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은 물론 노년층까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들이 늘고 있다. 백세시대에 발맞추어 노년도 젊음 부럽지 않게 주체적으로 행복하게 살고 싶은 마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만큼 그런 결심과 실천은 박수받아 마땅한 일이다.

지난 5일 매일경제는 국내 비뇨의학과 최초의 여성 의사로 유명해진 이대서울병원 윤하나 교수를 취재했다. ‘금녀’의 구역으로 생각되어지는 비뇨기과에서 살아남아 이대 교수에까지 임명된 그녀는 이미 특별한 타이틀로 각종 저서와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들에게도 얼굴을 비친 바 있다.

그런 그녀가 운동에도 도전하여 ‘몸짱 의사’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되었다는 소식을 매일경제가 다음의 기사에서 전했다.

 

◇ 국내 1호 여성비뇨기과 전문의, 이대서울병원 윤하나 교수.  *사진= 매일경제
◇ 국내 1호 여성비뇨기과 전문의, 이대서울병원 윤하나 교수.  *사진= 매일경제

윤 교수가 몸짱 의사로 변신한 것은 국내 최초 여성 비뇨기과 전문의로서 녹록지 않았던 삶이 원인이 됐다.

쉼 없는 진료와 연구, 대외 활동을 하고 있는 윤 교수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수술과 진료, 연구로 불편한 자세가 반복되면서 거북목이 심해지고 목 디스크가 발병해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 정도로 몸 상태가 나빠진 것이다.

비뇨의학과 수술은 수술 부위가 매우 좁기 때문에 몸이 마치 지속적으로 모니터를 보는 것처럼 굽어지는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다. 거북목과 목 디스크를 훈장처럼 갖게 된 윤 교수는 지난 10년간 필라테스를 통해 건강을 회복하려고 노력했다.

본인이 필라테스를 하면서 코어 근육이 강화되자 자신의 환자들도 코어 근육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필라테스 강사와 합심해 방광 건강을 위한 운동을 고안했다. 2019년 이대서울병원 개원과 함께 지역 주민을 위한 건강 강좌를 진행할 만큼 운동 효과에 만족한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바로 머슬마니아 대회에 참여하기로 한 것이었다.

머슬마니아 대회에 도전한 계기는 일반인과 다르지 않았다. 체중 조절을 위해 필라테스와 더불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던 윤 교수는 체중이 잘 빠지지 않자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던 중 '머슬마니아 대회에 참여하면 살이 빨리 빠질까' 하고 말했다. 이 우연히 내뱉은 말이 씨가 되어 대회를 준비하게 됐다. "어떤 일을 하면 끝장을 보고,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고 추진하는 편이에요. 친구들 사이에서 우연히 한 말이었지만 어느새 모니터 앞에서 대회 참가 신청서를 내고 있는 거죠. 함께 운동하는 사람들과 친구들이 많이 응원해줘서 더 용기를 내고 준비할 수 있었어요."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대회가 다가올수록 기본적인 웨이트 트레이닝과 함께 식단 조절을 병행해야 했다. 병원 업무와 대회 운동을 동시에 하다 보니 하루하루가 도전이었다. 인고의 노력 끝에 스포츠모델 오픈 쇼트와 시니어모델 분야에서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대회에 가보니 60대부터 2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참여하고 있었어요. 나이와 운동하게 된 이유 등은 다 다르지만 하나의 공통점은 그들 모두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아 보였다는 거죠. 운동이라는 건강한 활동을 통해 이런 대회에 참여하는 것이 나이 들어 주책맞다기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대회 전날과 당일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했던 윤 교수는 행사가 끝나자마자 호텔 방으로 달려가 컵라면 한 개를 급하게 먹었다. 훈련 기간 먹지 못했던 그는 빨간색으로 보이는 것은 다 먹을 수 있었을 것 같다고 그날을 회상했다. "의사도 사람이다 보니 나이가 들고 나잇살 또한 피해 갈 수 없습니다. 운동을 시작한 것은 나잇살을 빼기 위한 것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오래 살기 위해 운동하기보다 현재를 즐기기 위해 건강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죠. 저를 찾는 환자분들이 대부분 나잇살로 고민하는 중년이신데 같이 이야기하면서 현재를 즐길 수 있는 건강을 찾는 데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윤 교수는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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