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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모주교의 명상칼럼

“‘멍때리기’할 바에는 ‘명상 하세요!”

마음의 평화와 지혜 얻는 방법 4

윤종모 주교  2020-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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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바쁘고 지친 현대인들의 쉼을 위하여 ‘멍때리기’가 유행이다. 많은 심리학자들이 멍때리기는 뇌의 휴식을 위해 꼭 필요한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멍때리기는 뇌를 쉬게 해서 필요할 때 열정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뇌를 준비시키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멍때리기는 텅 빈 마음으로 모닥불을 바라보는 불멍, 무심히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며 물멍, 명상음악이나 싱잉볼 소리를 듣는 소리멍 등 다양하다. 멍때리면서 스트레스를 날리고 마음챙김도 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멍때리기의 쉼과 이완은 명상의 지(止) 명상에서 이미 그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멍때리기는 사마타(Samatha) 명상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좀 더 발전된 명상에서는 고요한 마음의 공간을 형성하여 그 공간에서 사물을 바라봄으로써 깨달음에 도달하고자 한다.

웃음치유, 아로마치유, 음악치유, 춤치유, 싱잉볼치유 등과 멍때리기 치유도 깨달음의 좀 더 깊은 차원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언제든지 다시 무명(無明)의 변경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치유명상 5단계>에서 “명상은 멍때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라고 말한 바 있는데, 조선일보의 김한수 기자가 이 말을 신문에 소개해 준 바 있다.


명상에서는 멍때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호흡을 바라본다. 명상할 때는 자연스럽게 호흡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심호흡을 훈련한 사람은 명상할 때 자연스럽게 보통 때보다는 좀 더 느리고, 길고, 깊은 호흡을 하게 된다.


사람은 일상생활을 할 때 보통 1분에 15회 내지 20회 정도의 호흡을 한다. 그러나 명상할 때는 호흡을 좀 더 길고, 가늘고, 깊게 하기 때문에 보통 1분에 5, 6회 내외의 호흡을 한다.

호흡명상을 할 때 모든 명상에서 공통적인 점은 바쁘고 번잡한 마음을 내려놓고 호흡에 집중하는 것인데, 집중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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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호흡하면서 코끝을 바라본다.

숨을 길게 들이쉬면서 코끝을 바라보고, 길게 내쉬면서 다시 코끝을 바라본다. 이때 코끝을 바라보면서 ‘하나’ 하고 속으로 말해도 좋다. 생각이 딴 곳으로 흘러가면 그것을 알아차리고 다시 호흡으로 돌아온다.


2. 호흡하면서 숫자를 세어본다.

첫 번째 숨을 들이쉬면서 ‘하나’ 하고 세고, 두 번째 숨을 들이쉬면서 ‘둘’ 하고 세며, 이렇게 스물까지 세어본다. 스물까지 센 후에는 자신에게 ‘입정(入定)’ 하고 알려준다.

입정은 고요한 상태를 말한다. 입정이라는 말 대신 그냥 ‘고요’ 혹은 ‘센터링 다운(centering down)’이라고 말해도 좋다. 이후에는 고요한 마음을 유지한다.

숫자를 셀 때 거꾸로 세어 내려와도 좋다.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 스물부터 시작하여 하나까지 센 후에 입정을 자신에게 알려줘도 좋다.


3. 호흡을 하면서 코 주위의 공기의 변화되는 모습을 그려본다.

숨을 들이쉼으로 코 주위의 공기의 흐름이 변화되는 모습을 바라보고, 숨을 내쉼으로 변화되는 공기의 모습 또한 바라본다. 그렇게 계속 바라본다.


4. 호흡하면서 만트라를 외운다.

자기가 좋아하는 단어나 말을 되뇌이면서 호흡한다. 즉 ‘평화’ ‘자비’ ‘사랑’ ‘우분투’ 등 어떤 말이라도 좋다.

기독교에서 묵상할 때에 하는 예수기도도 좋다. 숨을 들이쉬면서 ‘주님’, 숨을 내쉬면서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하고 말한다. 그냥 원어로 숨을 들이쉬면서 ‘기리에(kyrie, 주님)’, 숨을 내쉬면서 ‘일레이손(eleison,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하고 말해도 좋다.


명상하면서 호흡에 집중하는 것은 번잡한 생각을 멈추고 마음을 하나로 모아서 의식의 중심에 분명하고 흐트러지지 않는 마음의 공간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러면 마음의 평화와 지혜의 눈을 얻게 된다. 이 마음의 평화와 지혜의 눈을 토대로 사물의 본질을 보고 궁극적 실재의 특성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호흡에 집중하여 수련하는 것은 단순히 쉼이나 이완만이 아니라 우리를 깨달음의 세계로 인도해 가는 수레나 배와 같은 것이다. 이 점이 멍때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명상을 수련해야 하는 이유이다.

글ㅣ 윤종모
대한성공회 관구장과 부산교구장을 지냈다. 신학생 때부터 명상에 관심이 많았다. 20여 년 전 캐나다의 한 성공회 수녀원에 머물며 명상의 참맛을 느끼고 지금까지 치유 명상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 명상 초심자와 수련자를 위한 책 '치유명상 5단계'(동연)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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