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닷컴

함영준의 마음 디톡스 (22)

당신은 스트레스 받으면 ‘벌컥형’인가 ‘회피형’인가?

슬기롭게 스트레스 대응하는 7가지 습관

shutterstock_1673422228.jpg

스트레스를 받으면 당신은 어떤 식으로 반응하는가?

정면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이도 있고, 참고 모른 척 하는 이도 있으며, 다른 일로 몰두함으로써 잊으려고 하는 이도 있다. 이도저도 아니고 스트레스에 스트레스를 쌓아가는 타입도 있다. 


◇ 벌컥형

직장생활을 하다 명예퇴직하고 현재 자영업을 하고 있는 민철씨(56)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잘 참지 못한다. 작은 일에도 발끈 하며, 당장 해결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다. 그러다보니 주위사람들과 관계도 원만치 못하며 본인 스스로도 자기 성격이 좀 지나치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나 고치기 어렵다.    

이런 타입을 ‘과잉각성(hyper-arousal)’형이라고 부른다. 사소한 일에도 마치 큰 일이 난양  과하게 행동한다. 근육은 늘 긴장하고 공포, 불안, 격노 등의 강력한 정서가 유발된다. 신경계에선 스트레스 호르몬을  과잉 배출한다. 교감신경계의 가속기 페달을 계속 밟으니 심신은 쉴 틈이 없다.

이런 상황이 계속 되면 ‘만성적 각성’ 에 빠지게 된다. 문명화된 현대사회에서 살지만 심리적으로는 위험한 정글에서 사는 것이다. 평온·안정·휴식·행복이 찾아오기가 쉽지 않다.  


◇ 억압형

회사생활 6년차인 은서씨(31)는 그 반대의 경우다. 스트레스가 찾아오면 이를 억누른다. “난 괜찮아", “아무 문제없어"라며 감정을 숨기고 가장한다. 감정의 방어벽을 치고 내재화 시킨다. 심리적 압축밸브를 꽁꽁 막아놓는 것이다.  

주변에서 그는 “착한 사람", “사람 좋은 사람"이란 평을 듣는다. 직장에서도 불만 없이 일 잘하는 ‘예스맨’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는 늘 이유 없는 분노, 적개심, 불편함이 자리 잡고 있다. 어쩌다  엉뚱할 때 터져 나와 난감할 때도 있다. 

인간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신경생리학적으로 ‘투쟁·도피 반응(fight or flight response)’을 보이는 것이 정상이다. 이 경우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돼 ‘전투 모드’로 들어간다. 스트레스 상황이 끝나면  부교감신경계가 나서서 ‘평화 모드’로 바뀌어 쉬게 된다. 

그러나 은서씨처럼 스트레스를 억누르다 보면 신경계 역시 이를 위협으로 느끼지도 않고, 인식조차 못하게 돼 결과적으로 효과적 대응(이완-휴식)이 나오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도대체 내가 무엇을 하는지, 무슨 기분인지도 모른다. 당연히 자율신경계도 헷갈린다. 

shutterstock_1700495230.jpg

◇ 회피형

대기업 영업팀장인 기석씨(45)는 회사에서 알아주는 일꾼이다. 일을 붙잡으면 끝장을 보는  스타일이라 휴일에도 자주 직장에 나가곤 한다. 거의 ‘일중독자(workaholic)’ 수준이다. 그는 또한 술, 담배, 커피 매니어다. 본인 자신도 스트레스를 이런 식으로 해결한다고 했다.

“골치 아픈 일 당하면 그걸 붙잡고 씨름 하느니 일에 몰두하거나 친구들 만나 술 마시면서 풉니다." 

이런 타입은 일견 정상적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듯 보이나 실제로는 불건강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회피’하는 대표적 예다. 지나치게 취미생활에 빠지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런 사람들 중에는 과도한 식탐(食貪), 유흥, 도박 등에 빠지거나, 진통제·수면제·신경안정제 등 약물 남용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식으로 스트레스를 회피하는 태도는 즉각적 만족이나 증상 완화를 느낄지는 모르지만 불편함 뒤에 있는 보다 근원적인 문제를 회피하고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 자포자기형

앞서 기술한 ▲과잉각성 ▲감정의 억압 ▲회피 상황이 계속 진행돼 만성화될 경우 맞이하는 국면이다. 장기적 스트레스가 방치되고 누적돼 마침내 심리나 건강이 무너져 내리는 상태다. 

예컨대 과잉각성은 결국 자신과 타인, 주변 환경에 대해 매사 부정적(투쟁적) 태도를 고착화시켜 스스로 불행을 자초한다. 반면 감정의 억누름이나 회피는 어느새 자신을 ‘학습화된 무력감’속에 살게 만든다. 무엇을 해도 자신이 없고 기쁨이 없다. “난 할 수 없어", “구제불능이야", “형편없어"란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만성적 우울, 심리적 자원의 고갈 속에서 신체 호르몬계는 오작동하고 에너지는 소진돼 당뇨, 심혈관질환, 뇌졸중, 암 등을 거쳐 자살, 돌연사 등 극단적 상태로 치닫게 된다.   

shutterstock_750083887.jpg

◇ 해결책은?

스트레스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사람은 위의 4가지 대처 유형의 어느 한 가지가 아니라 지금 처해진 상황과 자신의 타고난 성격에 맞춰 4가지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사람이다.  

‘벌컥형’타입은 적당한 수준에서 참을 수 있는 능력을 계발해야 하며, ‘억압형’은 자신의 감정 상태를 스스로 알고 적절하게 배출할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회피형’은 때로 스트레스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해결해야하는 태도를 겸비해야 되며, ‘자포자기형’은 휴식을 취하고 자기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의사 등 전문가의 도움도 필요하다. 

지금 구미 각국에서 지친 현대인을 위한 ‘마음챙김(mindfulness) 명상’도 하나의 대안이다. 과거의 습관적·자동적·무의식적인 스트레스 '반응(reaction)' 대신 지혜로운 ‘대응(response)’을 하게끔 해준다. 이는 의식적인 생각이나 의지만으로는 안된다. 

마음챙김 명상은 호흡·보디스캔·요가·정좌 명상 등을 통해 ▲‘지금-여기(now & here)'에 주의력 집중→주의력 이탈시 알아차림→주의력 복귀의 과정을 반복 수련하면서 이를 통해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주의력(attention)과 알아차림(awareness)의 감각과 마음근육을 발전시켜 궁극적으로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지혜와 능력을 가져다준다. 즉 스트레스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심리적·생리적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마음챙김 수련 7원칙 실천하기

- 판단하지 말라(Non-judging)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평소 습관적으로 판단·평가·분석·비교하는 버릇에서 벗어나라.    

- 인내심을 가져라(Patience)
마음은 늘 흔들리고 방황한다. 이때 인내심이 필요하다. 

- 초심을 견지하라(Beginner's mind)
연륜이 쌓일수록 자기 판단과 경험에 집착한다. 그러나 상황은 늘 새롭게 변한다. 열린 마음으로 보라.  

- 믿음을 가져라(Trust)
늘 내면을 관찰하면 나를 알 수 있다. 때로 실수하더라도 내 직관, 판단, 느낌을 존중하라. 

- 너무 애쓰지 말라(Non-striving)
어떤 결과를 얻으려고 허둥거리지 말고 지금 여기를 관찰할 뿐이다.  

- 수용하라 (Acceptance)
사고는 이미 났고 열차는 출발했다. 만사를 있는 그대로 보고 받아들인다,  

- 내려놓아라 (Letting go)
평소 집착하지 않고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마음의 태도를 길러라.

 

        ※ 관련 기사 및 유튜브 영상 (클릭해보세요)     

요즘 아침 신문 볼 때마다 심호흡을 하는 이유

■ 스티브 잡스, 파란만장한 삶을 극복한 저력은?  

■ 언제 어디서나 3분 잠깐 명상

■ 초보자를 위한 5분 명상   

글ㅣ 함영준
22년간 신문 기자로 일했다. 스스로 신문사를 그만둔 뒤 글을 썼고 이후 청와대 비서관 등 공직 생활도 지냈다. 평소 인간의 본성, 마음, 심리학, 뇌과학, 명상 등에 관심이 많았으며 마음건강 종합 온라인매체인 마음건강 ‘길’(mindgil.com)을 2019년 창간해 대표로 있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무단 전재 및 배포 금지
더보기