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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준의 마음 디톡스 (35)

매일 밤 스르르 잠 잘들게 된 사연

코로나 시대 불면증 극복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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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회사에 다니는 엔지니어 경력 12년차인 김경수(40)씨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지난 3월 이후 재택근무가 많아지면서 생활 습관에 변화가 찾아왔다. 

집에서 일을 하다보니까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움직이지 않고 지내니 운동 부족에 몸이 축 쳐지고 마음에 무기력감이 찾아왔다. 혼자서 원룸 오피스텔에서 살고, 업무도 문자나 이멜, 메신저 등으로 하다 보니 하루 종일 남과 대화 한번 하지 않는 때도 있었다. 

낮에 소파에서 낮잠을 자는 경우가 잦아졌으며 그런 날 밤에는 어김없이 정신이 말똥말똥해져 잠을 제대로 못자는 경우가 많아졌다.

결국 밤에 일어나서 TV를 보거나 게임을 하고, 부족한 잠은 낮에 쪽잠으로 보충하는, 그런 낮과 밤이 뒤바뀌는 생활로 이어졌다. 결국 심신의 컨디션은 더욱 나빠지고 불면증으로 발전했다.   

경수씨는 정상적 생활 습관으로 돌아오기 위해 다음과 같은 생활규칙을 정하고 실천하려고 노력했으나 허사였다.  

 - 낮잠을 피한다.    

- 자는 시간 외에는 침대에 눕지 않는다.

- 주중은 물론 주말에도 수면시간을 규칙적으로 정해 실천한다.

- 자리에 들기 약 2시간 전에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한다. 

-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저녁 늦은 시간에는 운동을 하지 않는다.

- 매일 30분 이상 바깥에 나가 산책을 하며 햇볕을 쬔다.

- 잠을 방해하는  담배, 커피, 홍차, 콜라, 술 등을 피하고 대신, 따뜻한 우유를 마신다.

- 밤에 깨더라도 시계를 보지 않는다. 

  

결국 그는 친구의 소개로 대학 선배가 하는 정신과 의원을 찾아갔다.  의사는 진찰 결과 스트레스와 긴장, 불안, 신체적 경직이 심하므로 단기간 수면제 복용과 함께 운동을 하면서 심신의 긴장을 풀어주는 이완(relaxation) 요법을 찾아 자율적으로 행하라는 처방을 다음과 같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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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면제 복용은 불가피

단순히 생활습관 변화만으로 수면을 유도하기에는 신체 기능이 나빠져 있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 수면제를 복용해야 한다. 요즘은 의존성이나 부작용이 적은 수면제들이 많이 나와 있다. 


■ 언제까지 복용해야 하나

궁극적으로는 수면제 없이 자율적으로 잠을 잘 수 있는 신체기능을 회복해야 한다. 환자의 노력이 필수적이다. 어떤 환자들은 그런 노력은 하지 않고 평생 수면제에 의존한 채 살아간다. 신체자율기능이 회복 되는대로 약은 줄이다 끊을 것이다.   


■ 부교감신경계 활성화가 관건   

   불면증의 경우 누적된 스트레스와 걱정, 불안 등에서도 찾아온다. 신체의 자율신경계는 ▲스트레스나 위급한 상황에서 활성화되는 교감신경계와 ▲상황이 끝나 안정과 휴식으로 이끄는 부교감신경계로 나뉘는데, 교감신경계의 지나친 활성화도 불면증의 한 요인이다. 긴장을 이완과 휴식 모드로 바꾸려면 부교감신경계가 활발하게 작동해야 한다.  


■ 자율적 이완(relaxation) 요법 실행

몸과 마음의 경직과 긴장이 풀려 이완, 평정, 기쁨이 찾아올 때 진정한 휴식, 수면으로 이어지게 된다. 몸과 마음을 즐겁게 하는 행위는 각자가 다른데 일반적으로 취미활동, 운동, 종교, 명상, 요가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경수씨는 잠자리에서 이완 요법으로 다음과 같은 방법을 실행했다. 그가 대학 시절 한때 명상동우회에 몸담았었던 기억을 되살려, 호흡과 전신 바라보기 훈련을 잠 잘 때 응용, 적용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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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심호흡   

일종의 워밍업이다. 침대에 누워서 심호흡을 한다. 긴장으로 인해 짧아진 호흡 대신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을 반복한다. 복식호흡이면 더욱 효과적이다. 대부분 마음과 몸이 편해지기 시작한다. 부교감신경계가 작동하는 것이다. 


② 호흡 집중하기  

문제는 잡념이다. 심호흡으로 잠시 마음이 편해지는 듯하나 온갖 부정적 생각과 감정이 다시 머리와 마음을 점령하려고 든다. 교감신경계가 다시 활동하는 것이다.  

이때 잡념을 줄이고 마음을 가라앉히려면 온 신경을 들숨과 날숨 호흡에 맞춘다. 오직 호흡에만 집중하다보면 마음은 다시 편해지고 좀 더 이완상태로 가게 된다. 효과적인 호흡 집중을 위해 숫자를 세거나 만트라(眞言:마음을 편하게 하는 단어나 간단한 문장)를 반복하는 것도 방법이다. 호흡할 때 잡념이 들면 자연스런 반응이니 비판하지 말고 다시 호흡에만 전념한다. 

③ 전신 이완하기   

천천히 주의를 온 몸으로 돌려 마치 스캔하듯 마음의 눈으로 주의력을 집중해 신체 각 부위를 하나하나씩 훑고 지나간다. 발→배→가슴→머리, 또는 역순으로 천천히 각 부위에 신경을 쓰면서 어떤 감각이 일어나는 지 살펴본다. 온전히 집중하게 되면 잡념은 사라지고 몸이 이완되고 마음은 고요하게 된다.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결국 스르르 잠이 오게 된다. 

  

병원에서 돌아온 첫날 밤 수면제 약을 들자, 바로 잠에 빠져 들었다. 수면제 효과다. 그런데 새벽녘이 되니까 잠이 깨면서 다시 온갖 잡념과 감정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이때 경수씨는 이완요법을 실시했다. 먼저 심호흡을 하고, 비몽사몽간에도 호흡에 집중하려고 애썼다. 얼마 후 다시 마음이 편해지면서 스르르 잠에 빠져들었다.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고 악화됐던 신체 자율기능이 회복되면서 점차 수면제 용량과 투여횟수를 줄일 수 있게 됐다. 더불어 잠 들 때마다 심호흡→호흡집중→전신이완 수련을 반복하곤 했다. 잘 안될 때도 있고, 잘 될 때도 있었지만 꾸준히 해나갔다. 

모든 일이 처음에는 서툴지만 차츰 익숙해지면서 효과가 나타나고 자신이 붙는 법이다. 두 달만에 수면제 복용은 끊고 온전히 이완요법을 통해 잠을 잘 수가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잠 잘 때 뿐 아니라 평시에도 힘들거나 지칠 때는 심호흡과 호흡집중 등을 하면서 심신을 다스려 나갔다. 점차 그의 일상에 안정과 평정, 휴식과 기쁨이 찾아오게 됐다.

글ㅣ 함영준
22년간 신문 기자로 일했다. 스스로 신문사를 그만둔 뒤 글을 썼고 이후 청와대 비서관 등 공직 생활도 지냈다. 평소 인간의 본성, 마음, 심리학, 뇌과학, 명상 등에 관심이 많았으며 마음건강 종합 온라인매체인 마음건강 ‘길’(mindgil.com)을 2019년 창간해 대표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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