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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준의 마음 디톡스 (33)

행복한 부부생활로 이끄는 7가지 원칙

“헬스클럽보다 훨씬 건강과 장수에 기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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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례 1
국내 굴지 자동차 회사 중간 간부인 태우(45·가명)씨는 결혼 12년이 지났지만 벌써 5년째 부부간 각방을 쓰고 지낸다. 한 식탁에서 밥도 먹지 않고, 함께 여행도 가지 않는다. 역시 맞벌이를 하고 있는 부인은 따로 시간을 내 혼자, 또는 다른 사람들과 휴가를 간다.
가사 일은 각기 분담을 해 자율적으로 한다. 예컨대 밥을 아내가 하면 설거지는 남편이 하는 식이다. 한 집안에서 살지만 사실상 별거다.
태우씨는 “워낙 서로 성격이나 생각이 달라 사실상 정상적인 결혼 생활은 포기한 지 오래"라면서 “다만 아들(11)도 있고, 주위 이목도 있어 결혼생활은 유지하지만 각자 삶을 살아가기로 묵시적으로 합의한 상태"라고 했다.
# 사례 2
결혼 생활 35년차인 박성철(65·무직)씨 부부. 직장 생활을 하다 은퇴한 지 5년. 자식 둘은 다 결혼해 분가했다. 부부 두 식구만 살아 호젓하고 단란할 수 있다고 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함께 TV도 보지 않는다. 남편이 거실에 있으며 아내는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 식사도 함께 하지 않는다. 아내가 밥과 반찬, 국을 해 놓아 냉장고에 넣어두면 남편은 꺼내서 알아서 먹는다.
부부는 황혼 이혼도 생각한다. 그러나 달랑 소형 아파트 한 채가 전 재산인 상황에서 경제력을 고려할 때 선뜻 실천하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이런 식의 삶은 정말 아니올시다이다. 집이 몸과 마음을 쉬고 에너지를 충전하는 곳이 아니라 감옥같이 느껴진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까.
세계적인 부부 문제 전문가 존 가트맨 미 워싱턴대 심리학과 석좌교수는 지난 40년간 부부 3천 쌍의 상호작용을 비디오로 찍어 상세히 분석한 결과 이혼으로 가는 부부에게 공통적인 대화패턴 4가지가 있음을 발견했다. 바로 ① 비난, ② 방어, ③ 경멸, ④ 담쌓기였다. 이 4단계의 대화형태가 순환되기 시작하면 마침내 이혼을 하게 된다고 했다.
사례로 든 위의 두 부부는 위 4단계에서 네 번째 ‘담쌓기’에 이미 깊숙이 발을 담군 상태다. 가트맨 교수의 예측이라면 십중 팔구 이혼으로 갈 확률이 높은 것이다. 이미 사실 이혼 상태지만 다만 경제적 고려 등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그저 함께 사는 시늉을 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들이 다시 원만한 상황으로 돌아가려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가트맨 교수는 “사랑 이전에 관심"이라고 했다. 배우자에 대한 작은 관심에서 출발해 사소한 대화, 행동, give & take 등이 이뤄진다면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런 상태에서 아래 ‘행복한 부부 생활로 이끄는 7가지 원칙’을 실천해나갈 것을 권유한다.

가트맨 교수는 “서로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생활로 간다면 감기 등 면역력 약화에 따른 질병, 우울증 등 마음의 병에 걸릴 확률이 현저히 낮아져서 결국 헬스클럽 다니는 것보다 훨씬 건강과 장수에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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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러브 맵(Love Map)'을 간직하라
지금까지 남편(or 아내)의 인생과 관련된 정보를 머릿속에 정리-입력해두라. 또 상대방에게  변화가 일어나면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하라. 그러면 레스토랑에서 샐러드를 먹을 때 아내는 남편이 좋아하는 드레싱을 주문할 수 있고, 남편은 아내의 직장 상사 성격을 알게 된다. 
서로 상대방을 충분히 안다는 것은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과 동일하다.
 
2) 존중심을 가져라
함께 살다보면 연애 시절 같은 로맨틱한 감정이나 뜨거운 열정보다는,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우정(友情)같은 감정이 나오기 마련이다. 상대방의 긍정적인 면을 생각하고 일상생활의 사소한 면에서도 칭찬과 감사의 뜻을 표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3) ‘애정 예금’에 들라
상대방의 마음에 관심을 두고 이를 어루만질 때마다 ‘애정 예금’을 적립하게 된다. 은행에 저축을 하듯 애정을 저축하게 되고 이 애정 예금은 부부가 서로 갈등-대립할 때 강력한 쿠션 역할을 한다. 
4) 비판의 소리를 두려워마라
비록 상대방으로부터 부정적 감정을 듣는 것이 스트레스가 쌓이는 일이지만 성공적 부부관계는 ‘그대가 고통 속에 있을 때 세상은 멈추고 나는 듣는다’는 태도 속에 이뤄짐을 기억하라. 상대방의 분노, 슬픔, 실망, 두려움이 다른 대상이 아닌 내게 향해 있을 때 바로 ‘서로가 더 잘 사랑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중요한 정보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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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부부싸움 하더라도 평정심을 가지려고 노력하라
살다 보면 다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마음을 다스려도 부부 싸움이 끝난 다음에 후회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노력하라. 적어도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면 극단의 결과는 막을 수 있다.
먼저 과격하지 않은 부드러운 말도 대화하기, 둘째 적절하게 ‘회복 시도’를 하기, 셋째 부부싸움이 격렬해질 때 자기 내면 상태를 냉철하게 판단하여 분노하지 않도록 노력하기, 넷째 타협하는 것 배우기, 다섯째 배우자의 결점에 관대해지려고 노력하기.
6) 교착상태를 ‘함께’ 극복하라
다투다보면 서로 소원해지고 마음의 담을 쌓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교착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이런 소원해짐이 서로간 상대방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나름의 ‘꿈’ 때문이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즉 희망이나 포부, 상대방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어 하는 소망 등이며, 이런 자신의 정체성을 부부 상호간 존중해나갈 때 교착상태서 벗어날 수 있다.
7) 공유할 수 있는 인생 의미를 발견하라
출근할 때 상대방에게 그날의 일정을 간단히 알려준다거나, 집에 돌아와 서로 포옹을 하고 5초간 입맞춤을 한다거나, 저녁 먹고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다거나, 수시로 진심이 담긴 존중과 감사의 말을 건넨다거나, 수시로 키스, 포옹, 스킨십 등 애정을 표현하고, 1주에 한 시간 정도는 한주의 부부관계나 가정사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거나 등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한 매일의 사소한 노력이 헬스클럽에 다니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건강과 장수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참고> ‘사랑의 과학’( 존 가트맨 저)

 

글ㅣ 함영준
22년간 신문 기자로 일했다. 스스로 신문사를 그만둔 뒤 글을 썼고 이후 청와대 비서관 등 공직 생활도 지냈다. 평소 인간의 본성, 마음, 심리학, 뇌과학, 명상 등에 관심이 많았으며 마음건강 종합 온라인매체인 마음건강 ‘길’(mindgil.com)을 2019년 창간해 대표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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