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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거절을 잘 못했다. 누가 무슨 부탁을 하면 무리해서라도 그 부탁을 들어줬다. 주변의 칭찬이 늘수록 나도 지쳐갔다. 장정희 선생님은 내가 ‘관계 중심의 성격’이라 부탁을 거절하기 힘들었을 거라고 이야기 하셨다.

나와 같이 ‘관계 중심’의 사람들은 인간관계가 우선이고, 부탁 또한 인간관계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들어줘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고 한다. 결국 상대방의 일을 처리하기 위해 내 자신이 지쳐가는 것이다.

이런 성격의 사람들은 거절을 당하는 것도 두려워한다. 내가 부탁한 것을 상대방이 거절하면 내 자신을 거절한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니 그랬던 것 같다. 내가 부탁을 들어 주는 만큼 남들도 나에게 그렇게 해주길 바랐고, 만약 누군가가 내 뜻대로 대답하지 않으면 혼자 상처받곤 했었다.

상대방의 선택을 확대 해석하지 않는 습관이 중요하다. 누구에게나 선택의 자유가 있다.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은 돕고, 불가능 할 때는 거절할 수도 있다. 그것을 나에 대한 거절로 인식하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다. 부탁도 편하게, 거절도 편하게 할수록 인간관계는 담백해지고 부담없이 흘러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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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눈 후 곧바로 실천해봤다. 예전 같았으면 동생에게 일을 부탁할 때 ‘이것 좀 해줘’라고 말하고 안 된다고 하면 섭섭하거나 내가 해줬던 일들을 떠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가능하다면 도와줘’라고 말하고 있다. 언제든지 상대방도 거절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하고 물어보기 때문에 상처받을 일도, 섭섭할 일도 사라졌다. 나를 거절한다는 착각으로부터 탈출하니 더 이상 제안도, 거절도 두렵지 않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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