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염은 현재 우리나라 여성 4명 중 3명 정도가 앓고 있을 만큼 흔해, 여성에게만 찾아오는 감기라고도 불린다. 실제로 산부인과 환자 중 40~50%는 질염으로 내원하는 경우다. 흔히 생길 수 있어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악취나 가려움으로 일상 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며 삶의 질도 떨어뜨리기에 결코 우습게 볼 질환은 아니다. 

◇ 질염의 유형 3가지

1. 세균성 질염

질 내부에는 ‘락토바실러스’라는 유익균이 존재하는데, 이 균이 줄어들면서 반대로 ‘가드넬라라’는 유해균이 증식해 세균성 질염을 유발한다. 락토바실러스는 질 내부를 pH4 정도의 약산성으로 유지하도록 하며 세균의 침입과 증식을 막는다. 그러나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항생제를 장기간 복용했을 때, 혹은 샤워 시 질 내부까지 씻을 때나 잦은 성관계를 할 때 락토바실러스가 줄어들게 된다. 

이렇게 세균성 질염에 걸리면 질 분비물이 늘어나고, 생선 비린내가 나며 따가움, 작열감 등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소변을 볼 때 외음부 통증도 동반된다.

2. 칸디다성 질염 

‘칸디다 알비칸스’는 위장관 내에 기생하는 정상 곰팡이균인데,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임신 중일 때, 당뇨가 심할 때, 항생제를 장기간 복용했을 때 빠른 속도로 증식해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칸디다성 질염이 생기면 하얀색의 분비물이 나오고, 붓고 따가우며 가려운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이 질염은 재발 우려가 높은데, 1년에 4회 이상 재발하면 재발성 칸디다 질염이라 일컫기도 한다.

3. 트리코모나스 질염

‘트리코모나스’라는 원충에 의해 감염되어 나타나는 질염을 트리코모나스 질염이라고 한다. 이는 대개 성관계를 통해 전염되는데, 성 매개성 질환인 만큼 성관계 상대방도 감염되지만 남성의 경우 증상이 거의 없어 모르고 지나치기도 한다.

반면 여성에게는 악취가 나는 노란색 혹은 회색의 질 분비물이 많이 나오며, 자궁경부가 부어올라 질 분비물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이 있다. 심한 경우 배뇨통이나 방광염 같은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 질염, 어떻게 관리하나

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비누나 샤워젤 대신 물로만 씻는 게 좋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수돗물의 경우 pH7~8의 산성을 띠는데, 질 내부는 pH4 전후의 약산성을 유지해야 하므로 물로 질 내부까지 씻게 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에, 여성청결제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지만 사용에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제품을 고를 때는 △유산균이 함유되었는지 △pH가 약산성인지 △화학성분이 없는지 고려해야 한다. 또한 하루 최대 한 번만 사용해 남용에 유의해야 한다.

이 밖에도 용변을 본 후에는 앞에서 뒤로 닦도록 하며, 당류 식품과 술 역시 자제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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