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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칼럼니스트가 찾는 진짜 맛집은?

기사로 소개해 놓고 잘 가지 않는 이유

명지예 기자  2020-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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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칼럼니스트는 신문이나 잡지에 음식이나 식당에 관한 칼럼을 전문적으로 쓰는 사람들이다. 미식 탐험가인 이들이 추천하는 식당은 ‘맛집’으로 소문나 금세 인기를 끈다. 그런데 음식 칼럼니스트들은 실제로 자신이 추천한 곳을 잘 이용하지는 않는다. 자기만 아는  식당으로 간다고 한다.

영국의 음식 칼럼니스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마이클 부스(Michael Booth)는 음식 칼럼니스트들이 기사로 소개하는 음식점 목록을 ‘그레이 리스트(Grey List)’라고 이름 붙였다. 부스에 따르면 ‘그레이 리스트’에 포함된 음식점들은 완벽할 정도로 괜찮은 곳이다. 누구에게나 적당히 추천해도 절대 욕먹지 않고, 나중에 매우 유명해져도 아쉽지 않은 식당 목록을 말한다.

‘그레이 리스트’에 올려진 식당들은 대부분 관광 명소에 위치해있고 멋진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어 음식 값도 매우 비싸다. 그러나 정작 그 동네 사람들은 절대 가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부스는 자신의 ‘그레이 리스트’를 언급했다. 런던에서는 ‘더 리츠 런던’과 ‘디너 바이 헤스턴 블루멘털’을 기사를 통해 추천한다고 했다, 파리에서는 ‘셰 라미 장’을 추천하는데, 이 곳은 피카소, 헤밍웨이 등이 머물렀다는 유명한 거리인 레프트 뱅크에 있는 전형적인 술집이다. 

부스는 뉴욕의 ‘모모호쿠’도 언급했다. 모모호쿠 설립자 데이비드 장은 한국계 미국인이다. 이 식당은 개업하자마자 미슐랭 가이드 별 두개를 획득했다. 셰프이기도 한 데이비드 장은 미국 타임(TIME)지에서 2010년과 2012년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사람으로 선정되는 등 미국 뉴욕을 대표하는 식신(食神)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의 식당은 미식가들에게 주목받는 창의적 음식들로 정평이 나있지만 정작 뉴욕 사는 사람들은 그보다 훨씬 가격이 싼 32번가 한국 식당에서 비슷한 음식을 즐긴다.  

음식 칼럼니스트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그레이 리스트’, 즉 적당히 추천하는 맛집이 있을 수 있다. 누군가 맛집을 추천해달라고 물었을 때 자신도 잘 가지 않는 고급 음식점을 언급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정작 본인은 가격도 합리적이고 맛있는 동네 맛집을 찾아가면서도 말이다.

서울에서  맛집하면 유명한식 당들로 우래옥, 한일관 등을 들 수 있으나 나는 사실 잘 가지 않는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너무 알려져 새로운 느낌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골목길이나 변두리 초라한 집, 최근에 입소문이나 sns 등으로 알려진 곳을 선호한다. 

이 분야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음식 칼럼니스트는 말할 것도 없다. 그러니 음식 칼럼니스트의 공공연한 맛집 리스트는 무조건적으로 신뢰하지 말자. 진짜 맛집은 어쩌면 한 번도 기사로 언급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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