분은 물이라서 모발 이식 후 모근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두피 각질이 많은 가을·겨울보다 여름이 유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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