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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열의 우리동네 주치의

"가래 많이 나오면 도라지차 드세요"

용각산의 주성분은 도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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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지나면서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20도 가까이 나고 있습니다. 찬바람이 서늘해서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해서 외투가 필요할 정도인데 한낮에는 반팔을 입고 싶은 날씨인데요. 이렇게 일교차가 심하게 되면 호흡기 증상이 있는 분들은 하루하루가 고역일 것 같습니다. 

비염이 있는 분들은 찬바람이 코로 들어오게 되면 맑은 콧물이 주르륵 흘러 손수건을 항상 가지고 콧물을 닦느라 정신없을 듯 합니다. 또한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기침을 하게 되면 주변에서 사나운 눈총을 받는데, 환절기에 찬바람이 불거나 꽃가루가 날리게 되면 기침이 자주 나는 비염환자 분들은 일상 생활이 힘드실 듯 합니다.

여기에 가래가 잦은 분들은 목에 생기는 가래가 신경쓰여서 계속 ‘칵’ 하면서 목의 가래를 빼내기 위해 노력하시는데 소리 때문에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면서 조용히 마스크를 벗고 가래를 뱉고 다시 마스크를 끼는게 많이 불편하실거 같네요.

이번 칼럼은 호흡기 부산물인 누런 가래를 해결할 수 있는 도라지, 길경(桔梗)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인에게 사랑받은 용각산, 그 주성분은 바로 도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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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래 하면 떠오르는 약, 바로 용각산인데요. 어르신들은 대부분 가래를 없에기 위해 드셔봤을 듯 하고 젊은 청년이나 유소년들도 가래 때문에 힘들어할 때 할아버지, 할머니의 추천을 받아 한번쯤 먹어봤을 약일텐데요.

용각산이라는 약은 가래에 특화된 일반의약품으로 일제강점기부터 우리나라에서 사용된 약입니다. 후지이 도쿠사부로가 1894년 선대가 만든 기관지 약을 개량해서 현재 판매되는 분말형태의 용각산을 만들어 팔았는데 대 히트를 쳐서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에 도입되어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약입니다.

이 용각산의 처방은 가장 오래된 한약처방집인 상한론(傷寒論)에 나온 길경탕(桔梗湯)을 응용해서 만든 처방입니다. 감기 또는 비염등 만성 호흡기질환 환자 중 가래, 인통이 있을 때 감초, 길경으로 구성된 길경탕을 사용해서 가래를 삭히거나 배출하게 하고 인후두의 손상된 점막을 보호하면서 호흡기 부산물처리를 빠르게 하도록 도와주는 처방입니다. 여기에 기침이 잦으면 기관지 경련 및 과민반응이 발생하는데 기관지과민을 진정시켜 호흡기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는 행인을 넣어 기침, 가래의 특효처방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도라지가 치료하는 가래: 누렇고 찐득한 화농(化膿)형태의 가래 

용각산의 핵심은 길경(桔梗), 도라지입니다. 길경의 주 성분은 플라티코딘 D(platycodin D)인데 이 성분은 기관지에 쌓인 분비물의 배출을 촉진하여 가래를 빠르게 배출할 수 있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항염증 및 진통작용이 있어서 기침가래로 인해 발생하는 염증을 조절하고 반복된 기침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통증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특히 도라지는 묽고 맑은 가래보다는 누렇고 찐득한 가래 제거에 더 효과적입니다. 맑고 거품이 많은 가래의 경우 반하(半夏)나 남성(天南星), 세신(細辛)과 같은 약재로 치료를 하고 누렇고 찐득하여 잘 뱉어내기 힘든 가래를 한의학서적에서는 ‘탁타성취 구구토농여미죽(濁唾腥臭 久久吐膿如米粥)’이라 하여 색이 탁하고 냄새가 고약하며 오래되어 뱉어내면 쌀죽같이 끈적끈적한 농성의 양태의 가래를 길경이 치료한다고 언급합니다. 그래서 같은 가래증상이지만 사진과 같이 누렇고 찐득한 가래였을 때 용각산을 드시면 더 효과적일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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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 차 드실 때 1일 6-9g정도, 껍질 까지 않고 끓여드세요.

평소 누런가래가 자주 나오고 목에 가래가 자주 껴서 뱉어내려고 노력하시는 분들게 도라지차를 드시라고 권해드립니다. 1일 6-9g 정도(4-5 T스푼)의 용량으로 차처럼 우려서 드시도록 말씀드리는데 여기에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도라지의 유효성분이 껍질에 가장 많이 분포하기 때문에 깨끗하게 드신다고 껍질을 벗겨 드시면 오히려 효과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환자분들게 한약처방을 해드릴 때도 길경의 껍질을 벗기지 않고 겉만 깨끗하게 씻어 차처럼 우려서 드시면 좋다고 권해드립니다.

한편 도라지의 경우 되도록 오래 복용을 하지 않는 것을 권해드리는데, 도라지의 성분이 위장벽을 손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가래가 개선이 된다면 차로 드시는 것을 멈춰주시고, 평소 위궤양이나 위염이 있는 분이라면 도라지차를 드시는 대신 한의원에 오셔서 맞춤한약을 처방 받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글ㅣ 김휘열
증상의 개선만이 아니라 근본치료를 위해 공부하고 정진하는 김휘열 한의사는 하늘애한의원 대표원장으로 서울 강동구에서 진료를 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한의사회 상임이사 및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위원을 역임하고 있으며 한약을 전문으로 하는 학회인 대한동의방약학회에서 학술위원 및 상임이사를 맡고있다. 2020년부터는 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로 활동하여 온라인에서도 환자와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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