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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준의 마음 디톡스 (36)

'심신 이완' 만으로 고혈압·통증 치유 된다

하버드의대에서 시작된 ‘이완(Relaxation)'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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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버트 벤슨(Herbert Benson) 박사 / 출처 : 하버드대학교 홈페이지

 헐리우드 사막 영화의 고전 <아라비아 로렌스>가 미국에서 상영될 때다. 극장 마다 휴식 시간에 매점 앞에는 음료수를 사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왜 그랬을까. 

관객들이 스크린 위로 펼쳐지는 뜨거운 사막 모래바람 풍경에 몰입하면서 엄청난 갈증을 느꼈던 것이다. 하버드대 의대 젊은 교수였던 허버트 벤슨(1935~)은 지금은 ‘당연한’ 이 사실에 의문을 품었다. 

‘왜 인간은 있지도 않은 가상현실에 신체적 반응을 보일까?’

당시는 1960년대말. 지금은 ‘정신(마음)이 신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개념이 자명한 사실이 됐지만 50년전만 해도  ‘정신과 신체는 철저히 분리돼 있다’는 데카르트적 인간관이 서구에서 지배적이던 시절이었다. 이에 따라 의학계도 대부분의 병은 약물과 수술만으로 가능했고 스트레스나 정신적 문제는 대소롭지 않게 여기곤 했다.    

그같은 의문을 바탕으로 벤슨 교수는 인간의 생각이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에 따라 실제 현실과 관계없이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 나아가 신체나 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연구,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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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원숭이를 통해 ‘스트레스와 혈압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 스트레스가 심하면 혈압이 올라간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 정신(스트레스)이 신체에 영향을 미친다 

② 초월명상(Transcendental Meditation, TM) 수행자 36명을 대상으로 명상을 실시한 결과 신체에 놀랄만한 생리적 변화가 일어난 사실을 발견했다. 즉 심장박동수, 신진대사, 호흡 등에 있어서 현저하게 안정적이고 긍정적인 변화를 파악한 것이다. 

→ 명상 등 인위적 수련으로 혈압을 낮추거나 신체를 건강하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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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완반응(Relaxation Response)' / 출처 : 아마존

벤슨 교수는 이러한 현상을 ‘이완반응(Relaxation Response)'이라고 명명했다. 그는 이완반응은 우리 신체가 가진 선천적 능력의 하나로 저심박, 호흡수 감소, 혈압 강하, 느린 뇌파 상태, 신진대사율 감소와 같은 특징적 신체 상태에 도달케 해주며 스트레스에 의한 유해한 영향과 불쾌감을 극복하는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이완반응을 통한 평화로운 마음 상태에서는 개인의 심리적 패턴 또한 변화시켜 부정적 반추나 비관적 사고 등 근심의 근원적 고리를 끊을 수 있게 한다고 보았다. 

그는 긴장을 완화시키고 정신을 평온하게 하는 이완훈련을 하버드 의대 부속병원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도입했다. 아울러 이런 발견과 효과를 정리한 그의 저서 <이완반응>을 1975년 발간했다. 이 책은 선풍적인 호응을 얻어 이후 미국에서만 400만부 이상이 팔리고 세계 13개 언어로 번역돼 소개된 베스트셀러가 됐으며, 지금은 상식이 된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개념을 정립했다.   

그가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완반응법은 어떤 종교적 색깔도 배제한 순수한 의미의 정신훈련법으로 오직 스트레스에 대처하여 건강을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으며 임상 결과적으로 다음과 같은 효과를 보였다. 

▲두통 경감 ▲협심증 통증 완화 ▲혈압 강하 ▲불면증 극복 ▲과호흡발작 예방 ▲요통 완화 ▲항암치료효과 증진 ▲공황발작 제어 ▲콜레스트롤 수준 완화 ▲심리적 불안과 긴장으로 야기된 각종 증상 완화 ▲전체적으로 스트레스 감소시켜 내면의 평화와 정서적 균형 유지에 기여 등등.

그의 노력에 힘입어 서구에서 비과학적으로 홀대받던 동양의 명상법의 효능이 인정받기 시작했으며 ‘마음챙김’ 명상의 보편화가 이뤄졌다. 

허버트 벤슨 교수의 이완법은 다음과 같다.


1. 조용한 곳에서 편안한 자세로 눈을 감는다.

2. 의식적으로 온 몸의 긴장을 푼다. 

3. 10분~20분 정도 호흡에 집중하면서 간단한 기도문이나 “하나", “옴(ohm)" 등의 단순한 단어나, 스스로 가진 믿음 체계에 뿌리를 둔 단어나 문구, 즉 만트라(眞言)를 반복한다. 

4. 수련 중 엄습해오는 잡념에 흔들리지 않고 호흡과 만트라에 집중한다. 

* 만트라는 자신의 믿음, 신앙, 바램, 철학에 적합한 짧은 기도문, 문구, 단어가 좋다.

 


글ㅣ 함영준
22년간 신문 기자로 일했다. 스스로 신문사를 그만둔 뒤 글을 썼고 이후 청와대 비서관 등 공직 생활도 지냈다. 평소 인간의 본성, 마음, 심리학, 뇌과학, 명상 등에 관심이 많았으며 마음건강 종합 온라인매체인 마음건강 ‘길’(mindgil.com)을 2019년 창간해 대표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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