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들어 처음으로 한 의미 있는 일은 원불교가 발행하는 월간지 <원광>의 편집장인 장지해 교무와의 인터뷰였다. 무려 3시간에 걸쳐 많은 내용을 이야기했다. 종교, 영성, 명상, 그리고 정치, 경제, 사회에 이르기까지..... 그러다 행복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예수도 행복에 관한 말씀을 하셨는데, 대표적인 것은 ‘산상수훈’이다. 산상수훈은 이렇게 시작한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하늘나라는 하늘 저쪽에 있는 어떤 공간적 개념이라기보다는 하느님의 생명과 사랑, 그리고 평화가 가득한 마음의 공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보는 학자들이 더 많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어떤 사람을 말하는 것일까? 언뜻 드는 생각은 겸손한 사람, 마음이 맑은 사람, 욕심이 없는 사람 등이다. 행복의 근본적인 요소는 외부의 환경에 있다기보다는 내면의 마음에 있다고 생각하는 명상인들은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는 예수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할 것이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는 말씀은 원론적인 지혜이다. 이런 말씀은 큰 깨달음을 얻은 성인(聖人)이나 현자(賢者)들이 할 수 있는 말씀이다. 그리고 세상의 선생들은 이런 원론적인 지혜의 말씀에 구체적인 사항들을 제시하며 설명한다.
나는 선생이라고 말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사람이지만, 나름대로 상담과 명상을 꽤 오랜 기간 가르쳐 온 경험이 있어서 행복에 대한 구체적인 요소들을 제시해 본다(나의 졸저 <치유명상> 84-89쪽 참고).
1. 행복은 꿈을 가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희망을 가지고 노력하는 것이다. 꿈을 가지고 노력하는 사람은 아무리 힘들어도 힘든 줄을 모른다.
2. 행복하기 위해서는 능력을 길러 원하는 것을 성취하거나 아니면 욕구를 좀 줄여야 한다.
3. 행복은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순간 행복감은 사라진다.
4. 사람은 진실로 누군가를 사랑하고, 또 사랑을 받을 때에 행복하다. 자신이 사랑할 수 있고,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친구를 반드시 만들어라.
5. 행복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일이 없으면 불행하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상황이 아니라면 자기가 하는 일을 좋아하도록 노력해보라.
6. 가정이 불화하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 가족이 행복해야 자신도 행복할 수 있다.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배워라.
7. 형편이 어떠하든 감사하며 웃어라. 물론 행복하면 저절로 웃게 되지만, 반대로 웃으면 행복해지기도 하는 것이다.
8. 진정한 행복은 풍요라기보다는 충만이다.
9.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즐기면 행복해진다.
10. 숲속에서 바람소리, 새소리, 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자연과 교감하는 기술을 익힌 사람은 행복하다.
11.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라. 긍정적인 마음과 태도는 훈련으로 가능하다.
12. 명상을 생활화하라. 위에 언급한 모든 것들은 모두 명상 속에서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