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털거리는 낡은 버스는 스산한 겨울 풍경을 담고 굽이굽이 휘어지는 산길을 달렸다. 차창으로 햇빛에 반사되는 얼어붙은 강이 보였고 서걱대는 마른 갈대가 지나가기도 했다.장과 내가 버스에서 내렸을 때 주변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깜깜했다. 마을 입구의 작은 가게의 알전구만이 주변의 어둠을 조금씩 녹이고 있었다.장과 나는 가게에 들어가 양초를 사서 헌 신문지로 똘똘 말았다. 거기에 불을 붙이면 산길을 밝힐 간이횃불이 됐다. 우리는 산 짐승 소리가 멀리 들리는 눈 덮인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다.장과 나는 장학재단에서 일 년간 고시공부를
전신의 근육이 뻣뻣해지는 희소병을 앓는 가수 셀린 디옹(56)이 투병과 관련한 근황을 전하면서 "그 어떤 것도 나를 멈추지 못할 것"이라며 꺾이지 않는 의지를 내보였다.23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디옹은 전날 공개된 보그 프랑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적적으로 치료제가 나왔으면 하는 마음을 한켠에 지니고서도 현실을 받아들이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그는 2022년 12월 전 세계 환자가 8천명에 불과한 '강직인간증후군'(Stiff-Person Syndrome·SPS)이란 희소질환 진단을 받았다고 밝힌
우리나라에서 비만 인구는 꾸준히 느는 추세다.보건복지부 통계를 보면, 국내 성인 비만율은 2019년만 해도 33.8%였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2022년에는 37.1%로 높아졌다. 성인 3명 중 1명꼴로 비만에 해당하는 셈이다.비만에 대해서는 두 가지 시각이 공존한다. 그 자체로 질병이고 여러 가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적당히 살찐 사람이 오히려 더 건강하다는 의미의 '비만의 역설'이 있다.하지만, 비만의 역설은 그 기준이 모호하고 질환마다 편차가 커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 행복한 장수를 위해 건강한 식단, 규칙적 운동, 스트레스 관리와 함께 ‘활발한 사회적 교류'가 필수라고 한다.세계적인 장수촌 그리스 이카리아, 이탈리아 사르디니아, 과거 일본의 오키나와 등에 사는 백세인들의 공통점은 이웃·친구·가족 등과 긴밀하게 교류하며, 공동활동·사교모임·의식에 자주 참여한다는 점이다.이를 통해 강한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고 실질적인 지원을 주고받는 것이다.하버드생을 대상으로 1938년에 시작되어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는 하버드 대학의 ‘Grant and Glueck’ 연구는 수십 년에 걸쳐 참가자들의 인생을
"도전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어요. 성공을 내년에 하느냐, 10년 뒤에 하느냐의 문제에요. 이루어진다는 믿음으로 하면 못할 건 없어요."미스코리아 선, 대한민국 여군 소위 최초 특전사 근무, 카바디 국가대표 선수 등 불꽃처럼 도전을 거듭한 우희준(30) 씨는 20대 시절 경험에서 느낀 것을 이렇게 요약했다.에세이집 '순간을 산다'(봄빛서원) 출간을 앞두고 19일 연합뉴스와 만난 우씨는 "어떤 선택을 하든 허들 이미지가 떠올랐다"며 "넘거나 못 넘고 넘어지겠지만 해봐야 아는 것"이라고 지론을 폈다.ROTC 장교이자 카바디 선수그
"초판은 풍자시를 1부에, 연애시를 2부에 배치했었어요. 이번에 개정판을 내려고 다시 읽어 보니 역시 풍자보단 연애더군요. 제겐 연애시가 더 좋았던 거죠. 그래서 연애시를 앞으로 뺐어요."17일 서울 마포구의 한 식당에서 만난 최영미 시인은 시집 '아름다움을 버리고 돌아와 나는 울었다'를 이렇게 소개했다.이번 시집은 최 시인이 2013년에 낸 '이미 뜨거운 것들'의 개정증보판이다. 새로 쓴 시와 과거 미발표작 등 10여편을 추가하고, 제목과 책의 구성도 바꿨다.최 시인은 1994년 첫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가 베스트셀러가 되
변호사를 하면서 이름이 알려진 내 나이 또래의 조직폭력의 두목급들을 여러 명 만났다. 그들의 과거 얘기를 들어보면 요즈음 중고등학교 일진 아이들과 비슷한 면이 있다. 어려서부터 싸움 선수들인 것 같았다.서방파 두목으로 전설적인 이름을 날리던 김태촌씨는 어린 소년 시절부터 싸움을 잘하기 위해 열심히 샌드백을 두드리고 깡을 키우기 위해 스스로 극기 훈련을 했다고 했다. 우리 세대도 어려서부터 주먹을 쓰는 친구도 있었고 공부를 하는 친구도 있었다. 인생의 방향이라고 할까.드라마 모래시계에 나오는 조폭 두목의 모델로 알려진 사람도 서방파의
바쁜 현대인들에게 뱃살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다. 나이가 먹을수록 쉽게 찌고 빠지지도 않는 뱃살은 보기에도 안좋지만 건강에도 치명적이다. 내장 사이사이 껴있는 복부 속 내장 지방은 각종 염증을 유발해, 암 발병 위험까지 높인다.우리가 바꿔야 할 뱃살 늘리는 최악의 습관을 알아본다.◆밥 먹으면서 스마트폰을 본다식사를 할 때 스마트폰 등으로 영상을 보면 식사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해 자신이 얼마나 먹는지 판단하지 못한다. 자연스레 섭취량도 늘어나 평소보다 많이 먹게 된다. ◆너무 빨리 먹는다급하게 밥을 먹으면 포만감을 느끼는 속도가
전 세계적으로 금연 정책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금연 법안을 추진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비흡연 세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특정 연령 이하의 출생자에게는 평생 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이 16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에서 1차 관문을 통과했다.이 법안에 따르면 2009년 1월 1일 출생자(현 15세)부터는 평생 영국에서 합법적으로 담배를 구입할 수 없다.전자담배는 판매 금지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전자담배에 일회용 흡입기와 청소년이 좋아할 만한 향이나 포장, 판매방식을 사용하는 것은 금지된다.법
대한민국은 노인인구 천만명 시대를 앞두고 있다. 은퇴 후에도 기대수명이 많이 남은 고령화 사회에서 현명한 은퇴 이후의 삶이 새로운 관심사로 주목받고 있다.은퇴 이후의 삶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책을 세워야 현명할까. 우리보다 앞선 고령화 사회를 경험하고 있는 일본의 고령자들이 은퇴생활 꿀팁에 대해 세부적으로 답변했다. 다음은 하편.◇ 일본 70~80대 75% “걷기가 최고”금전적으로나 인간관계적으로 아무리 충분한 여유가 있어도 내 몸 하나 성치 못하다면 아무것도 제대로 누릴 수 없다.은퇴 이후의 삶을 건강하게 누리고 있는 일본의 70
#'동물의 왕’ 사자와 ‘먹잇감’이 되는 얼룩말 중 누가 더 오래 살까.사자의 평균 수명은 10~15년, 표범 20년, 호랑이(시베리아-인도산) 15년 정도인데 비해, 얼룩말은 25~35년이나 된다.동물학자들은 맹수는 늙으면 먹이를 구하는 게 어려워 수명이 짧은 반면, 초식동물은 어느 때나 먹이를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장수의 큰 요인이라고 분석한다.그런데 더 큰 이유가 있다. 평소 누가 더 긴장하고 사느냐 여부다.TV 프로 ‘동물의 왕국’을 보면 얼룩말들이 사자에게 쫓기며 죽어라고 달리다가 일단 사정권에서 벗어나면 헐떡거리던
'빌런 전문 배우'로 불리는 배우 박성훈은 '눈물의 여왕', '더 글로리' 등 다양한 작품에서 악역을 맡으며 극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박성훈은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월가 애널리스트 출신 M&A 전문가 윤은성 역을 맡았다.드라마 속 악역인 그는 첫 등장부터 강렬했다. 오랜 해외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온 은성(박성훈)은 도움을 요청하는 해인(김지원)의 손을 건조하게 거절했다. 동시에 해인의 남편 현우(김수현)를 계속해서 견제한다. 현우보다 더 자연스럽게 퀸즈 그룹 가족에 어울린 은성
천구백 칠십칠년 일월의 어느 날이었다. 하얗게 눈이 덮인 가야산 원당암의 새벽하늘은 아직 어두웠다. 둔탁하고 묵직한 목탁 소리가 몇 번을 울렸다. 아침 공양을 하라는 소리였다.나는 청계천시장에서 산 얇은 싸구려 이불을 덮고 방 안에 가득 찬 냉기를 견디고 있었다. 방안이나 밖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지난 저녁 장작 세 가치를 땐 온돌방은 식어 있었다. 간신히 일어나 암자 뒤쪽에 달아맨 창고 같은 어둠침침한 방으로 갔다.베니어를 잘라 만든 길다란 사각의 상 위에 음식이 담긴 몇 개의 양재기가 놓여 있었다. 그 안에는 밀쌀을
지난 4일,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에 따르면, UN이 발표하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7년 연속 핀란드가 선정됐다. 핀란드가 이처럼 행복지수 1위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로는 청렴한 정치, 국민들의 삶을 보장하는 복지 체계, 그리고 높은 사회적 신뢰 등이 꼽힌다.그런데, 핀란드 국민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또다른 의외의 비결이 있다. 바로 ‘사우나’다. 햄버거 가게에도? 핀란드의 독특한 사우나 문화 인구가 560만 명에 불과한 핀란드의 사우나 수는 무려 320만 개로 추산된다. 집집마다 하나 씩 있는 것은 물론,
"뿌린 대로 거둔다. 노력이 곧 결과다."로런 플레시먼은 열심히만 노력하면 빨리 달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매주 체육 시간에 1천600미터를 달렸고, 그때마다 우승했다. 노력한 만큼 보상이 주어졌다. 그녀가 달리기에 빠진 이유였다.그러나 중학교 졸업을 몇 주 앞두고, 로키라는 남자아이가 처음으로 로런을 앞질렀다. 그것도 압도적인 기록 차이로 말이다. 로런의 노력이나 재능 부족 탓이 아니었다. 사춘기를 맞이하면서 남자들이 갑자기 빨라진 것이다.사춘기가 되면 여성들의 몸은 급변한다. 호르몬 작용으로 운동과 관련 없는 조직이 발달해 체중
바쁜 젊은 시절엔 매일 아침에 조깅을 했다. 그러면 활력이 솟고 자신감이 생겼다. 조깅이 나의 ‘행복 레시피’중 하나였다. 나이 들어 무릎에 이상이 생기면서 자전거로 바꿨다. 새벽 한강변을 따라 달리면 어느새 가슴이 충만해지며 행복감에 젖게 된다.허리 디스크가 찾아와 재활운동을 하고 있는 요즘은 운동을 자제하고 명상을 한다. 명상은 최근 5년간 나의 행복 레시피에 추가된 항목이다.운동, 자연에서 걷기, 책읽기, 글쓰기, 식도락, 술, 음악, TV오락프로 보기, 여행, 봉사활동(가끔) 등과 함께 명상은 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대표
갱년기는 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 기간을 의미하는데요.흔히 여성이 많이 겪는다고 알려졌지만, 사실 남성에게도 많다고 합니다.우리나라 40대 이상 남성 중 약 30%가 갱년기를 겪는 것으로 추정되죠.남성 갱년기는 어떤 것일까요?여성과 마찬가지로 남성 갱년기의 대표적인 원인은 노화인데요.노화로 인해 뇌와 고환 기능이 저하되면서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감소하면 갱년기가 찾아올 수 있습니다.또 불규칙한 수면이나 식습관 등 남성 호르몬 감소를 촉진하는 잘못된 생활 습관이 영향을 미치죠.이혼, 퇴직, 경제적 어려움
의지와 상관 없이 신체 부위에서 떨림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건강 적신호일 수 있다. 떨림 현상이 쉽게 관찰되는 부위 중 하나는 바로 눈꺼풀 주위다.눈꺼풀이 떨리는 증상의 원인으로는 흔히들 마그네슘 부족을 꼽는다. 그러나 단순 영양 부족보다 훨씬 심층적인 이유를 해결해야 떨림 현상을 치유할 수 있다.주된 원인으로는 스트레스 등 정신적 요인도 지목되며 심각할 경우 파킨슨병과 같은 질환도 의심해볼 수 있다. 눈꺼풀 떨림 현상을 종합한 구체적 내용은 다음과 같다.◇ 스트레스 등 정신적 원인 짚고 넘어가야눈꺼풀 떨림 현상은 처음에는 단순 증
길 잃은 날엔 자기안의소년 소녀로 돌아가기를아직 피지 않은 모든 것을이미 품고 있던 그날로넘어져도 다시 일어나앞을 향해 달려나가는영원한 소년 소녀가우리 안에 살아있으니그 눈물이 꽃이 되고그 눈빛이 길이 되리니박노해(1957~), 시인, 노동운동가, 사진작가우리 안에는 언제나 순수한 소년, 소녀 시절이 살아있다. 그렇기에 희망이 있다. 이 시는 과거를 증오하거나 희망을 잃어버린 모든 이들에게, 그들을 기다리고있는 앞으로의 여정에 대한 놀라움과 희망을 전한다.힘든 시절 흘렸던 눈물이 환하게 꽃으로 피어나고, 그 시절의 눈빛이 길이 될
오늘은 국회의원 선거날이다. 과연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할까?우리 지역과 나라를 대변해줄 ‘큰 사람’을 뽑고 싶은데 현실은 너무 혼탁하다. 새삼 19세기 미국 소설가 나다니엘 호손이 쓴 ‘큰 바위 얼굴’이 떠오른다.이상적인 인간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세상에는 부자, 정치인, 고관, 장군, 예술인, 문필가 등 성공하고 출세한 인물들이 많다.그러나 ‘큰 바위 얼굴’은 돈이나 명예, 권력 등 세속적인 가치가 아니라 끊임없는 자기 탐구를 통해 진실하고 겸손하게 살아가는 인간이다.나는 이 세상에 많은 ‘큰 바위 얼굴’이 존재한다고 본다. 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